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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24시] 폭스 뉴스 트위터 해킹 오바마 저격 허위사실 유포, 전미교육협회 오바마 재선 지지 선언


미국의 유명한 보수성향, 텔레비전 뉴스방송의 인터넷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해킹을 당해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암살됐다는 허위사실이 유포됐습니다. 또 전미교육협회(NEA)가 2008년에 이어 또다시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 도전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습니다. 이밖에 어린 딸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사건, 파병 미군 자녀의 정신건강 보고서, 미국 마지막 징집병의 전역 결정 등 오늘도 다양한 소식들을 천일교 기자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문) 미국에서는 4일 오바마 대통령이 저격, 암살됐다는 뉴스가 유포돼 적잖은 충격을 안겨줬죠?

답) 그렇습니다. 미국의 뉴스 채널인 보수성향의 폭스뉴스 텔레비전 방송과 관련된 내용인데요. 요즘 대부분 방송 프로그램들도 인터넷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계정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폭스 뉴스의 정치 소식을 담당하는 트위터 계정이 미국의 독립기념일인 4일 새벽 해킹을 당해 ‘오바마 대통령이 저격 당해 암살됐다’는 글이 유포됐습니다. 그것도 오바마 대통령이 아이오와 주의 한 식당에서 총탄 두발을 맞았다는 비교적 구체적인 내용이 언급돼 있었습니다.

문) 일반인들의 개인 계정도 아니고, 공신력 있는 언론 기관에 그 같은 허위 사실이 유포돼서 해당 뉴스 채널도 무척 당황했겠군요?

답) 네. 폭스뉴스는 이 같은 해킹 사실을 발견하고 즉각 성명을 통해 유감을 표명했는데요. 문제의 게시물은 해커들이 대통령이 암살됐다는 등 악의적인 허위 사실을 올린 것이라며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또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독립기념일을 가족과 함께 보내고 있다고 바로잡기도 했습니다.

문) 해커들이 이번 사건을 자신들의 소행을 밝혔다는데 누굽니까?

답) 스크립트 키디스(Script Kiddies)라는 유명 해킹 단체가 곧바로 이번 일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혔습니다. 스크립트 키디스는 한때 미국 정부 당국 웹사이트를 해킹해 각종 정보는 물론 도메인 계정까지 공공연히 판매하는 등 악의적인 해킹으로 유명한 단체입니다. 해킹은 컴퓨터 네트워크 보안망을 뚫고 무단으로 침입한 뒤 정보를 파괴하거나 필요한 정보를 빼돌리는 수법을 말합니다.

문) 결국 백악관 비밀 경호팀이 수사에 착수했군요.

답) 그렇습니다. 백악관 경호를 담당하는 재무부의 비밀검찰국(SS)인데요. 사안의 심각성으로 인해 대통령 경호를 담당하는 사법당국이 이번 사건을 직접 수사하기로 한 것입니다. 현재 폭스 방송사도 트위터 업체에 대해 수사 협조를 요청해 놓은 상태입니다.

문) 다음 소식으로 넘어가 보죠. 교사들로 구성된 미국 최대의 교직원 노동조합이죠? 전미교육협회(NEA)가 결국 오마바 대통령의 재선을 공식 지지했군요?

답) 그렇습니다. 전미교육협회는 이미 지난 5월 오바마 대통령 재선 지지 결의안을 발의했었는데요. 휴일인 어제(4일) 9천여명이 참석한 대의원대회에서 투표를 거쳐 약 72%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그같은 결정을 내렸습니다. 전미교육협회는 지난 2008년 대선 당시에도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공식 선언한 바 있었는데요. 당시에는 80%에 가까운 대의원들의 찬성표가 쏟아졌습니다.

문) 이 같은 이익단체들의 정치적 입장은 자신들의 활동 방향과 부합되기 때문인데요. 오바마 대통령의 교육 개혁 정책을 지지한 것이라고 봐야겠죠?

답) 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008년 대선 당시에도 양대 교원노조인 전미교육협회와 미국교사연합(AFT)의 총회에 잇달아 초청을 받아 연설할 정도로 교원노조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 왔습니다. 하지만 정작 오바마 대통령이 집권한 이후 교육정책에 대한 일부 이견으로 갈등을 빚어왔던 것도 사실인데요. 전미교육협회 측은 그러나 교육일자리법안과 주요 교육 프로그램 추진 등 오바마 대통령의 성과를 인정하고, 또 교육 개혁 분야에 있어서 현재 거론되는 후보군들 가운데 그를 가장 적임자로 평가했습니다.

문) 이처럼 영향력 있는 노동조합에서 오바마 대통령을 공식 지지한 것은 전미교육협회가 처음이죠?

답) 그렇습니다. 이번 결정으로 전미교육협회는 320만명에 달하는 교사 노조원들에게 2012년 대선에서 오바마 대통령에게 한 표를 행사하도록 당부할 예정인데요. 전미교육협회는 소속 조합원들의 인원도 적지 않지만 주요 노동조합 가운데 내년 대선을 앞두고 가장 먼저 오바마 대통령을 지지한 단체가 됐습니다. 따라서 이를 계기로 다른 노동조합들의 지지 선언도 잇따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하지만 최근 공화당이 주도하는 오하이오와 테네시, 아이다호, 위스컨신 주 등에서는 교원노조를 해체하는 분위기여서 이들 지역에서는 어느 정도의 정치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문) 다음 소식 살펴보죠. 최근 자신의 어린 딸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20대 미혼모 사건으로 미국사회가 떠들썩하지 않습니까?

답) 그렇습니다. 바로 25살의 케이시 앤서니 사건인데요. 뉴스 전문 채널 CNN에서는 벌써 몇 주 째 법정 공방이 이어지는 재판 과정을 실시간으로 생중계 방송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앤서니가 2살난 자신의 딸을 진정 살해했는지 여부입니다. 지난 5월24일 처음 시작된 이번 재판은 이제 12명의 배심원단에 의한 평결심의가 시작돼 유죄 여부 결정을 남겨 놓고 있습니다.

문) 현재까지 드러난 사건 전모를 소개해 주시죠.

답) 네. 앤서니는 2008년 10월, 1급 살인과 위증, 아동 학대 등 7가지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앤서니의 2살난 어린 딸 케일리가 실종된 것은 2008년 6월이었는데요. 그로부터 한달 뒤 경찰에 실종 신고를 한 것은 케일리의 모친 앤서니가 아니라 외할머니였습니다. 어린 손녀딸이 한달 간 실종됐는데도 앤서니가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하자 이를 수상히 여긴 것이었는데요. 그 뒤 케일리의 시신은 실종 6개월만인 같은 해 12월 앤서니의 집에서 멀리 않은 숲에서 발견됐습니다.

문) 꽤 참혹한 사건이 아닐 수 없는데요, 죽은 딸 아이의 모친 앤서니는 범행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고요?

답) 그렇습니다. 바로 이 부분에서 검찰과 변호인단의 첨예한 주장이 맞서고 있는데요. 앤서니의 변호인단은 케일리양이 자택 수영장에 빠져 목숨을 잃은 사고사였고, 그 뒤 앤서니는 이 사실이 너무 두렵고 당황스러워 사망 사실을 제때 신고하지 못했었다는 주장을 펴고 있습니다. 그런데 케일리양의 시신에는 입을 접착용 테이프로 막았던 흔적이 남아 있고, 또 앤서니가 자신의 차량 짐칸에 한달 간이나 딸의 시신을 싣고 다녔던 점 등 살해 의혹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문) 지금으로서는 배심원단이 유죄 평결을 내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여지는데, 어떻습니까?

답) 정황으로 볼 때는 분명 앤서니가 불리해 보입니다. 그런데 미국의 법정은 명확한 증거 없이 섣불리 유죄 결정을 내리지 않기 때문에 이번 사건도 어떤 결과가 나올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앤서니는 딸 케일리의 익사 사고 자체도 자신의 책임이 적지 않기 때문에 이를 모면하기 위해 타살된 것처럼 꾸몄다는 주장인데요. 어쨌든 이번 사건은 어머니가 자신의 친 딸을 살해했을지 모른다는 점에서 세인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문) 이번에는 해외에 파병된 미군과 그 가족의 건강 문제에 관한 연구들이 적잖이 발표되고 있는데, 그 같은 미군 자녀들의 정신 건강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가 나왔죠?

답) 네. 최근 미국의 소아 청소년 의학지(APAM)를 통해 발표된 내용인데요. 노스 캐롤라이나 대학교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등 해외에 파병된 30만7천5백여명 현역 군인들의 자녀들을 조사했습니다. 5살에서 16살까지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그 대상이었는데요. 이 가운데 17%가 정신 건강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문) 아무래도 아버지나 어머니와 떨어져 생활하는 아이들이 그 만큼 심리적인 불안감이 더 크기 때문 아닐까요?

답) 네. 이번 조사에서는 지난 2004년에서 2006년까지 3년간 장기 파병된 미군의 자녀들이, 단기 파병 부모의 자녀들에 비해 건강 상태가 더 좋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적어도 11개월 이상 파병된 미군 자녀들에게서 행동적응장애나 우울증, 스트레스 장애 등이 나타났다고 합니다. 이 같은 현상은 여아 보다는 남자아이에서 더 두드러졌습니다. 그러니까 이는 비단 미군이라는 특정 직업 때문이라기 보다는 어떤 형태로든 어린 자녀들이 부모 중 어느 한쪽이라도 오래 떨어져 살게 될 경우 문제가 된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습니다.

문) 다음 소식인데요. 미국의 명문 대학 가운데 한 곳인 예일대학교가 무려 40억 달러에 가까운 기부금을 모금해 화제죠?

답) 네. 명문 사립 대학으로 잘 알려진 예일대학교가 학교 역사상 최대의 기록적인 기부금을 모금했는데요. 지난 2006년부터 시작한 이번 모금 운동에 11만 명의 동문과 학부모, 기업과 재단들이 참여해서 지난해 말까지 38억 8천만 달러를 모금했습니다. 이는 당초 목표액 35억 달러보다도 많은 액수인데요. 모금 실적도 해를 거듭할수록 많아졌습니다. 2006년 당시 11억 달러 수준이던 기금이 2008년 23억달러로 늘었고 2010년 한해동안에만 8억5천700만 달러가 모아졌습니다. 불경기로 미국인들의 기부금도 많이 줄은 가운데서 나온 훈훈한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문) 이처럼 예산이 많이 늘어난 상황이라면, 대학으로서는 여러 가지 교육 투자를 확대할 수 있게 됐는데, 어떤 사업 계획들을 가지고 있습니까?

답) 네. 예일대는 이 같은 기금으로 우선 입학정원을 현재의 15% 수준 더 늘려서 6천100여명을 확충할 계획입니다. 이는 지난 1969년 예일대가 여학생을 처음 받아들이기 시작한 이래 최대 규모의 대학 정원 확장 사업입니다. 또 교육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외국의 저명한 학자들을 대거 초빙하고, 4년제 학부 학생들의 해외 연수를 활성화 할 계획입니다. 이밖에 중국과의 교류, 인도 등 남아시아 관련 전공 확대, 그리고 경영대와 예술대, 공과대 등 건물 증축 계획도 가지고 있습니다.

문) 오늘 마지막 소식 살펴보죠. 미국의 병역제도는 현재 희망자가 지원하는 모병제로 이뤄지고 있는데, 과거 의무 징집제로 군복무중이던 마지막 군인이 곧 은퇴를 앞두고 있다고요?

답) 그렇습니다. 베트남전 시대에 징병제로 미군에 입대해 복무해온 마지막 징집병인데요. 주인공은 버지니아주 포트 벨브와에 근무중인 제프 멜린저 주임상사입니다. 올해 58살인 멜린저 상사는 지난 1972년, 19살의 나이에 징병제로 강제로 미군에 입대했는데요. 39년간 계속해온 군 생활을 마감하고 이달에 민간인으로 복귀합니다.

문) 과거 미국이 징집제를 시행할 때 미국 사회는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반전 운동과 징병제 반대 시위도 심하지 않았습니까?

답) 맞습니다. 미국은 냉전체제가 극심하던 지난 1948년부터 1973년까지 징병제를 실시했는데요. 반전 운동이 한창이던 때 입영통지서를 받았던 멜린저 상사는 통지서의 주소가 백악관으로 돼 있었고, 리처드 닉슨 대통령 명의로 편지가 작성돼 있어 매우 감동적이었다며 당시를 회고했습니다.

문) 군에 자원한 것도 아닌데 어떻게 일평생을 성실히 복무할 수 있었는지 궁금하군요.

답) 네. 멜린저 상사는 평소 ‘불평하지 말자’는 생활 신조 속에 긍정적으로 군 생활을 마쳤다고 말합니다. 멜린저 상사는 또 군 제대 후에도 징병제로 입대한 장병들의 노고를 적극 알려나가는 일에 열심을 낼 각오라고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워싱턴 24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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