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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북 로드먼 "김정은 제1위원장 면담 희망"


26일 북한 평양 공항에 도착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는 미국 NBA 출신 데니스 로드먼.
26일 북한 평양 공항에 도착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는 미국 NBA 출신 데니스 로드먼.
북한을 방문 중인 전 미국 프로농구 선수 데니스 로드먼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만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로드먼은 평양에서 트위터를 통해 외부와 소통하고 있어 화제를 낳고 있는데요, 백성원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현역 시절 각종 기행을 일삼아 미 프로농구계의 ‘악동’으로 불리는 데니스 로드먼.

과거 북한을 방문했던 유명 인사들과 달리 현지에서 실시간으로 자신의 동정을 알리고 있습니다.

평양에 도착한 직후 트위터에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 만나고 싶다,’ `북한 주민들을 사랑한다’ 라는 글을 남겼습니다.

또 자신은 정치인이 아니며, 김정은과 북한 주민들은 농구 팬이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강남스타일’이란 노래로 세계적 스타가 된 한국 가수 ‘싸이’와 마주칠지도 모르겠다는 농담도 화제가 됐습니다. 한국과 북한을 잘 구분하지 못해 ‘싸이’를 북한 사람으로 착각한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최근 외국인들에게 휴대전화를 이용한 인터넷 접속을 허용한 가운데, 로드맨에게 인터넷 접속 편의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로드먼과 일행이 27일 평양 류경 정주영체육관에서 북한 농구선수들과 합동훈련을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의 18세 미만 농구선수들과 로드먼 등이 합동훈련에 참가해 경기 전술, 훈 방식, 기술 동작 등을 교환했다는 설명입니다.

이런 가운데 로드먼의 방북이 북한의 핵실험 이후 조성된 긴장국면을 완화하는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1970년대 미국과 중국의 이른바 ’핑퐁외교’처럼 북한이 국제사회와 교류를 넓히는데 일정 부분 기여할 수 있다는 관측이 있는가 하면, 북한 지도부의 금고를 불리고 체제선전에 이용될 뿐이라는 시각이 맞서고 있습니다.

미국 컬럼비아대학의 북한 전문가 찰스 암스트롱 교수는 27일 ‘VOA’에, 로드먼의 방북을 미국과 북한 간 추가 접촉에 매개 역할을 할 긍정적 움직임으로 평가했습니다.

암스트롱 교수는 북한이 외부세계를 더 많이 접할수록 개방 가능성도 더 커진다면서도, 단시간 내에 해빙의 물꼬를 틀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선 안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워싱턴 해군분석센터 켄 고스 국장 역시 로드먼의 방북이 가져올 긍정적 파급효과가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로드먼 일행이 북한 지도부와 만날 기회가 생긴다면 북한 내부 관찰에 유용한 귀중한 정보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반면 조지 부시 행정부 시절 국무부 정책기획실장을 지낸 미첼 리스 워싱턴대 총장은 원칙적으로 ‘문화외교’는 지지한다면서도, 독재정권을 정당화하는 데 이용될 뿐인 로드먼의 방북은 예외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포브스’ 잡지 컬럼니스트인 북한 전문가 고든 창은 로드먼 일행을 초청한 북한의 의도가 수상하다고 말했습니다.

유엔 안보리의 한층 강화된 제재에 직면한 북한 지도부가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개방의 제스처를 취하고 있을 뿐이라는 겁니다.

데이비드 스트로브 전 국무부 한국과장도 로드먼의 방북은 논평할 가치조차 없다며, 외부 인사의 일방적인 방북이 아니라 북한인들이 외부 세계를 더 많이 방문할 수 있어야 북한의 긍정적인 변화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로드먼은 미국의 묘기 농구단 ‘할렘 글로브 트로터스’ 와 함께 26일 평양에 도착했으며, 방북 기간 북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농구 캠프를 열고 북한 농구 선수들과 친선경기도 할 계획입니다.

VOA 뉴스 백성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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