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0.31 (금요일)

한반도 / 사회·재난·인권

"북한 지하교인들도 성탄 기쁨 누리길"

지난 21일 북한 평양의 만수대 언덕.
지난 21일 북한 평양의 만수대 언덕.
김영권
아기 예수의 탄생일인 25일 성탄절을 맞아 전세계에서 기념 예배와 행사들이 풍성하게 열렸습니다. 하지만 북한에서는 성탄절을 공개적으로 지낼 수 없는 실정입니다. 한국의 탈북자 출신 목사들은 ‘북한 주민들이 자유롭게 성탄절을 기념하는 날이 오길 소망한다’고 말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녹취: 성탄 예배 소리] “Rejoice rejoice Emmanuel…” 

사랑과 평화로 이 땅에 온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는 예배와 찬송 소리가 세계 곳곳에 울려 퍼집니다.

[녹취:교황 베네딕토 16세] “

로마 가톨릭의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성탄을 맞아 예수의 사랑을 기억하며 가난한 이웃을 더욱 돌보자고 호소합니다.

[녹취: 크리스마스 캐롤] “

방송에는 성탄을 기념하는 노래가 흘러나오고 어린이들은 부모에게서 성탄 선물을 받고 기뻐합니다.

하지만 북한에서 이런 성탄절 풍경을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인권 단체들과 탈북자들은 말합니다.

워싱턴의 민간연구단체인 허드슨연구소의 멜라니 커크패트릭 선임연구원은 24일 미 유력신문인 ‘월스트리트 저널’  기고문에서 북한 지하교인들의 실상을 소개했습니다.

북한에서는 김일성과 김정일, 김정은 3부자를 찬양하는 것만 허용될 뿐 모든 종교 행위는 금지돼 있다는 겁니다.

커크패트릭 연구원은 미 국제종교자유위원회 보고서를 인용해 2009년에 북한 지하교인 이현옥 씨가 공개처형을 당했고 2010년에는 지하교인 23 명이 체포되는 등 기독교 박해가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국에 살고 있는 탈북자 출신 주요한 목사는 25일 ‘VOA’ 에 성탄절을 맞아 기쁘지만 북한의 지하교인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주요한 목사] “어떤 나라라도 성탄절에는 이렇게 축제로 보내지 않습니까? 북한에서 그럴 수 없는 부분이 안타깝죠. 북한에 있는 지하교인들도 그 부분을 알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 분들이 성탄절이면 아마 빨리 북한이 회복되고 마음껏 예배하고 성탄의 기쁨을 함께 나눌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길 누구보다 간절히 소망하지 않을까요?”

국제기독교선교단체 ‘오픈 도어즈’는 북한에 지하교인이 20만에서 40만 명이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하교인들은 비밀리에 활동하기 때문에 많은 북한 주민들은 지하 교인들의 실체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고 이 단체는 지적했습니다.

북한의 지하교인들은 1990년대 중반까지 김일성의 숙청에서 살아난 60년 전의 기독교인 후손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탈북자 출신 강철호 목사는 고난의 행군 이후 중국에서 복음을 접한 탈북자들이 북한으로 돌아가 신앙 생활을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강철호 목사] “(중국으로) 탈북해서 나오시는 분들이나 친척 방문으로 나오시는 분들, 선교사님들을 만나면서 그 분들이 전도해서 믿고 난 뒤 그들이 북한에서 지금 지하교회를 확장하고 있는거죠.”

멜라니 커크패트릭 연구원은 기고문에서 한 미국인 선교 관계자는 북한에 지하교인 176 명과 연결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에 지하교인들이 서서히 늘면서 북한 당국의 탄압도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기독교 선교단체 ‘오픈도어즈’는 지난 6일 특별 성명을 내고 북한 국가안전보위부가 지하교인들과 이들을 중국에서 돕는 선교사들에 대한 단속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일부 지하교인들이 체포돼 가혹한 고문을 받았으며, 실종되는 경우도 늘고 있다는 겁니다.

이 단체는 15만에서 20만 명으로 추산되는 북한의 정치범수용소 수감자 가운데 기독교인이 5만 명에서 7만 명으로 추산된다고 밝혔습니다. 

허드슨연구소의 커크패트릭 연구원은 최근 김정은이 “불순 적대분자를 모조리 색출해 무자비하게 짓뭉개버리라”고 지시한 것은 기독교인들을 겨냥한 게 틀림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강철호 목사는 북한 당국이 기독교 신앙을 국가반역죄로 간주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강철호 목사] “그냥 예수믿는 사람으로 보는 게 아니고 외부하고 연결이 있는 조직이 있어 조직과 연결된 끈이 있는 사람으로 보고 있어요. 그래서 국가전복죄로 보고 있어요. 예수 믿는 사람은 국가반역죄로 다루는 거죠.”

실제로 북한 국가안전보위부는 지난 2008년 12월 ‘종교의 탈을 쓰고 불순 적대 분자들을 조직적으로 규합하려던 비밀 지하교회 결성 음모를 적발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었습니다.

탈북자들은  북한 정권이 기독교를 탄압하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기독교는 개인의 자유와 용서를 강조하고 인간의 우상화를 거부하기 때문에 주민 통제와 공포정치, 김부자 우상화를 기조로 하는 북한 정권이 가장 두려워할 수 밖에 없다는 겁니다.

하지만 북한 당국은 종교의 자유를 헌법으로 보장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2009년 북한에 관한 유엔인권이사회의 보편적 정례검토(UPR)에 참석한 강윤석 북한 최고인민회의 법제부장의 말입니다.

[녹취: 강윤석 부장] “공화국 헌법 68조에는 공민은 신앙의 자유를 가지며 이 원리는 종교 건물을 짓거나 종교 의식을 허용하는 것으로 보장된다고 규제하고 있습니다. 국가는 종교 건물 건설과 응용, 종교단체들의 조직과 활동에 대해서도 간섭하지 않습니다”

탈북자 목사들은 성탄절 추운 날씨에 주민들이 더 고생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주민들에게 이 말을 꼭 성탄 메시지로 전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주요한 목사] “이 기쁜 소식은 그 땅의 모든 어둠과 추위를 모두 녹아내고 자유와 소망의 날을 반드시 이룰 것을 확신합니다. 여러분 끝까지 이기고 그 날에 만나기를 소망합니다.”

[녹취: 강철호 목사] “독재는 오래가지 못합니다. 세계가 평화를 위해 부르짖고 있으니 힘을 내시기 바랍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