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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대미 메시지 공세…‘2기 오바마 정부 탐색전’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자료사진)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자료사진)
북한이 바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자마자 대북정책 전환과 대화 재개를 촉구하는 메시지를 잇따라 보내고 있습니다. 미국은 물론 한국과 중국 지도부가 거의 동시에 교체되는 전환기를 맞아 탐색전을 벌이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의 보도입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2일자 논설에서 미국이 대북 적대정책을 전환하겠다는 의지를 실천으로 보여주면 언제든 기꺼이 화답할 준비가 돼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한반도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해야 한다는기존 주장을 되풀이했습니다.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인 조선신보도 지난 10일 ‘재선된 오바마가 맞이할 결단의 국면’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북한에 대한 적대 정책을 철회하라고 압박했습니다.

이와 함께 미-북 관계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정전협정을 평화 보장 체제로 전환하는 데 노력한다며 지난 2000년 클린턴 행정부와 합의한 ‘미북 공동 코뮈니케’를 새삼 강조했습니다.

한국의 국책연구기관인 국방연구원 백승주 박사는 북한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미국이 대북정책을 전환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고 있지만 사실상 대화 재개에 더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공화당 롬니 후보보다 온건한 오바마의 재선에 안도하면서 자신들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파기된 2.29 합의로 다시 돌아가려는 의도를 내비친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녹취: 백승주 국방연구원 박사] “북한이 추가적인 핵 실험, 미사일 발사를 유예하는 대신 미국과의 관계 증진 그리고 미국의 추가적인 대북 식량지원 이런 부분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압박이라기 보다는 오바마 정부에 대화를 제의하는 이런 측면이 강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이 곧바로 북한과의 대화 재개로 이어지긴 어려워 보입니다. 2.29 합의를 깬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미국측에 던진 충격이 여전히 가시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최근 워싱턴을 방문해 미국의 조야 인사들을 두루 만나고 온 한국 정부 당국자는 ‘VOA’에 미국이 아직은 북한의 말에 신경을 두지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대화가 재개되려면 북한이 먼저 행동을 보여야 한다는 입장이 확고하게 느껴졌다고 말했습니다.

김성환 한국 외교통상부 장관도 14일 한국의 뉴스 전문 유선방송인 ‘뉴스Y’에 출연해 6자 회담 참가국 지도부가 모두 바뀌는 데 따른 새로운 협의 가능성에 기대감을 표시하면서도 미-북 대화 재개를 위해선 북한의 신뢰회복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와 외교 전문가들은 차기 한국 대통령이 누가 되느냐가 미-북 대화 재개 여부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이 평화협정 체제로 전환을 앞세워 대미 공세를 펴는 것은 한국의 여론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이끌려는 의도라는 분석입니다.

민간연구기관인 세종연구소 홍현익 박사입니다.

[녹취: 홍현익 세종연구소 박사] “미국 혼자서 북한과의 대화에 나오기 보다는 미국이 한국의입장을 상당히 중시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한국의 여론에 대해서도 영향을 미쳐서 결국은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과의 대화를 시도하도록 그렇게 하는 의도도 깔려 있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미-북 대화 재개 여부는 한국의 대선이 끝나고 미 행정부의 새 외교 라인 진용이 짜여진 뒤에야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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