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1.23 (일요일)

한반도 / 정치·외교·안보

오바마 버마 방문...미·북 관계와 대조적

지난 9월 백악관에서 버마의 민주화 운동가 아웅산 수치 여사(왼쪽)와 만난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지난 9월 백악관에서 버마의 민주화 운동가 아웅산 수치 여사(왼쪽)와 만난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김영권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다음주 미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버마를 방문합니다. 버마의 개혁과 민주화 과정을 지원하며 양국 관계를 한층 더 강화하기 위한 목적입니다. 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는 미국과 버마 관계와 달리 미-북 관계는 계속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오바마 대통령의 버마 방문 의미를 짚어봤습니다.
 
백악관은 지난 8일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오는 17일부터 20일까지 버마와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 나라들을 방문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녹취: 카니 대변인] “In Burma the president will use his historic visit…”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역사적인 버마 방문을 통해 버마의 민주화 개혁과 국가 화합을 계속 고무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버마의 옛 수도인 양곤을 방문해 테인 세인 대통령과 민주화지도자 아웅산 수치 여사를 만날 예정입니다.
 
버마 정부 역시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을 크게 반기고 있습니다. 버마 대통령실은 성명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미국인들의 지원과 격려가 테인 세인 대통령의 개혁을 강화시킬 것이라며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을 따뜻하게 환영한다고 밝혔습니다.
 
프리스실라 클렙 전 버마 주재 미국대표부 대리대사는 ‘VOA’ 에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이 양국 간 유대관계를 더욱 강화시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클렙 전 담당관] “That will further consolidate the relationship…
 
미국과 버마의 이런 관계 발전은 미-북 관계와는 매우 대조적인 모습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009년 취임 이후 적대국이나 반미국가와의 문제를 대화와 설득으로 푼다는 이른바 오바마 독트린을 강조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주기구정상회의에서 미국의 과거 실수를 인정할 용의가 있다고 말해 쿠바와 베네주엘라의 환심을 샀고, 빈곤에 허덕이는 동아시아 최악의 폐쇄국가인 북한과 버마에도 대화를 제의했습니다.
 
그러나 북한과 버마의 선택은 크게 달랐습니다.
 
북한은 2009년 4월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고 다음달에는 2차 핵실험을 강행했습니다. 또 제재 해제를 요구하며 6자회담 참석을 계속 거부했고 미-북 관계의 물꼬를 틀 수 있었던 2.29 합의도 결국 파기했습니다.
 
하지만 버마는 미국과의 대화 채널을 유지한 채 2010년 11월 20년 만에 치른 선거를 통해 새 민간정부를 출범시켰습니다. 테인 세인 대통령은 취임 후 많은 정치범들을 석방시키고 검열을 완화했으며 잇따른 개혁 조치들을 발표했습니다. 오랫동안 가택연금에 묶여있던 아웅산 수치 여사는 지난 4월 국회의원에 당선돼 나라 안팎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이에 대한 상응조치로 버마와의 외교 관계를 정상화하고 주요 제재들을 완화하거나 아예 해제했습니다.  버마 최대의 도시인 양곤에는 버마의 풍부한 자원과 값싼 노동력을 선점하려는 투자가들로 넘치고 도시는 활기를 되찾고 있습니다.
 
이런 미국과 버마의 유대 강화 배경에는 날로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도 있습니다.
 
미국의 동남아시아 전문가인 조셉 실버스타인 러커스대 교수는 ‘VOA’에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버마와 동남아 방문에는 이 지역에서 힘의 균형을 유지하려는 미국의 분명한 목표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Obama/Burma/NK ACT 3 YKK 11/14>[녹취: 실버스타인 교수] “This indicates to me that Burma and…”
 
다른 전문가들 역시 중국의 막대한 영향력을 견제하려는 미국과 과도한 중국 의존에서 탈피하려는 버마의 기대가 두 나라 관계 강화에 추동력이 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버마는 특히 경제 회생을 위해 여러 제도를 개혁할 뿐아니라 북한과의 군사관계 청산, 한국과의 관계 강화 등 매우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흘라 민 버마 국방장관은 지난 6월 기자들에게 버마는 모든 핵개발 활동을 중단했으며 북한과의 군사협력도 정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미 국무부의 글린 데이비스 대북정책 특별대표도 지난달 베이징에서 기자들에게 버마가 올바른 길로 들어섰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데이비스 대표] “They continue to take steps that the…”
 
데이비스 대표는 버마가 북한과의 군사관계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전략적 결정을 내렸으며, 시간이 걸리겠지만 궁극적으로 그런 관계를 단절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테인 세인 대통령이 한국과의 관계 개선에 매우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세인 대통령은 지난달 한국을 방문해 이명박 대통령과 대대적인 투자유치와 개발 협력에 서명했습니다. 한국 언론들은 당국자를 인용해 한국이 버마의 4대 투자국으로 올 상반기까지 29억 달러를 버마에 투자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북한 당국은 아직까지 근본적인 개혁조치나 미국과의 적극적인 관계 개선에 나서지 않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재선에 성공한 오바마 대통령이 아시아를 더욱 중시할 것이라며 북한도 버마처럼 이 기회를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