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8.23 (토요일)

한반도 / 정치·외교·안보

[주간기획: 3대 세습과 우상화] 2. 김씨 왕조 우상화의 뿌리

지난 4월 북한 평양에서 한국 이명박 정부를 비난하는 집회에 등장한 김일성 주석(왼쪽)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초상화.
지난 4월 북한 평양에서 한국 이명박 정부를 비난하는 집회에 등장한 김일성 주석(왼쪽)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초상화.

멀티미디어

오디오
  • [주간기획: 3대 세습과 우상화] 2. 김씨 왕조 우상화의 뿌리

전영란
저희 VOA 방송이 마련한 주간 기획  보도 '3대 세습과 우상화', 오늘은 그 두 번째 시간으로 '김씨 왕조 우상화의 뿌리' 편을 보내드립니다. 서울에서 전영란 기잡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1주기인 12월 17일을 앞둔 지난 10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백두산 대국의 위대한 영상이신 김정일대원수님은 태양으로 영생하신다> 라는 제목 아래 김 위원장의 사진을 여러 장 실었습니다. 김 위원장 1주기를 앞두고 김 위원장의 업적을 부각시키기 위한 노력이 또다시 진행되고 있는 겁니다.

노동신문뿐 아니라 북한에서 발행되는 모든 출판물을 유심히 보면 김일성 주석이나 김정일 국방위원장, 김정은 제1위원장의 이름은 활자 크기가 다른 글자보다 크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탈북자 김인숙씹니다.

"네, 이름은 항상 크게 쓰게 되거든요 어느 때나. 원래 이름은 원래 크게 쓰기는 하나 앞에 붙는 수식어는 그 시기 시기 마다 내려오는 정책의 중요성 정도나 그때당시 이슈화되는 모든 일의 중요성에 따라서 앞에 수식어 크게 할 때도 있고 이름만 크게 할 때도 있고, 그리고 논평, 사설, 내용에 따라서도 수식어 크게 할 때도 있고 작게 할 때도 있고 이름은 기본적으로 쓰는 거고"

북한이 이렇게 신문을 비롯한 모든 출판물에 지도자의 이름을 크고 진하게 쓰기 시작한 것은 대략 1970년대 전후 부터 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파악하고 있습니다. 북한전략센터 김광인 소장입니다.

"북한에서 노동신문이나 각종 출판물 활자매체를 보면 김일성 김정일의 이름을 진한 고딕체로 표시하고 있습니다. 또 그들이 말한 소위 교시나 말씀의 내용도 진한 고딕체로 표시하고 있는데요. 이것은 과거 문화대혁명 때 모택동의 이름이나 모택동이 말한 내용들을 진한 고딕체로 표시했던 것을 그대로 베낀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북한에서 일반 가정이나 이런 데 보면 김일성 초상화를 다 걸어놓고 있거든요.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면 다들 문안인사를 합니다. 이것도 문화대혁명 때 모택동이 했던 방식을 그대로 베낀 겁니다"

김광인 소장의 지적처럼 김일성 주석은 문화대혁명 시기 마오쩌둥에 대한 우상화 정책과 스탈린 개인 숭배 방식을 많이 모방하면서 우상화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마오쩌둥 우상화에선 볼 수 없었던 현상들도 김일성 우상화 과정에서 나타났다고 김승채 고려대학교 정책대학원 겸임교수는 지적합니다.

"모택동같은 경우에는 주로 대중 중심적인 정책을 많이 사용했는데요, 대중의 힘을 빌어서 자신의 힘이 위대하다는 것을 얘기를 많이 했습니다. 그러나 북한 같은 경우는 그거를 넘어서서 김일성 우상화를 하기 위해서 가계를 바꾸고 역사를 왜곡하고 또 주체사상이라고 하는 것을 만들어서 김일성 중심의 모든 정책역량을 만들어 낸 것이 다르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중국 마오쩌둥의 개인 숭배만 모방한 것이 아니라 북한은 우상화를 위해서 일제의 천황 숭배도 모방했습니다. 다시 김광인 소장입니다.

"북한에서 가끔씩 보면은 각종 학교나 공공기관에 김일성 초상화와 김정일 초상화가 있는데요. 화재가 나거나 수재가 났을 때 사람을 먼저 구하기보다는 초상화를 먼저 구하는 아주 이색적인 현상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것은 일제 시대 때 소학교에 봉안소라는 것이 있어서 천황과 천황의 부인인 황후의 초상화를 모셨어요. 그것도 화재가 나거나 수재가 났을 때 먼저 구하게 돼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처벌을 받는데요. 북한에서 현재 벌어지고 있는 현상들도 일제 때 천황제를 그대로 베낀 것입니다"

1976년 8월 14일자 노동신문을 보면 일제 치하에서 김일성 주석이 조국의 해방을 실현한 인물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주장대로 라면 항일투쟁의 선두에 섰던 김일성 주석이 자신의 우상화를 위해서 일본의 천황 숭배를 모방한 웃지 못할 사례도 있습니다. 우상화를 위해 이것저것 가리지 않았던 북한의 실상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뿐만 아니라 김 주석과 김 위원장의 사진이나 초상화를 숭배할 의무를 유일사상 체계의 10대 원칙, 3조 3항에 포함시켰습니다. 이 10대 원칙은 각각 아주 구체적인 실천 사항을 포함하고 있고 이를 어길 경우 심한 처벌을 받을 정도로 북한 사람들의 일상 생활을 지배합니다.

김일성 주석은 자신을 북한의 최고지도자로 만들어 준 옛 소련 스탈린의 방식을 모방하기도 했습니다. 모방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스탈린을 능가하는 수준의 우상화를 실시했다고 강인덕 전 통일부 장관은 얘기합니다

"김일성의 경우는 스탈린을 많이 닮았죠. 스탈린은 개인 숭배사상을 고취하지 않았습니까? 개인숭배사상을 고취했는데. 스탈린의 그 방식을 고대로 닮은 것이 김일성이지요. 그래도 스탈린은 소련 공산당에서 막스-레닌-스탈린 이렇게 이어지는 공산당의 역사가 있기 때문에 그것을 뛰어 넘지는 않았어요. 거기에서 리더십을 내가 가지고 했다, 이런 얘기였지만 김일성은 그것보다 더 뛰어 넘었지요. 우선 항일연군, 빨치산운동을 한 것이 몽땅 다 조선혁명군을 자기가 조직을 해서 조선해방군을 진격명령을 시켜서 조선이 해방됐다 이런 거짓말. 또는 북쪽의 역사, 가계 그것을 위조했죠. 그거 재밌는 게 단군이에요. 단군릉이 강동군 문흥리인가에 있는 데. 그 후손이 나다 우리다. 자기는 단군의 후손이다. 그래서 우리 조선민족을 김일성민족이다 이렇게 만들었죠. 당만 김일성의 당이 아니라 민족 자체가 조선민족=김일성민족으로. 이것이 스탈린 보다 한발자국이 아니라 두세 발자국 더 넣은 것이죠"

사회주의 독재 국가에서 지도자를 우상화한 경우는 여럿 있습니다. 투르크메니스탄의 사파르무라트 니야조프 대통령, 니콜라이 차우셰스쿠 전 루마니아 대통령, 이디 아민 전 우간다 대통령, 옛 소련의 스탈린, 중국의 마오쩌둥.. 이 사람들 모두 자신의 우상화에 열을 올렸던 지도자들입니다. 하지만 역사를 위조하거나, 절대화를 넘어 신격화에 이른
경우는 없었습니다.

우상화에 있어서는 북한이 모두의 추종을 불허하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북한이 이렇게 극단적인 우상화를 하게 된 데에는 여러 가지 배경이 있습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소 김광진 선임연구원입니다.

"첫째로는 주체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소련의 영향력, 중국의 영향력에서 해방되려고 무진 애를 썼고 그 과정에서 결국은 김일성 우상화를 극대화했고, 둘째는 김일성을 역대 공산주의 즉 지도자들 보다 더 훌륭한 지도자로 우상화하려는데 두 번째 배경이 있습니다. 그들보다도 더 위대한 사람이었다, 더 훌륭한 지도자였다, 이런 것들을 하단하니까 모든 행동, 교시, 그다음에 활동들 혁명역사, 가정적인 환경 이런 것들을 다 다시 쓰고 위조를 하고 날조했죠. 세 번째는 김정일 후계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아버지를 우상화함으로 해서 절대 권력자로 만듦으로 해서 자기의 후계 기반 구축, 후계 등극의 정당화 그것들을 확보를 한 거죠"

세계사에서 유래를 찾을 수 없는 우상화는 결국 권력 세습을 통한 북한 체제 유지의 핵심이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3대에 걸친 우상화의 내용과 특징, 다음 시간에 계속됩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전영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