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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박씨, 가족 안위 때문에 재입북'


지난 6월 한국에서 북한으로 재입북한 탈북자 박정숙 씨가 평양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지난 6월 한국에서 북한으로 재입북한 탈북자 박정숙 씨가 평양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미국의 워싱턴 포스트 신문은 최근 북한으로 재입북한 탈북자 박정숙 씨의 사연을 자세히 소개했습니다. 북한 당국의 선전선동에 동원되고 있는 박 씨가 남한에 대한 불만 때문이 아니라 가족의 안위 때문에 돌아갔다는 것입니다. 조은정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의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는 23일 머릿면 기사에서, 탈북한 뒤 한국에서 생활하다 재입북한 66살 박정숙 씨의 사연을 자세히 조명했습니다.

워싱턴 포스트는 “북한 선전선동 주연의 어두운 뒷 이야기”라는 제목의 글에서, 박정숙 씨가 북한 정권의 입맛에 맞는 사연을 가진 주인공으로 떠올랐다고 분석했습니다.

2006년 중국을 통해 한국으로 입국한 박 씨는 올해 5월 말 재입북 했으며, 6월에는 평양에서 내외신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에서의 생활이 노예와 같았다고 주장했습니다.

박정숙 녹취] “오물장 청소라던가, 어느 식당에 가서 설거지를 한다던가, 아니면 아이와 노인들을 시중하는 그런일. 남조선 사람들은 그런 일을 하지 않습니다.”

워싱턴 포스트는 그러나, 박 씨의 지인들과 한국 당국자들을 인용해 박 씨가 북한에서 주장하는 이야기는 대부분 거짓이며, 아마도 북한 당국이 주입시킨 내용일 것이고, 북한 당국이 아들의 안위를 걱정해 돌아온 박씨를 조종하려는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박 씨의 친구와 친척, 한국 당국자들은 박 씨가 북한에 대한 애착이 없었으며, 아들을 걱정해 돌아간 것일 뿐이라고 밝혔습니다.

자신의 탈북 사실이 알려지자 평양음악무용대학 교원이었던 아들이 며느리와 함께 황해도로 추방됐다는 소식을 듣고 낙담했다는 것입니다.

워싱턴 포스트는 박 씨가 북한 당국으로부터 협박을 받았을 수 있다는 한국 당국자들의 말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박씨를 서울에서 알던 사람들은, 그가 한국에서 자유를 누리는 것에 대해 감격하며 크게 기뻐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검소하게 지내며 수 천 달러에 달하는 돈을 북한의 아들에게 보내주곤 했다고 말했습니다. 박씨의 지인들은 대부분 그의 재입북에 대해 놀랐습니다.

워싱턴 포스트는 북한이 김정은 제1위원장의 권력을 다지기 위해 국경 경비를 강화하고 있는 와중에 박 씨가 재입북 했다며, 박 씨의 이야기는 다른 국민들의 탈북을 막기 위해 북한 당국이 연출한 것이라는 전문가의 분석을 전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탈북자들을 자국민으로 인정해 정착 교육시설인 하나원 수료와 함께 바로 주민등록증을 발급하고 있습니다. 또 정착에 필요한 기본금, 가산금, 주거지원금 등 다양한 장려금을 탈북자들에게 지급하고 있습니다.

혼자 입국할 경우 정착 지원금과 주거 지원금을 합해 미화 1만9천 달러 정도를 나눠서 지급하며, 나이가 60살 이상이면 가산금 7천 달러가 더해집니다. 또 장애인의 경우 등급에 따라 3천 5백달러에서 1만5천달러가 추가로 지급됩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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