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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미군 유해 발굴 재개, 재향군인의 날 의미 더해


한국전 미군 전사자 유해 발굴작업 (자료사진)

한국전 미군 전사자 유해 발굴작업 (자료사진)

11월11일은 미국 정부가 공휴일로 기념하는 재향군인의 날입니다. 올해 재향군인의 날은 한국전쟁 참전 미군용사들에게는 특별히 더욱 의미있는 날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내년부터 북한에서 미군 유해 발굴을 재개하기로 최근 미국과 북한이 합의했기 때문입니다. 유미정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에서 매년 11월 11일은 재향군인의 날입니다.

재향군인의 날은 수 백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제1차 세계대전의 총성이 멈춘 1918년 11월 11일 11시를 기념한 데서 유래됐습니다. 이 날을 맞아 미국 전역에서는 참전용사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전사자 가족들을 위로하는 다양한 행사가 열립니다.

60여년 전 한국전쟁에 파병됐던 미국의 참전용사들에게도 이 날은 특별한 날입니다. 이들은 지역사회에서 마련한 다양한 행사에 모여 살아 돌아온 전우들과 회우하고 돌아오지 못한 이들을 기립니다.

버지니아 주의 한 조용한 마을에 거주하는 올해 78살의 빌 스콧 씨도 61년 전 북한 공산주의의 침략을 막아내기 위해 한국전쟁에 참전했었습니다.

은퇴 후 정원 일을 돌보며 소일하는 스콧 씨는 동료 참전용사들을 만나면 당시 얘기를 많이 한다며, 61년이 지난 지금도 한국전쟁의 치열한 전투 기억이 생생하다고 말합니다.

고등학교를 채 졸업하기도 전인 1951년 11월. 17살의 스콧 씨는 일본 홋카이도를 거쳐 미군 제 1기병사단 소속으로 전쟁에 참전했습니다.

불모(不毛) 고지 (Old Baldy), 티본(T-bone)능선, 폭 찹 (Pork Chop) 언덕 등 중부전선 11개에서 12개의 언덕을 손에 넣기 위해 중국 공산군과 밀고 당기는 치열한 쟁탈전을 벌였다는 것입니다.

스콧 씨는 특히 너무나 추웠던 북한의 혹독한 겨울을 잊을 수가 없다고 말합니다.

눈보라와 웅웅거리는 매서운 바람이 몰아치는 산골짜기 참호 속에서 겪은 북한의 겨울은 미국 중남부 오클라호마 주에서 나고 자라 겨울 눈폭풍에 익숙한 자신에게도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혹독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스콧 씨는 신의 가호였는지 자신은 발가락의 심각한 동상을 제외하고는 큰 부상을 입지 않고 다음 해 살아서 고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미군은 1950년부터 정전협정이 체결된 1953년까지 한국전쟁에 참전해 3만6천 여명이 전사하고 8천 여명이 실종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올해 재향군인의 날은 한국전 참전용사들에게 더욱 의미 있는 날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미국과 북한이 지난 2006년 중단됐던 북한 내 미군 유해 발굴을 재개하기로 최근 합의했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이에 따라 내년 봄부터 가을까지 4차례에 걸쳐 북한에서 한국전쟁 중 사망, 실종 된 미군의 유해를 발굴할 계획입니다.

미국 남부 플로리다 주에 거주하는 한국전 참전용사 프랭크 코비 씨는 많은 한국전 참전용사들이 이 소식에 크게 고무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보스톤에서 열린 한국전쟁 참전용사 협회(Korea War Veterans’ Association) 회원 모임에서 내년 봄 북한에서 미군 유해 발굴 작업이 소식이 알려졌고, 모두가 기뻐했다는 것입니다.

버지니아 주에 거주하는 또 다른 한국전 참전용사 루이스 이윙 씨도 전사자와 실종자 가족들은 유해를 고향으로 가져와 안장하기를 애타게 원하고 있다며, 유해 발굴 사업에 대한 기대를 밝혔습니다.

이윙 씨는 하지만 북한은 쉽게 결정을 번복할 수 있다고 우려하며, 두 나라가 합의한 대로 내년에 미군이 북한에 들어가 미군 유해를 발굴할 수 있게 되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적게는 15살의 어린 나이로 한국에 파병됐던 미군 참전용사들은 자신들이 소년으로 전쟁에 참가했다가, 형제가 돼서 돌아왔다고 말합니다. 이들은 그러면서 먼 곳에 남겨진 형제들을 찾는 것은 자신들에게 너무나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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