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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내 탈북자 범죄율 급증


한국 내 탈북자들의 범죄율이 일반 한국민들의 2배에 가까운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는 경찰대학교 부설 치안정책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밝힌 내용인데요, 이같은 현상은 한국에 입국하는 탈북자 수가 최근 몇 년 새 급격히 늘어나면서 이들의 사회적응을 위한 지원체계에 허점이 있음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 VOA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경찰대학교 부설 치안정책연구소는 최근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북한 이탈주민에 대한 효율적 지원방안'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공개했습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998년부터 2007년 1월까지 전체 탈북자 8천8백85 명 가운데 10%에 해당하는 8백99 명이 각종 형사범죄를 저질렀습니다. 이 비율은 한국사회 전체 평균 범죄율인 4.3%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입니다.

범죄유형별로 보면 폭력이 6백3 건으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이어 절도 64건, 상해 58건, 문서 위.변조 46건, 사기 36건 등의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보고서는 최근 들어 마약밀매와 살인, 강간 등 강력범죄로 유형이 다양화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탈북자 범죄가 증가하고 있는 원인과 관련해 보고서는무엇보다 탈북자 증가에 따른 정착지원금 감소 등 경제적 이유를 꼽았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2년까지만 해도 탈북자 범죄는 우발적 폭력범이나 교통사범 등으로 우려할만한 수준이 아니었지만 탈북자의 한국 입국이 본격 증가하는 2002년부터 범죄가 급격하게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북한인권시민연합 이영환 조사연구팀장은탈북자 수가 크게 늘면서 정착지원금이 생계 유지가 힘든 수준까지 줄었다고 밝혔습니다.

"1천9백만원의 1인 가구 지원금 중에 약 1천3백-1천4백만원 정도가 주택, 즉 임대주택 보증금으로 들어가죠, 그러면 남는 금액이 약 6백만원 정도 되는데 그 중 3백만원을 초기정착금으로 맨 처음에 받는 돈이 되고 나머지 3백만원은 분기별로 2-3년에 걸쳐서 나눠서 주는 거죠, 그러면 실제로 집을 배정받고 처음에 정착할 때 빈집에 들어가면서 정부로부터 받는 돈이 3백만원이라는 겁니다"

3백만원이면 한국의 대기업 신입사원의 월급 수준입니다. 보고서는 실제 탈북자 5명 가운데 4명 꼴로 정상적인 한국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극빈층으로 전락했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이와 함께 한국사회의 법 지식에 대한 이해부족 또한 탈북자들을 범죄에 빠뜨리는 결과를 빚은 원인으로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해 북한인권시민연합 이영환 팀장은 북한에선심각한 범죄로 여기지 않는 행위가 한국에선 범죄로 취급되는 사회적 인식의 차이가 탈북자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누가 나에게 해코지를 했다 또는 사기를 쳤다, 그러면 탈북자들이 사기를 당하고 해코지를 당하거나 불이익을 당하면 가서 폭행을 해요, 그런데 북한에선 그게 너무나 당연한 거에요, 그러니까 변호나 재판의 문화가 없으니까 개인의 쟁송으로 서로서로 해결하게 하는 거에요, 정치적 문제가 아니라 사적인 개개인 간에 문제들은 힘으로 해결하거나 누가 원인 동기 부여를 했느냐 그걸 가지고 따져요."

보고서는 이밖에 탈북자들의 과거 범죄경력에 대한 당국의 입국 검증체계와 교화개선 체계 미비, 3국 체류 중 범죄환경에 노출되는 점, 남한사회의 온정에 대한 기대 심리 등도 범죄 유발의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윤영 연구관은 "탈북자들의 성공적인 정착을 지원하기 위해 보안경찰의 역량을 강화하고 입국 전 범죄 경력 정보를 전산자료화해 관련 기관이 공유토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인권시민연합 이영환 팀장은 탈북자들을 대상으로 한 법률교육이 수박 겉핥기식이라고 지적하고 사례 중심으로 피부에 와 닿게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저희가 볼 때 이런 것들은 시청각 교육이 돼야 할 필요가 있다고 봐요, 시청각 교육의 제일 중요한 부분은 사례 교육입니다, 북한에서 살다 오신 분들이 한국에서 살던 분들과 어떤 사고방식의 차이가 있는지 그러니까 탈북자들이 겪을 수 있는 가상의 혹은 실제 있었던 사례를 영상으로 재현해주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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