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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24시] 미국 시장들 해외 전쟁 종식 요구, 월마트 성차별 집단소송 기각


미국의 대도시 시장들이 연방정부의 재정적자 해소와 지방정부에 대한 예산 지원을 위해 이라크와 아프간 전쟁을 중단하라는 결의안을 채택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오바마 대통령은 22일 아프간 철군 계획을 발표합니다. 10년간 끌어 온 대형 마켓 체인 월마트사의 여성 근로자 차별 관련 집단 소송에 대해 대법원이 기각판결을 내렸습니다. 이밖에 주 정부의 환경 규제 관련 소송 결과, 그랜드캐년 우라늄 광산 채굴 금지 등 오늘도 다양한 소식들을 천일교 기자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문) 미 전국 시장들의 모임에서 미국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벌이는 전쟁을 빨리 끝내라는 결의안이 채택됐죠?

답) 네. 제79회 전미 연례 시장회의가 지난 17일부터 메릴랜드주 항구도시, 볼티모어에서 열렸는데요. 20일, 전체 총회에서는 현재 미군이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이라크전과 아프가니스탄전을 좀 더 빨리 끝내 달라고 주문하는 내용의 결의안이 채택됐습니다. 이번 전미 연례 시장연차 총회에는 전국 910개 크고 작은 시들 가운데 약 120개 중-대도시의 시장들이 참석했습니다.

문) 이번 결의안에는 어떤 내용이 담겨 있습니까?

답) 네. 결의안에는 6천명 이상의 미군이 전사하고, 연간 1천260억 달러의 전비가 지출되는 이라크전과 아프가니스탄전을 조기에 종식하라는 것인데요. 이 같은 비용을 국내로 돌려 기본적인 일자리 창출을 비롯해, 사회 기반 시설의 확충과 개보수, 재생에너지 개발, 시와 주정부에 대한 지원에 사용하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한 것입니다.

문) 전쟁을 빨리 끝내달라는 이유, 결국 예산 문제와 관련이 있군요?

답) 그렇습니다. 미국 연방 정부는 현재 13조 달러가 넘는 재정 적자와 14조 달러가 넘는 부채에 시달리고 있는데요. 지방 정부도 이 같은 재정 적자에 허덕이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상당수 주 정부들이 연방 지원을 받아 겨우 버티고 있는 상황인데요. 주 정부의 지원을 받는 시 정부는 더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시장들은 결국 막대한 경비를 치르면서 전쟁을 벌이지 말고 이제는 내부 살림에 신경을 써 달라고 요구한 겁니다.

문) 결의안이 채택된 배경과 진행 절차는 어떠했는지 궁금하군요?

답) 네. 이번 결의안은 라이백 미니애폴리스 시장과 데이비드 코스 산타페 시장 등 9명의 시장이 공동 발의한 것입니다. 막대한 비용이 드는 전쟁 비용을 미국 내의 각종 사업에 사용하는 게 미국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취지로 작성한 것입니다. 전미 시장회의에서는 이 같은 결의안을 오바마 행정부와 연방의회에 각각 제출할 예정입니다.

문) 그런데 시정부는 가장 작은 규모의 행정구역 단위인데 이번 결의안이 얼마나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의문이군요.

답) 물론 연방정부의 주요 정책을 시장들의 요구만으로 바꾸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하지만 최근 국민들의 여론도 정부가 해외 전쟁에 너무 많은 돈을 들인다는 부정적인 견해가 적지 않은 상황입니다. 또 전미 연례 시장회의는 과거에도 베트남 전쟁으로 미국이 수많은 인명과 예산 손실을 입자 6개월 안에 전쟁을 끝내 달라는 강경한 입장의 결의안을 채택한 바 있어서 전국 시장들의 요구를 가볍게 넘기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문) 그런데 이번 결의안은 베트남전 종식 요구 때보다는 강경 수위를 낮춘 것이라는 평가군요?

답) 맞습니다. 전국 시장들은 당초 강경한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할 예정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라크와 아프간에 파병돼 희생을 마다하지 않고 있는 미군과 그 가족의 노고를 생각해 비교적 온건한 입장을 표명하는데 그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같은 입장을 반영한 듯 이번 결의안은 해외에 파병돼 있는 용감한 남녀 군인들과 그 가족들에게 경의를 표한다는 문구를 포함했습니다.

문) 그런데 마침 오바마 대통령이 22일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된 미군들의 철군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죠?

답) 네. 오바마 대통령이 미 동부시간으로 22일 저녁 대국민 연설을 통해서 아프가니스탄 철군 규모와 일정 등 전반적인 계획에 대해 발표할 예정인데요. 문제는 아직 그 정확한 철군 규모와 절차 등에 대해 예단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문) 하지만 미국 언론들은 여러 가능성에 대해 언급하고 있죠?

답) 네. 백악관이나 국방부 당국자 등의 발언을 토대로 미국 언론들의 여러 가상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는데요. 우선 다음달에 5천명의 병력을 철수시키고 내년까지 12개월 안에 총 3만 명의 군대를 귀국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또 일부에서는 올해 말까지 1만5천명을 우선 철군하고 내년 말까지 추가로 다시 1만5천명을 철군하는 방안도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방부는 올해 말까지 5천명 이상의 미군이 철수해서는 곤란하며 내년 가을 이후에도 적어도 2만 명은 아프간에 남아 있어야 기본적인 전투가 가능하다는 입장입니다.

문) 그렇군요. 다음 소식으로 넘어가 보죠. 직장내 성차별 문제로 무려 10년간 법정 투쟁을 벌였던 월마트 소송에 대해 대법원이 기각 판결을 내렸군요?

답) 그렇습니다. 직장 내에서 임금 격차 등 성차별을 받았다는 여성 근로자들의 집단 소송이 결국 좌절되고 말았습니다. 미 연방대법원은 20일 세계적인 대형 유통 매장인 월마트의 여직원들이 제기한 성차별 집단소송 신청을 기각했습니다. 이번 소송은 지난 2001년 월마트 매장에 근무하던 여성 직원 6명이 같은 직종의 남성들보다 임금이 적고 승진기회도 평등하지 않다며 회사를 상대로 제기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월마트 미국 내 3400 개 매점에 근무하는 150만 여직원들의 큰 기대를 모았던 소송사건이었습니다.

문) 대법원 재판부의 기각 이유, 무엇입니까?

답) 네. 관건은 집단 소송할 만한 사유가 되느냐 하는 것이었는데요. 지난 2007년의 경우도 예심과 하급법원에서 모두 패소했었지만 지난해 4월 미 연방 항소법원은 집단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판결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연방 대법원은 결정적으로 집단 소송의 요건에 합당하지 않다고 본 것인데요. 같은 월마트에 근무하는 여직원들이라 하더라도 다양한 직종에 종사하고 있어 일률적으로 같은 차별을 받았다고 볼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결국 서로 하는 일이 다르고, 배경도 달라 공통점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 기각의 이유입니다.

문) 그렇다면 개별적으로 소송을 진행할 수 밖에 없게 됐는데, 이 역시 쉽지 않겠군요.

답) 그렇습니다. 집단소송으로 진행하면 근로자들이 유리하게 법적 분쟁을 이끌어 갈 수도 있겠지만, 월마트와 같은 대형 업체를 대상으로 개인이 소송하는 것은 쉽지도 않을뿐더러 막대한 비용을 감당하기도 어려울 것입니다.

문) 사실 이번 월마트 소송은 다른 대형 업체들의 연쇄 집단 소송을 불러올 수도 있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모으지 않았습니까?

답) 맞습니다. 노동계가 주목한 이유가 바로 그 점 때문인데요. 사실 월마트뿐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나 제너럴 일렉트릭 등 다른 대형 업체들에도 성차별 등 근로조건과 관련한 집단 소송이 줄을 잇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번 대법원의 결정은 노동계에 찬물을 끼얹는 상황이 되고 말았는데요. 반면 대기업체들은 안도의 숨을 내쉬며 소송에 대한 부담감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습니다.

문) 미국 대법원의 주요 판결 가운데 또 다른 사안이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주 정부들의 환경 규제 요구가 부당하다는 결정이죠?

답) 네. 그동안 캘리포니아주와 코네티컷주 등 미국내 6개 주가 지역 내 대형 전력회사들을 대상으로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을 요구하는 소송을 진행했는데요. 미국 대법원이 20일 결국 전력회사들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대법원은 이날 판결에서 온실가스 배출 규제는 청정대기법에 따라 미 연방 환경보호청(EPA)의 고유 권한임을 재확인했습니다.

문) 이번 소송도 꽤 많은 시간을 끌어 온 것 같은데 그 동안의 진행 과정도 소개해 주시죠.

답) 네. 이 소송은 지난 2004년 5개 전력회사들이 지구온난화를 야기해 공해를 일으키고 있다며 이들을 상대로, 캘리포니아와 코네티컷, 아이오와, 뉴욕, 로드아일랜드, 버몬트 등 6개의 주정부가 환경보호단체들과 함께 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전력회사들의 배출 가스로 지구 온난화가 야기돼 결국 주민들이 피해를 받는다는 이유였는데요. 당시 원고 측은 연방판사가 개입해 해당 전력회사들에 대해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을 명령할 것을 요구해 왔습니다.

문) 다음 소식 살펴보죠. 그랜드캐년은 미국 내에서도 가장 유명한 관광지 가운데 한 곳인데, 이곳은 사실 유명한 우라늄 광산지역이기도 하죠?

답) 네. 미 서부의 거대한 협곡 그랜드캐년은 1년 내내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몰려드는 관광객들로 붐비는 곳인데요. 장구한 세월의 물줄기가 깎아 만든 거대한 협곡은 신이 빚은 조각품이라고 할 정도로 빼어난 자연 경관을 자랑하는 곳입니다. 그런데 이 곳은 현대 에너지 산업의 보고인 막대한 우라늄이 매장된 곳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이곳 4천여 제곱킬로미터의 우라늄 광산 지대에는 3천450여개의 광산 업체들이 성행하고 있습니다.

문) 그런데 오바마 행정부가 이번에 이들 광산 업체들의 사업을 일시 중단하는 규제안을 발표할 것이라는데, 환경 보호 때문인가요?

답) 맞습니다. 광산업이라는 것이 암석은 파괴하고 땅을 파내는 작업이기 때문에 자연 경관을 헤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요. 그 아래를 유유히 흐르는 주민들의 젖줄과도 같은 콜로라도 강과 그 지류 하천들을 일시에 오염시키는 주범이 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오바마 행정부는 향후 20년간 광산업을 중지 시키는 규제안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지금까지 ‘워싱턴 24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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