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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A 기획 시리즈: 5.24 조치 1년] 미 전문가 “대북 제재와 개입 정책 병행해야 효과”


북한의 천안함 폭침 이후 한국 정부가 북한에 제재 조치를 취한 지 1년이 됐습니다. 저희 ‘미국의 소리’ 방송은 5.24 조치 1년을 점검하는 세 차례의 기획보도를 준비했습니다. 오늘은 그 세 번째 순서로, 최원기 기자가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의 현주소를 전해드립니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천안함 사건 이후 북한에 대한 기존의 제재 강도를 꾸준히 높여 왔습니다.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해 8월 행정명령 13551호 등을 통해 북한의 사치품 수입과 돈세탁을 금지하는 한편 북한의 정찰총국과 김영철 상장, 노동당 39호실, 그리고 핵 개발에 간여한 남천강 무역회사의 윤호진 등 북한 22개 기관 6명에 대해 제재 조치를 취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올해 4월에는 행정명령 13570호를 통해 북한으로부터의 모든 상품과 서비스, 그리고 기술 수입을 전면 금지시켰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말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에 대한 북한의 호전적인 행동은 엄중한 제재라는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에 대한 미국 정부의 제재는 천안함 사건 이전에도 다양한 형태로 진행돼 왔습니다. 미국은 북한의 2차 핵실험 실시에 대응해 원자력총국 등 북한의 18개 기관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고, 이후에도 계속 제재 대상을 추가했습니다.

유럽연합도 별도의 대북 제재를 취했습니다. 유럽연합은 유엔 안보리의 제재 조치 외에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매제인 장성택과 오극렬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김영춘 인민무력부장 등 13 명을 여행 금지 대상으로 지정했습니다.

일본 정부 역시 북한 선박의 입항 금지와 대북 수출입 금지 등의 조치를 취했습니다.

미국과 한국, 일본, 유럽연합이 대북 제재를 강화하자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3가지 조치를 통해 국제적인 대북 제재의 그물망을 벗어나려 했습니다.

우선 김정일 위원장은 중국과의 동맹관계를 한층 강화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지난 해 5월과 8월에 올해 5월 현재까지 1년 사이에 세 차례나 중국을 방문해 중국과의 정치적 관계를 다졌습니다.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국대사는 김정일 위원장이 베이징을 자주 가는 것은 중국을 자신의 보호막으로 이용해 미국과 한국의 대북 제재를 돌파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또 중국과의 경제협력 강화를 통해 대북 제재로 인한 경제적 난관을 돌파하려 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해 1월 국가개발은행을 설립한 데 이어 7월에는 조선합영투자위원회를 만들어 중국에 철광석과 석탄 등을 넘겨주고 중국의 자본을 유치하려 했습니다.

그 결과 북한과 중국간의 경제협력은 눈에 띄게 확대됐습니다. 중국 측 자료에 따르면 지난 해 북한과 중국간 교역액은 34억 달러로 전년도보다 30% 이상 급증하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또 2009년에 52%였던 북한의 대중 무역 의존도는 올해 60%를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북한은 특히 화물선으로 버마와 중동 국가에 무기를 수출하는 계획이 국제사회의 제재망에 걸리자 항공기를 동원해 이란에 미사일을 수출하고 있다고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연구원은 지적했습니다.

유엔 대북제재위원회가 최근 안보리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제3국을 경유하는 항공편을 이용해 이란에 노동미사일을 수출했습니다. 또 기술 인력을 파견해 이란이 중거리 미사일인 샤하브 미사일 조립시설을 건설하는 것을 도왔다고 보고서는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이밖에 북한이 이란에 사정거리 3천km인 BM-25 미사일 19기를 제공했다는 내용도 담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미국에서는 대북 경제제재의 효과에 대해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레그 전 대사는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 제재가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북한이 중국으로 기우는 결과만 가져왔다고 비판했습니다.

반면 헤리티지재단의 클링너 연구원은 미국의 대북 제재의 문제는 내용보다도 중국의 비협조로 실행이 제대로 안 되는 것이라며 문제점을 보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 연구기관인 우드로 윌슨 센터의 방문연구원인 류길재 박사는 경제 제재만으로는 원하는 효과를 거둘 수 없다며, 대북 개입정책과 제재를 병행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제제를 통해 어느 한 나라의 외교안보 정책을 바꾸기는 대단히 어렵습니다. 왜나면 경제적인 것과 외교안보는 등가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에, 따라서 제재에 더해 외교안보적인 방안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한편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대북 제재의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오바마 행정부가 기존의 ‘전략적 인내’ 정책을 유지해야 한다는 견해를 보였습니다.

미국의 소리 방송이 최근 한반도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 24명 중 18명이 미국이 대북 제재를 계속해야 한다고 대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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