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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풍경] 캔사스주 한인들, 한국전 흑인 병사 위한 자선음악회


한국전 참전 당시 부상당한 동료를 부축하는 흑인 병사들. 미 국방부 한국전 50주년 기념사업회 자료사진.
한국전 참전 당시 부상당한 동료를 부축하는 흑인 병사들. 미 국방부 한국전 50주년 기념사업회 자료사진.
매주 화요일 화제성 뉴스를 전해 드리는 ‘뉴스 투데이 풍경’입니다. 미국 캔사스 주 한인사회가 한국전쟁 정전 60주년을 맞아 참전 흑인 병사들을 위한 자선음악회를 열었습니다. 장양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1957년 미국의 흑인 여가수 마리아 앤더슨이 친선대사로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당시 한국 이화여대 강당에 퍼진 마리아 앤더슨의 흑인영가는 여고생이었던 테레사 박 씨가 흑인들의 삶에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됐습니다.

이후 수 십년이 흐른 지금, 미국 중서부 캔사스 주 캔사스 시티에 거주하는 72세 한인 여성 테레사 박 씨는 저소득층 흑인들을 돕고 있습니다. 테레사 박 씨입니다.

[녹취 : 테레사 박] “캔자스 시티 동쪽에 흑인들이 많이 살아요. 그 동네 가보니 할 일이 많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흑인들은 너무 가난하고요. 동네가 살벌하고 창문이 깨진 집이 많지만 돌보지 않습니다. 눈이 와도 안 치워줍니다. 학교를 돕는 기관에, 작은 기관에 관여를 했는데, 너무 가난해서 아이들이 아침도 못먹고 온데요. 그 만큼 (백인동네와) 차이가 납니다.”

미국 내 흑인들에 대한 테레사 박 씨의 남다른 관심은 한국전을 직접 겪은 전쟁세대로서, 한국을 위해 싸웠던 흑인 병사들에 대한 고마움 때문입니다.

[녹취 : 테레사 박] “예전엔 우리가 그랬잖아요(가난했잖아요). 우리가 도울 때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우리 역사와 흑인 역사가 비슷해요. 우리가 가지는 감정 정서가 흑인들과 비슷해요.”

한국전쟁을 흔히 잊혀진 전쟁이라고 하지만, 한국전에서 싸웠던 흑인 노병들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더욱 없을 거라며 테레사 박 씨는 안타까워 했습니다.

[녹취 : 테레사 박] “해마다 죽어가니까, 지금 그들은 얼마 안 남았습니다. 군대에서 흑인 백인 이렇게 기록을 안해서 찾을 수가 없대요. 한국전에서 죽은 미군의 10%가 흑인이라고 하는데. 그 분들을 위로하면서 그들의 자손들 손녀 손자들 교육을 시키겠다 그렇게 관련을 시켰습니다.”

테레사 박 씨는 미국에서 첼로 연주가로 30여년을 활동한 전문 음악인인데요, 지난 10일 지역 내 한인 음악가들과 함께 흑인 노병들을 기리는 자선음악회를 준비했습니다. 음악회가 열린 `세인트 테레사 리틀 플라워 성당’의 어니 데이비드 신부입니다.

[녹취 : Rev. Ernie David] “ Black soldiers who involved in the Korean War..”

데이비드 신부는 흑인 병사들에게 지금까지 어떤 단체도 고마운 마음을 전해 본 적이 없는데, 한인사회에서 주최해서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희망’을 주제로 한 이번 음악회는 한인들의 뜨거운 호응 속에 열렸는데요, 캔사스 시티 한인회는 인터넷 소셜 미디어 등을 통해 음악회의 의미와 목적을 알렸고, 지역 내 전문 한인 음악인들도 한 마음으로 참여했습니다. 캔사스 시티 연합성가단 안성호 단장입니다.

[녹취 : 안성호 단장] “40여 명의 단원들이 모두 한국전 정전 60주년을 맞아서 흑인 병사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적극 나섰습니다. “

‘희망을 위한 자선음악회- Benefit Concert for HOPE’ 는 첼로연주가 테레사 박 씨와 루마니아 바이올린 연주가 크리스천 파투, 성악가 겸 피아노 연주가 은정 크리스토퍼의 3중주와 40여 명 연합성가대의 합창으로 뜻깊게 마무리 됐습니다.

특히 이 지역 주요 텔레비전 방송의 여성 앵커가 음악회 사회를 맡아 주류사회의 관심을 끌기도 했습니다.

이번 자선음악회는 오는 24일, 흑인 밀집지역에서 한 차례 더 열릴 예정인데요, 현지 한인들은 미국에서 `흑인 역사의 달’로 기념하는 2월에 열리는 이번 음악회를 통해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흑인 병사들에게 작은 고마움이나마 전하게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VOA 뉴스 장양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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