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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FP 신임 평양사무소장 “상당수 북한 어린이들 성장 멈춰”


2011년 한 해도 한반도는 격동의 시기가 계속될 전망입니다. 저희 `미국의 소리’ 방송은 새해를 맞아 각계 인사들의 견해를 들어보는 특집방송을 준비했습니다. 오늘은 지난 해 10월 유엔 세계식량계획 WFP 평양사무소장으로 부임한 독일 출신 클라우디아 본 롤(Claudia Von Roehl) 씨로부터 올해 계획과 북한의 식량난 현황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문) 클라우디아 본 롤 소장님, 안녕하십니까. 북한에 부임한 지 이제 꼭 3개월이 되셨는데요, 북한에 대한 첫 인상이 어땠습니까?

답) 부임 이후 평양에서 북부의 청진까지 곳곳을 돌아봤습니다. 현장을 다니면서 너무나 많은 어린이들이 기아와의 싸움에서 지고 있는 것을 직접 볼 수 있었습니다. 북한 어린이의 3분의 1이 제대로 먹지 못해 키가 자라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가 이 문제를 함께 극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제가 방문한 어린이집과 학교의 선생님들이 모두 음악교육에 뛰어난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오르간과 피아노를 치면서 어린이들에게 우아하게 춤 추는 법을 가르치고 있었는데요. 어떠한 고난 속에서도 전세계 어린이들은 모두 춤추고 노래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을 볼 수 있어 감동적이었습니다.

문) 북한에서는 이제 추운 겨울이 시작됐는데, 식량 사정이 어떻습니까?

답) 이번 겨울은 지난 해에 비해 김장 김치가 특히 부족합니다. 2010년에 기상 상황이 나빴던 데다 홍수로 인해 토양 내 수분 함량이 높았기 때문입니다. 겨울 기간 동안 김장 부족이 식량안보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문) 김장은 겨우내 북한 주민들을 지탱해 주는 중요한 부식인데요. 비타민과 철분의 원천이기도 하고요. WFP가 김치를 지원할 계획이 있으십니까?

문) 아니요. 김치는 생야채로 만든 신선식품이기 때문입니다. WFP는 현지에서 만드는 영양강화식품 조달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영양강화식품은 비타민과 단백질의 보고입니다.

문) 영양강화식품은 주로 어린이들과 여성들에게 분배되고 있죠?

답) 그렇습니다. WFP는 벌써 10 년 전에 북한에 식품 공장들을 기부했습니다. 현재 11개 공장이 가동되고 있는데요. 옥수수, 밀, 분유, 식용유, 설탕, 비타민 등으로 영양강화식품들을 만들고 있습니다. 수혜자들은 원재료가 아닌 가공된 식품을 받게 됩니다.

문) 이달 중 식량 분배 계획은 어떻습니까?

답) 이번 달에는 평상시보다 조금 적게 분배합니다. 날씨가 영하로 내려가 매우 추워서 인민학교들이 방학을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병원과 고아원 위주로 분배를 할 계획이고요. 2월부터는 다시 평상시 수준으로 약 150만 명에게 식량을 전달할 계획입니다. 기존의 비축분으로 3월 달까지는 식량을 분배할 수 있는데, 추가 기부를 받지 않으면 4월에는 식량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문) WFP가 내년 6월까지 진행하는 대북 식량 지원 2개년 사업의 예산이 9천 6백만 달러인데요. 1월 현재 예산의 19% 밖에 확보되지 않은 것으로 압니다. 이처럼 자금난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어떻게 지원 활동을 펴고 계십니까?

답) 지원 대상에서 제외될 사람들을 고르는 것은 매우 어려운 결정입니다. 애초에 수혜자로 선정된 사람들은 모두 지원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자금난을 감안해 학교, 탁아소, 고아원 등의 어린이들과 산모, 수유모를 최우선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식량지원 취로사업 (Food For Community Development)은 진행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마을 주민들이 기반시설 건설 활동에 참여하면 곡식과 콩을 지원할 계획이었습니다.

문) 최근에 기부를 약속한 나라들이 있습니까?

답) 지난 12월 크리스마스 직전에 러시아가 3백만 달러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올해 초에는 WFP에 자금이 전달될 것입니다.

문) 최근 한반도에 긴장 상황이 고조되고 있는데, 이 것이 자금 모금에 악영향을 주고 있지는 않습니까?

답) 자금 모금과 관련한 어려움은 한반도에 긴장이 고조되기 전부터도 있었습니다. 저희는 북한에서의 지원 사업이 가장 취약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 또 자금을 지원하는 것이 인도주의적으로 중요하다는 것을 원조국들이 이해하길 바랍니다.

문) 평양사무소장 재임 중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일은 무엇입니까?

답) 북한과 같은 중요한 나라에 부임한 WFP 사무소장으로서 가장 큰 목표 중 하나는 지원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대변하는 것입니다. 이들에게 왜 식량을 지원해야 하는지 국제사회에 설명하는 것이죠. 지원 자금을 확보하는 것도 아주 중요한 과제입니다. 1년에 5천만 달러 정도가 필요합니다.

문) 올해는 어떤 사업들에 중점을 두실 계획입니까?

답) WFP가 지원 받는 돈의 정확한 사용처를 입증하는 것이 가장 큰 도전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앞으로도 분배감시 체계를 강화할 계획입니다. 항구에 식량이 도착할 때부터 65개 군에서 수혜자들에게 분배될 때까지 모든 과정이 보다 투명해지도록 할 계획이고요. 식량이 제때 공장에 도착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5천만 달러의 지원금을 확보하는 일에도 진력할 계획입니다.

문) 끝으로, 저희 청취자들께 소장님 자신을 좀 소개해 주시죠?

답) 저는 로마의 세계식량계획 본부에서 집행이사회 사무국장으로 있었습니다. 이 때 각국의 지원 계획을 자세히 파악할 수 있었고, 이사들과 함께 여러 곳을 직접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그 전에는 온두라스의 WFP 사무소장을 지냈습니다. 이런 경험을 통해 오해를 줄이기 위해서 의사소통을 원활히 하고 다른 사람의 말을 경청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저는 앞으로 북한 어린이 지원의 중요성과 식량의 정확한 분배에 대해 국제사회에 분명히 알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지난 11월 북한을 직접 방문했던 조셋 시런 WFP 사무총장도 많은 고위급 회담에서 북한 어린이들을 위한 지원을 호소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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