2014.09.02 (화요일)

한반도 / 정치·외교·안보

[인터뷰] 리스 전 국무부 정책실장 "박근혜, 단호한 대북정책 펼것"

미첼 리스 워싱턴대 총장. (워싱턴대 제공)
미첼 리스 워싱턴대 총장. (워싱턴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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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원
박근혜 후보가 한국의 18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한국의 향후 대북정책과 대미관계가 어떤 방향으로 나갈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저희 VOA는 미 국무부에서 한반도 정책을 다루던 전직 관리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 마련했습니다. 오늘은 첫번째 순서로 미첼 리스 전 국무부 정책기획실장의 분석과 전망 들어보겠습니다. 리스 전 실장은 현재 워싱턴대 총장을 맡고 있습니다. 백성원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가 한국 대통령 선거에 영향을 끼쳤다고 보십니까?

[녹취: 리스 총장] “I think if it did have an impact, it probably helped Madame Park by…”

리스 총장) 그렇다고 단정하긴 힘들지만, 만약 영향을 끼쳤다면 박근혜 후보의 당선에 이득이 됐을 겁니다. 북한이 한국과 이웃 나라들을 계속 위협하는 걸 상기시키는 효과를 낸 거죠. 유권자들은 박 후보가 내세우는 대북 관여 정책에서 단호함 또한 읽었다고 봅니다. 북한과 대화는 하지만 무조건적인 유화책은 현명한 접근법이 아니라는 태도 말입니다. 

기자) 박 당선인이 대통령 취임 후에도 그런 접근법을 계속 유지할 걸로 보시는지요?

[녹취: 리스 총장] “Well, I think first of all she is going to have to take some time to…”

리스 전 총장) 우선은 시간이 좀 필요합니다. 정책 추진에 속도를 내려면 적합한 인물을 선발해야 합니다.  박 당선인이 공약으로 내건 것 처럼 북한이 선의를 보인다면 대화에 나설 의지가 있어 보입니다. 이 과정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동맹국들과의 의견 조율입니다.  박 당선인이 문재인 후보가 당선됐을 경우보다 미-한 관계를 훨씬 더 매끄럽게 이어갈 것이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기자) 그렇다고 박근혜 당선인의 대북 정책이 현 정부의 강경 기조를 그대로 따르진 않을 것이다, 그런 전망이 많거든요.

[녹취: 리스 총장] “I really caution drawing that conclusion with Madame Park…”

리스 전 총장) 전 그런 결론을 내리는 데 좀 조심스러운 입장입니다. 확실한 건 박 당선인이 김대중, 노무현식 대북정책으로 돌아가진 않을 거라는 점입니다.  두 전임 정부 모두 북한에 접근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지 않았습니까? 기꺼이 대화한다, 그런 정도가 아니었던 거죠. 특히 재정적으로 북한을 지원했구요. 그게 다 북한의 행동을 바꾸기 위해서라고 했습니다. 박근혜 당선인은 그런 방식이 북한의 협조를 이끌어내지도 못했고, 오히려 북한의 도발로 이어졌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북한에 대한 ‘강경 기조’라는 표현은 맞지 않습니다. 대신 ‘단호한 대북 관여’가 더 적절한 말입니다. 그리고 이런 접근법은 미국과 한국의 관계에도 훨씬 도움이 됩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대북 접근법도 바로 이런 방식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기자) 그럼 박 당선인 취임 이후에도 대북 지원이나 투자가 이뤄지는데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시는 거군요.

[녹취: 리스 총장] “We’ve just had a country that has tested an intercontinental ballistic missile …”

리스 총장) 우린 모두 북한이 막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을 한 걸 지켜봤습니다. 핵실험은 이미 감행했구요. 게다가 천안함 폭침에 연평도 공격까지 모두 최근 수년간 벌여졌던 일들입니다. 북한이 행동을 완전히 바꾸면 또 몰라도, 이런 상황에서 한국민들이 북한에 마냥 관용을 베푸는 데 찬성하지 않을 겁니다. 물론 인도적 대북지원은 별개의 문제입니다만, 과거와 같은 형태의 재정지원이 되풀이 되긴 어려울 겁니다.

기자) 그래서 박 당선인이 북한의 비핵화 진전을 신뢰회복의 중요한 전제조건으로 내걸었는데요. 현실성이 있을까요?

[녹취: 리스 총장] “I’m very skeptical. Again I don’t think that North Korea has any interest in going down this path…”

리스 총장) 북한이 그런 길을 갈 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미 탄도미사일과 핵무기 보유 의지를 밝힌 바 있기도 하구요. 하지만 그런 상황이라 할지라도 북한과 이 문제에 대한 대화를 계속 하는 게 유용한 선택입니다. 북한이 취할 행동이 회의적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가능성은 열어둬야 한다는 뜻입니다. 북한이 방향을 바꿀 것인가, 계속 시험해야 합니다.

기자) 장거리 로켓을 발사한 북한이 추가 핵실험 같은 도발에 나설 가능성은 여전한 거 아니겠습니까?

[녹취: 리스 총장] “It certainly a possibility. They are going to need to do some work to miniaturize a warhead to put on top of an ICBM…”

리스 총장)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봅니다. 대륙간탄도미사일에 핵탄두를 탑재하기 위해선 탄두를 소형화해야 하는 과제가 남으니까요. 북한이 이 문제를 단독으로 해결해야 하는 건 아닙니다. 이란 등과 협조하면서 정보를 공유할 수 있습니다. 어찌됐든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과 핵을 결합시키는 무기체계를 완성시키기 위해 또다시 핵실험에 나설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하겠습니다.

기자) 그래서 그런지 최근 국무부가 북한의 추가 핵실험을 막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거든요. 북한이 그런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히기도 전에 미국 정부가 그런 얘길 한다는 게 오히려 북한에 협상 수단을 던져주는 역효과를 내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녹취: 리스 총장] “I think that they wanted to warn the North Koreans but it’s a pretty toothless warning…”

리스 총장) 북한에 대한 국무부의 경고이긴 합니다만, 전혀 실효성이 없는 경고죠. 얻을 게 거의 없습니다. 여기서 한가지 눈여겨 봐야 할 대목이 있습니다. 미국 당국자들이 지난 8월 북한을 극비리에 방문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 않습니까? 하지만 북한에 어떤 요구를 했고 이어 어떤 대답을 들었는지에 대해선 여전히 함구하고있습니다.

기자) 미국과 북한이 모종의 합의를 했을 수도 있다, 그런 지적이신가요?

[녹취: 리스 총장] “I mean I don’t know, you know, again what was said, why did they go, why did they go at that time, what was promised…”

리스 총장) 그건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미국과 북한이 지난 8월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미 관리가 북한엔 왜 갔는지, 특히 그 시점에 간 이유는 뭔지, 어떤 약속을 했는지, 혹시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로 로켓 발사를 미뤄달라고 했는지, 만약 그랬다면 혹시 그 대가로 보상을 약속했는지, 이런 애기들이 오갔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추측과 질문들에 대한 답이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저를 비롯한 많은 이들이 바로 8월에 이뤄진 미 당국자의 방북에 궁금증을 갖고 있습니다.

기자) 실제로 북한의 이번 로켓 발사 이후 미 국무부의 반응이 지난 4월 북한이 로켓을 발사했을 때에 비해 다소 덜 단호한 게 아닌가, 그런 지적이 있습니다. 대북 제재에 대한 경고도 좀 미온적으로 들리구요.

[녹취: 리스 총장] “It could be because right now that there is a sort of interim policy after the election before the inauguration…”

리스 총장)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습니다. 재집권에 성공한 오바마 정부가 취임 전에 대북 정책을 조정하는 과정에 있을 수 도 있고, 곧 정책 담당자들이 교체되는 과도기를 맞게 되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혹은 과도한 반응으로 북한을 오히려 이롭게 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한 이유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미 정부 고위 당국자들 얘길 들어보면, 지금 중요한 건 이겁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실험이 과거 행태의 반복이냐, 아니면 점진적인  기술 개선의 과정이냐, 이걸 봐야 한다는 겁니다. 전 후자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바로 향후 몇 달간 미 정부 관리들의 북한에 대한 발언 중 귀기울여야 할 부분입니다.

기자) 끝으로 박근혜 대통령 시대의  미국과 한국 간 관계는 어떻게 전망하시나요?

[녹취: 리스 총장] “It augurs positively for the future, again because I think that two administrations are closer to each other in terms of…”

리스 총장) 긍정적 조짐이 많습니다. 두 나라 관계는 문재인 후보가 당선됐을 경우보다 훨씬 가깝게 유지될 겁니다. 하지만 미국의 핵심 외교,안보 요직에 누가 앉는지를 먼저 지켜봐야 합니다. 관련 인사들이 아시아, 그 중에서도 한국을 비롯한 동북아시아 지역에 대한 전문성이 있는지 중요하거든요. 따라서 오바마 행정부 2기에 이 지역 사안들이 얼마나 우선순위를 갖느냐, 그건 좀 더 지켜봐야 할 문제입니다.

지금까지 미첼 리스 전 국무부 정책기획실장으로부터 한국 박근혜 차기 정부의 대북정책과 대미관계 방향에 대한 분석 들어봤습니다. VOA 방송의 전 국무부 관리 인터뷰 시리즈, 내일은 데이비드 스트로브 전 국무부 한국과장과의 인터뷰 보내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