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1.24 (월요일)

한반도 / 정치·외교·안보

북한 '한국 연평도 승전 주장' 비난

2010년 11월 23일 북한측 포격으로 화염에 싸인 연평도.
2010년 11월 23일 북한측 포격으로 화염에 싸인 연평도.
김환용
한국 군 당국은 2년 전 서해 연평도를 포격한 북한군의 도발에 맞서 싸운 당시 전투를 사실상의 승리로 평가했습니다. 이에 대해 북한은 참패의 수치를 가리려는 추태라고 발끈하면서 북한에 대한 적대감을 대통령 선거에 활용하려는 책동이라고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국방부는 20일 연평도 포격 도발 2주기를 맞아 ‘우리는 용감했다! 우리는 승리했다!’라는 제목으로 장병들의 정신 교육용으로 배포한 자료에서 당시 전투를 사실상의 승전으로 규정했습니다.
 
기습적인 포격 도발을 감행한 북한군이 더 큰 피해를 입고 물러났다고 평가한 겁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입니다.

[녹취: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 “우리 민간 피해가 많이 있었지만 전투적인 결과로 보면 우리가 굉장히 잘 싸웠고 북한군에만 피해를 줬다는 점을 봤을 땐 굉장히 잘 싸운 전투다. 그런 차원에서 북한이 도발했지만 결과적으로 우리가 잘 대응해서 이긴 전투다 그런 점을 말씀드리고 싶구요”
 
북한은 한국 군 당국의 이런 평가가 또 다른 도발이라고 발끈했습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1일 개인필명의 글에서 쓰디 쓴 참패의 수치를 모면하려는 추태라며 대결소동을 한층 더 강화하기 위한 도발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은 그 동안 줄곧 자신들이 연평도를 공격한 이유를 한국군이 먼저 자기측 영해에 포 사격을 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해왔습니다.
 
또 지난 8월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가 연평도 포격을 주도했던 부대에 ‘공화국 영웅’ 칭호를 수여하는 등 자신들이 승리한 전투라고 대내외에 과시하기도 했습니다.
 
한국 군 관계자는 북한이 한국 민간인들에게 무차별 공격을 했지만 한국군은 북한군만을 표적으로 효과적으로 반격했고 피해 규모도 북측이 훨씬 큰 것으로 파악했다고 반박했습니다.
 
한국 군 당국은 다만 승전을 군 내부의 평가로 선을 긋고 대외적으로는 승전이라는 표현을 공식화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승전이라는 표현이 너무 강조되다 보면 자초지종을 모르는 외부 세계에선 자칫 북한의 도발에서 비롯된 일이라는 사건의 본질을 놓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 정부는 천안함과 연평도 도발의 책임을 물어 북한을 국제형사재판소에 제소한 상태입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입니다.

[녹취: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 “승전이라고 하면, 북한이 먼저 도발했는데 도발의 죗값을 (누가 치러야할 지) 모호하게 만들게 됩니다, 서로 포격전을 했다고만 하면 누가 먼저 도발했는지 알 길이 없어지거든요”
 
노동신문은 또 한국측이 연평도 포격을 승전으로 부각시키는 이유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북한에 대한 적대감을 높여 안보 문제를 선거에 활용하려는 책동이라고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한국 정부와 군 전문가들은 이런 북한의 주장이 오히려 대통령 선거에 개입하려는 불순한 의도가 깔려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민간단체인 자주국방네트워크 신인균 대표입니다.

[녹취: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 “모레가 제2 연평해전 2주년이기 때문에 2주년을 맞아서 성격을 규정하고 평가하는 상황에서 국방부가 군의 사기를 위해서 얼마든지 할 수 있는 말이지 그게 대선용이다라고 하는 것은 그야말로 억측이죠”
 
한국 군 관계자는 6.25 전쟁 이후 전례가 없는 민간인 공격을 감행한 북한이 도발에 대비해 정신 무장을 가다듬고 있는 한국 군의 움직임을 대선과 연결시켜 비난하는 것은 뻔뻔스런 행동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