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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리크스, 미 외교전문 공개 파문


위키리크스의 외교전문 공개를 비난하는 클린턴 국무장관(자료사진)

위키리크스의 외교전문 공개를 비난하는 클린턴 국무장관(자료사진)

미국의 폭로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가 미국 외교 전문 25만건을 공개했습니다. 사상 유례가 없을 정도로 미국 외교의 이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는데요. 도대체 어떤 내용을 담고 있길래 파장이 이렇게 큰 것인지 살펴 보겠습니다.

문) 한 인터넷 웹사이트가 이 모든 논란의 중심에 있는 거죠? 위키리크스, 어떤 사이트인가요?

답) 기밀 문서들을 공개해 세계적 화제를 모은 웹사이트입니다. 호주 출신의 줄리언 어산지가 주도해 2006년 12월 고발 전문 사이트를 표방하고 출범했습니다. 미국 헬기가 2007년 이라크에서 로이터 통신 사진기자 등 12명을 적대세력으로 오인해 사살하는 내용의 동영상을 지난 4월에 공개하면서 주목을 받았습니다.

문) 그랬었죠. 이후에도 아프간전이라든가 이라크전 비밀전문을 폭로해 파장을 일으켰었구요. 그런데 이번엔 눈을 미국 내부로 돌렸어요. 국무부가 지금 이것 때문에 발칵 뒤집히지 않았습니까?

답) 예. 미 국무부가 각국에 주재한 자국 대사관과 주고받은 외교전문 25만 건을 공개했으니까요. 그것도 최근 3년 사이에 작성된 것들입니다. 과거가 아니라 현재를 다루고 있다는 거죠. 그야말로 미국이 세계 각국을 대상으로 어떻게 외교를 하고 있는지 이번에 생생하게 드러난 겁니다.

문) 그 내용이 만만치 않죠? 미국 외교관들의 현재 일상과 속마음을 훔쳐보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요?

답) 예. 미국 외교관들이 상대국을 움직이기 위해 동원하는 협박과 유인책 등이 상세하게 드러나 있습니다. 우선 미 국무부가 자국 외교관들에게 간첩 활동에 비견될만한 정보 수집을 지시한 사실이 밝혀져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여기엔 주요 인물의 신용카드 번호와 하루 일정표까지 포함돼 있습니다.

문) 특히 유엔 관련 인사들 뒷조사를 철저히 해왔더군요.

답) 예.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조직 운영과 의사결정 스타일, 뭐 이런 점까진 이해할 만합니다만, 심지어 반 총장의 생체정보까지 수집하라고 지시했나 봅니다. 또 유엔 최고위층 인사들이 공무 수행을 위해 사용하는 비밀번호라든지 통신정보를 수집하라고 자국 외교관들에게 명령하기도 했구요. 신용카드 번호에서부터 DNA와 지문, 홍채 인식 정보까지 모으라고 했으니까 좀 심했죠.

문) 또 이란 핵 문제요, 미 정부가 아주 우려하는 사안이니만큼 관련 정보가 빠질 수 없겠죠?

답) 예. 사우디아라비아의 압둘라 국왕이 이란의 핵 야심을 꺾기 위해 미국이 이란을 공격할 것을 자주 촉구했다고 합니다. 그럴 경우 이란의 핵무기 추구를 1년에서 3년 정도 밖에 지연시키지 못할 것이라는 미 국방장관의 평가도 들어 있구요. 또 이란이 북한으로부터 서유럽을 타격할 수 있는 최신예 미사일을 획득했다는 전문도 있습니다.

문) 그렇군요. 이번 폭로 문건의 압권이라면 각국 지도자들에 대한 미국 외교관들의 촌평들이 아닐까요? 다 공개돼 버렸잖아요.

답) 예. 꾸밈없긴 한데 너무 꾸밈이 없는 게 문제입니다. 러시아의 푸틴 총리를 뭐라고 표현했는지 아십니까? ‘우두머리 개’에 비유를 했습니다. 가장 지배적인 남성이라는 얘긴데 표현이 좀 그렇죠? (하필이면 개에 빗댔네요) 반면 메드베데프 대통령에 대해서는 “핼쑥하고 결단력이 없다”, 이런 혹평을 했구요.

문) 혹평이라고 했는데, 각국 지도자에 대해서 혹평이 아닌 평가가 없던데요.

답) 사실 그렇습니다. 특히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에 대해선 온갖 악평이 쏟아졌습니다. 여자 문제가 많은 사람 아닙니까? 그래서 그런지 밤 늦도록 파티를 벌여서 육체적으로 또 정치적으로 허약한 지도자다, 이런 평가를 했구요. 그러면서도 푸틴 총리와 베를루스코니 총리간의 지나친 친분관계에 주목하기도 했습니다.

문) 내친 김에 다른 지도자들에 관한 평가도 소개해 주시죠.

답) 하나 같이 평이 좋지 않습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비판에 민감하고 권위적인 스타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위험을 싫어하고 창의적이지 못한 인물”, 하미드 카라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은 “이상한 이야기에 쉽게 휩쓸리는 지독히 나약한 남자”, 마흐무드 아흐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아예 “히틀러”라고 못박았습니다. 무아마르 카다피 이란 국가원수에 대한 평가가 재미있습니다. “그냥 이상한 사람”, 이렇게 돼 있네요.

문) 등 뒤에서 몰래 험담하는 걸 엿들은 것 같군요. 김정일 위원장 얘긴 없나요?

답) 물론 있습니다. 그런데 김 위원장이 상당히 기분 나빠할 것 같습니다. “무기력한 늙은이”, 이렇게 묘사하고 있으니까요. 또 미 외교관들은 김 위원장의 건강 상태와 관련해 뇌졸중 후유증으로 인해 육체적 심리적 후유증을 앓고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문) 북한 관련 얘긴 그게 전부인가요?

답) 한국과 얽힌 얘기가 있습니다. 한국 정부가 지난 해 가을 남북 정상회담을 위해 북한과 접촉했다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북한이 거액의 대가를 요구해 불발됐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또 한국은 북한 정권 붕괴 시 중국에 통일한국 수용 조건으로 경제적 유인책을 제공하는 방안을 제안할 수 있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문) 예. 제 3자가 듣기엔 흥미진진하게 느낄 내용도 분명 있습니다만, 미 국무부는 지금 정신 없겠네요. 비밀을 다 들켜버린 느낌일 거 아니에요?

답) 초비상이라고 해야 할 겁니다. 이런 외교전문이 미 국방부 내부전산망에서 빠져나갔다고 하거든요. 무엇보다도 각국으로부터 뒤통수쳤다는 반발에 직면하게 됐습니다. 미 국무부는 그래서 위키리크스의 이번 기밀문서 공개가 많은 사람들을 위험에 빠뜨리고 미군 작전을 위태롭게 하는 한편 국제 안보사안에 대한 협력을 어렵게 할 것이다, 이런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 사안의 후폭풍이 얼마나 더 커질지 모르겠네요. 위키리크스의 미 외교전문 공개 파문, 여기까지 정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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