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0.26 (일요일)

한반도 / 정치·외교·안보

[인터뷰] 윈스턴 로드 전 주중 미 대사 “시진핑 대북정책 큰 변화없을 것”

2000년 4월 중국 베이징에서 윈스턴 로드 전 주중 미국 대사. (자료사진)2000년 4월 중국 베이징에서 윈스턴 로드 전 주중 미국 대사.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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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4월 중국 베이징에서 윈스턴 로드 전 주중 미국 대사. (자료사진)
2000년 4월 중국 베이징에서 윈스턴 로드 전 주중 미국 대사.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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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미정
시진핑 총서기를 중심으로 하는 중국 새지도부의 대북 정책이 현 정책의 연장선상에 있을 것이라고 윈스턴 로드 전 주중 미국 대사가 말했습니다. 로드 대사는 또 핵과 미사일 발사를 동결할 경우 미국은 북한과 협상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로드 대사는 지난 1985년부터 4년간 주중 미 대사를 역임한 중국통으로,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는 국무부 동아태차관보를 역임했습니다. 유미정 기자가 로드 전 대사를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안녕하십니까? 중국의 제 5세대 지도부가 정식 출범했습니다. 대사님께서는 10년만에 이뤄진 중국의 정권 교체 과정을 어떻게 지켜보셨습니까?

로드 대사) 저는 여러가지 면에서 미국의 선거 과정을 못마땅하게 생각하는데요, 인신 공격 광고, 엄청난 선거자금 낭비, 후보자들의 입장 양극화 등이 그 이유이죠. 하지만 그래도 중국에 비하면 미국이 훨씬 낫다는 생각입니다. 중국 국민은 공산당 치하에서 차기 지도자가 누가 될 지 아무런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합니다. 누가 어떻게, 왜 선출되는 지, 그리고 그가 어떤 정책을 펼지 알 지 못합니다. 얼굴을 드러낼 때까지 국민들은 중국 공산당 최고지도부인 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 9명이 될 지 7명이 될지도 확실히 알지 못했었습니다. 시진핑 총서기는 한동안 종적을 감춘 적이 있었는데, 그 때도 아무도 이유를 몰랐습니다. 보시라이 스캔들은 또 어떻습니까. 정치권의 부패와 증가하는 압력, 주민들의 이동 통제, 반체제인사들에 대한 탄압 등, 중국에는 진정한 자유가 없습니다. 안정적인 상황은 아닙니다.
 
기자) 대사님께서는 시진핑의 중국이 후진타오의 중국과 어떻게 다를 것으로 보십니까?

로드 대사) 시진핑이 어떤 정책을 펼지 예상하기는 상당히 어렵습니다. 중국은 집단 지도체제인데요, 한사람이 집권하는 것보다는 아마도 긍정적인 일일 것입니다. 하지만 중국에는 누가 지도자가 되더라도 합의가 이뤄져야 합니다. 그러니까 대담한 결정이 이뤄지기가 어렵다는 것이죠. 그러니까 시진핑은 물론 지도부의 다른 권력자들의 성향 역시 중요합니다.
 
기자) 그래도 과거 지도자들의 성향을 보면 어느 정도 정책 방향을 예견할 수 있지 않을까요?
 
로드 대사) 미국은 그동안 중국 지도자들의 정책을 잘 예견하지 못했습니다. 덩샤오핑이 심오한 경제 개혁과 외부 세계에 개방 정책을 펼 것이라고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죠.또 장쩌민이 강한 지도자가 아니라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그의 지도력 아래 중국 경제는 급성장했고, 미-중 관계도 개선됐습니다. 또 홍콩이 중국으로 반환되는 등 장쩌민은 당초 예상보다 훨씬 적극적인 지도자로 입증됐습니다. 진보적 정치 시스템을 선호했던 후요방의 측근으로 다른 나라의 개혁에 대해 공부했던 후진타오가 등장하자, 사람들은 정치 개혁을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집권 기간중  중국은 훨씬 더 억압적이 됐습니다.
 
기자) 그러니까 새로운 중국 지도부가 어떤 대미 정책을 추진하게 될 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이군요?
 
로드 대사) 새로운 지도자가 선출되거나 지도력을 통합하려고 할 때 강력한 외교 정책을 펼쳐지는 것이 통상입니다. 약한 지도자로 보일 수는 없기 때문이죠. 시진핑도 적어도 초기에는 일본에 대항해 국수적인 모습을 보일 수 있습니다. 대미 정책도 그럴 수 있죠. 하지만 저는 이 것이 단기적인 현상일 것으로 봅니다. 미국과 중국 모두가 서로 좋은 관계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죠. 두 나라 모두 최대한 긍정적이고 안정적인 관계를 추구하기를 바랍니다.
 
기자) 미국에서 오바마 행정부 2기가 시작되고, 중국에는 시진핑 시대가 공식 시작됐는데요, 북한이 이 같은 시기에 대화의 기회를 적극 모색 할 것으로 보십니까?
 
로드 대사) 아니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북한은 항상 이해할 수 없는 사회이니까 예측하기가 쉽지 않지만 지금까지 모든 신호를 보건대, 북한의 새 지도자 김정은은 미국, 핵 무기 협상 등에 대한 대체로 강경한 것같습니다. 또 북-중 국경 지대 탈북자들을 포함해 자국 국민들을 탄압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대화할 의사가 있다는 점을 명확히 했고 대화의 문을 열어 둘 것입니다. 하지만 북한은 유연성을 보이지 않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북한이 대화 의사는 있겠다고 하겠지만, 오바마 행정부가 요구하는 협상의 전제조건은 충족하지 않을 것입니다.

또 중국은 북한 문제 해결이 아닌 문제 그 자체가 되고 있습니다. 북한에 계속 지원을 하는 것은 물론,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약화시키고, 북한이 한국을 공격했을 때도 북한을 비난하는 것 조차 거부했죠. 이 때문에 북한 지도부는 무슨 도발을 해도 중국이 봐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진행자) 북한을 감싸는 중국의 현 대북정책은 그러면 시진핑 체제에서도 계속 될 것으로 보시나요?
 
로드 대사) 중국 정치권 내부적으로 논란이 있을 것입니다. 일부는 북한은 중국에 경제적으로, 외교적으로 부담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중국은 북한에 중국식 경제 발전을 권유했지만 평양은 이를 거부했습니다. 중국은 북한에 대해 아주 좌절감을 느끼고 있어요. 하지만 중국은 북한 사태로 인한 지역 불안정, 난민 유입 그리고 한국의 한반도 흡수 통일을 크게 우려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북한 정권을 유지시키는 것이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정책을 바꾸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진행자) 대사님은 북한의 개혁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보시나요?
 
로드 대사) 아직 판단하기에는 이르다고 봅니다. 김정은이 정책을 바꿀 수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지금까지는 아주 피상적인 모습만이 보여졌습니다. 김정은은 수도 평양을 최대한 번화하게 보이려고 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평양은 외국 방문객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전시장같은 곳입니다. 그러나 저는 북한 농촌이나 지방에서는 아직까지 어떠한 정책적 변화 조짐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행정부 2기에 6자회담 재개 전망을 상당히 밝게 보는 전문가들도 있는데요?
 
로드 대사) 저는 그 같은 의견에 동의하지 않습니다.과거 북한과 협상한 행정부들은 다소 진전을 이뤘지만 북한이 속임수를 쓰는 바람에 번번히 원점으로 돌아오곤 했습니다. 오바마 행정부는 이를 답습하지 않겠다는 확고한 의지가 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이 이전에 합의한 합의 사항을 이행하고 진정성을 보여준다면 대화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새로운 정책을 펼치지는 않을 겁니다. 다만 올바른 전제조건이 충족된다면 협상할 수는 있을 겁니다.
 
진행자) 올바른 협상의 사전 조건은 무엇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로드 대사) 북한의 핵 프로그램 폐기가 장기적 목표라는 원칙은 지켜야 겠지만, 북한이 가까운 미래에 핵을 포기할 가능성은 없습니다. 저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동결하고 대량살상무기 확산을 안한다는 전제 조건이 충족되면 미국은 북한과 협상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