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8.27 (수요일)

한반도 / 경제

[기획보도: 북한 경제 특구] 2. 투자자 신뢰 획득이 관건

2011년 6월 8일 열린 황금평, 위화도경제지대 북중공동 개발 및 관리대상 착공식. 조선중앙통신 보도
2011년 6월 8일 열린 황금평, 위화도경제지대 북중공동 개발 및 관리대상 착공식. 조선중앙통신 보도
이연철
김정은 체제의 북한이 경제 회생을 위해 경제특구를 활성화 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습니다. 저희 VOA 방송은 두 차례에 걸쳐 북한 경제특구의 현황과 앞으로의 전망을 살펴보는 기획보도를 보내 드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두 번째 순서로 북한 경제특구의 향후 전망과 전문가들의 조언을 이연철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녹취:라선특구 홍보 동영상] The Rason Trade and Economic zone of DPRK…

북한은 지난 1991년 라선지역을 자유경제무역지대로 선포하면서, 라선특구가 동북아시아에서 가장 이상적인 투자처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기대에 훨씬 미치지 못했습니다. 북한은 47억 달러 규모의 외국인 투자를 유치한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10여 년 동안 실제로 유치한 금액은 1억4천만 달러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은 2002년에는 ‘신의주 특별행정구’ 건설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특구에는 50년간 입법, 사법, 행정 자치권까지 부여됐지만 이 계획은 곧바로 무산됐습니다.

[녹취: KBS 보도]  “양빈 신의주 특구 행정장관이 중국 공안에 전격 체포됐습니다. 신의주 특구 개발에 차질이 불가피해졌고 북한과 중국 관계도 미묘한 상황에 빠졌습니다.”

중국은 신의주 특구 행정장관으로 임명된 양빈 어우야그룹 회장을 전격 구속했고, 신의주 특구 계획은 물거품이 됐습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지금, 북한은 라선특구와 황금평 위화도 특구를 통해 다시 한 번 경제특구 건설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달에는 장성택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대규모 대표단을 이끌고 중국을 방문해 두 경제특구의 공동개발을 가속화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중국 관영 `CCTV’ 의 보도입니다.

[녹취: 중국 CCTV 보도]

북한과 중국 양국의 노력으로 두 개발 지구가 이미 현저한 성과를 거두고 실질적인 개발 단계에 진입하게 됐다는 것입니다.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의 최지영 전문연구원은 북한의 라선특구와 황금평 위화도 특구에서 중국의 자본과 기술, 북한의 원자재와 노동력이 투입돼 생산활동이 이뤄질 경우, 특구 경제가 북한 국내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러나 두 경제특구가 과거와 다른 결과를 낼 지는 아직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최 연구원은 말했습니다.

[녹취: 최지영 한국은행] “현재로서는 특구법만 발표됐고, 이번에 장성택 부위원장이 방중하면서 양국 간에 특구관리위원회 설립에 관한 협정을 체결한 정도이기 때문에 아직 특구가 어떻게 운영될 지 파악하기는 어려운데요…”
 
중국 기업들을 비롯한 대부분의 외국인 투자가들도 북한 경제특구 투자에 대해 여전히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특구 개발에 성공하기까지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워싱턴의 북한경제 전문가인 브래들리 뱁슨 전 세계은행 동아태 담당 부총재 고문은 경제특구의 기반시설을 제대로 갖추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과제의 하나라고 말했습니다.

[녹취:뱁슨 전 세계은행 고문] "Economic zones itself, the underlying issue is…"

아직도 북한 경제특구의 기반시설을 위한 자금을 누가 조달하고 관리할 지 정해지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뱁슨 전 고문은 개성공단의 경우 한국의 현대아산이 기반시설 제공과 관리를 맡았다며, 라선에서는 중국과 러시아가 도로와 철도, 항구 등에 투자하고 있지만 황금평 위화도 지구에서는 관련 움직임을 거의 볼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 있는 현대경제연구원의 홍순직 연구위원은 무엇보다 투자 기업들에 경제적 실리를 보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홍순직 현대경제연구원]  “실적적으로 투자를 하는 것은 기업이지 정부가 아니지 않습니까? 도로를 닦는 일은 중국 당국이 한다고 하지만, 실제로 투자를 하는 것은 기업이기 때문에 경제적인 실리가 보장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전문가들은 북한이 나름대로 외국인 투자와 관련한 법률이나 규정을 갖고 있지만,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다고 말합니다.

또한 북한이 아직도 정치적이나 정책적으로 변동이 심해서 위험이 큰 시장이라는 점도 해결돼야 할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중국의 원자바오 총리도 지난 달 북한의 장성택 부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중국 기업이 북한에 투자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는 북한에서 그들이 겪는 실질적 문제와 어려움을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경제특구의 성공적인 개발을 위해서는 내부의 개혁개방과 연계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탈북자 단체를 이끌고 있는 김흥광 NK 지식인연대 대표는 북한 당국이 보다 과감한 개방정책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흥광 NK지식인연대]  “소위 정치적으로 모기장식 개방이라고 하고 있는데, 의도 자체에 상당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체제는 개방 안하고 밖에도 모기장 쳐놓고 그 안에서만 뭘 하라고 하는데 그런 것을 기업인들이 좋아하겠어요?”

서울의 민간 연구기관인 IBK 경제연구소의 조봉현 연구위원은 특구 성공의 열쇠를 쥐고 있는 중국의 지원을 받기 위해서라도 북한은 개혁개방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봉현 IBK 경제연구소]  “중국이 합의를 해 놓고도 투자를 안 시키는 이유 중의 하나가 조금 조금씩 투자를 하면서 북한으로부터 개혁개방을 이끌어 내기 위한 전략이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북한이 구상하고 있는 6.28 방침이라든지 개혁개방 조치들을 내놓으면 거기에 맞춰 중국도 합의했던 내용들을 좀 더 실천하면서 속도를 내는 이런 것은 있을 것 같아요.”

서울의 민간단체인 삼성경제연구소의 동용승 경제안보팀장은 북한이 경제특구 사업에서 진전을 보려면 국제사회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동용승 삼성경제연구소] “ 단지 그 지역에만 투자를 유치하려고 해서 되는 것은 아니고 황금평이나 라선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전반적인 환경이 조성돼야 하는데, 그 환경이라는 것은 정치군사적인 환경이거든요.”

동 팀장은 투자 유치를 위해 정치군사적, 국제적인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는 점을 북한이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

북한 경제특구의 현황과 앞으로의 전망을 살펴보는 두 차례 기획보도는 이것으로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