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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우주기반 적외선시스템’ 다음달 작동


미군이 우주에서 탄도미사일의 열적외선을 감지하는 차세대 정찰위성을 다음 달 지구궤도 위에 올려놓을 계획입니다. 북한 등의 탄도미사일 위협을 수백 마일 상공에서도 탐지하겠다는 건데요. 백성원 기자와 함께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제 구축 현황을 알아 보겠습니다.

문) 백성원 기자. (네) 이게 그러니까 차세대 조기경보 위성으로 분류되는 거죠?

답) 예. 정확한 이름은 ‘우주기반 적외선시스템’인데요. 미국에선 ‘시비어스 (SBIRS)’라고 부릅니다. 다음 달 6일 발사될 계획이구요. 차세대로 분류되는 이유는 DSP 위성이라고 하는 기존의 조기경보 위성시스템을 대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문) 둘 다 위성인데 어떤 차이가 있는 건가요?

답) 우선 DSP는 미 국방부가 벌써 30년째 운영 중인 프로그램인데요. 고도 3만6천 킬로미터의 정지궤도에서 적외선 탐지기로 지상을 감시하는 위성입니다. 적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 열이 발생하지 않겠습니까? 바로 그 고열의 배기화염을 탐지하는 기능을 해 온 겁니다.

문) 그럼 이번에 쏘아 올리는 ‘우주기반 적외선시스템’은 어떻습니까?

답) 많이 발전된 형태죠. ‘시비어스’라고 하는 새 체제는 지구 저궤도상의 소형 위성 외에 정지궤도 같은 높은 궤도상에 대형 위성을 배치하는 건데요. 거기서 내려다 보면서 적외선 센서를 이용해 적의 탄도미사일을 탐지하고 추적하는 겁니다. 여기 사용되는 적외선 감지기는 예전 보다 훨씬 빨리 미사일 발사를 탐지할 수 있구요, 더 많은 정보를 지상기지에 보낼 수 있게 됩니다.

문) 우주기반 적외선시스템, 이제 발사까지 3주 가량 남은 건데 그 동안 개발이 참 지지부진했다지요.

답) 첫 계획이 1995년 이뤄진 거니까 상당히 오래 걸렸죠? 워낙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데다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기 때문에 중간에 폐기될 위기에 처하기도 했습니다. 이제 이 방식이 도입되면 미국 미사일 방어체제에 획기적인 진전이 이뤄지게 되는 겁니다.

문)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제, 최근에 미 의회가 새 회계연도 예산을 짜면서 더 자주 입에 오르내리고 있는데요. 상당히 복잡해 보이거든요. 어떤 전략으로 이해하면 되겠습니까?

답) 간단히 얘기해서 적국이 미국 본토를 향해 발사한 미사일을 공중에서 요격해 파괴하겠다는 방어전략입니다. 여기서 적국으로 자주 거론되는 나라가 북한과 이란이구요. 미국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개발을 특히 위협적으로 보고 있는데요. 북한이 앞으로 5년 내에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갖추게 될 것이다, 그런 경고가 미군 측에서 계속해서 나오고 있습니다.

문) 아무리 그래도 공중에서 날아오는 미사일을 또 다른 미사일로 요격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 않습니까?

답) 언뜻 상상이 잘 안 가죠? 어쨌든 미사일 방어체제 구성 방식은 이렇습니다. 자, 적군이 미사일을 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그 뒤에 세 단계 과정이 따르는데요. 우선 정찰위성과 레이더를 통해서 탄도미사일 발사를 감지합니다 미사일이 아직 대기권에 진입하기 전이 되는 거죠. 그 때 적국 가까이 접근한 이지스 함에서 SM3 미사일, 그러니까 해상배치 요격미사일을 발사하는 겁니다.

문) 그게 1차 요격인 셈인데, 실패할 경우는요?

답) 그럼 급해지는 겁니다. 탄도미사일이 대기권을 벗어난 뒤일 테니까요. 그 뒤엔 고고도방어체계 미사일을 이용한 2차 요격에 들어가게 됩니다. 만약 이마저 실패한다, 그럼 미사일은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와서 다시 대기권 내로 진입하지 않겠습니까? 이 때 한 번 더 기회가 있습니다. 미국 영토 내에 있는 패트리엇 방공미사일로 요격하는 단계가 남은 겁니다.

문) 앞서 설명한 우주기반 적외선시스템이 이 미사일의 궤도를 계속 추적하게 되겠군요. (그렇습니다) 계획대로라면 적의 탄도미사일이 무력화되겠지만, 정말 그렇게 될까요? 변수가 많지 않겠습니까?

답) 사실 그렇습니다. 대륙간 탄도미사일 제조 기술을 갖고 있을 정도면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제를 빠져나갈 수단도 얼마든지 개발할 수 있다는 게 문젭니다. 가령 미사일 안에 풍선 형태의 레이더 탐지 방해용 물체를 함께 넣어서 발사시키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러면 공중에서 이 풍선들이 여러 개 펴지면서 계속 날아가는데, 탄두는 이 풍선들 중 한 개에 숨어 있습니다. 풍선이 워낙 여러 개인데다 똑 같은 속도로 추진되고, 또 열까지 발산하기 때문에 정찰위성이 잡아내기 힘듭니다.

문) 어떤 게 진짜 미사일 탄두인지 알 수 없겠군요. 풍선을 일일이 쏴서 떨어뜨릴 수도 없고.

답) 아주 난감해지는 겁니다.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제를 뚫을 수 있는 방법은 또 있습니다. 미사일 한 대에 탄두가 꼭 한 개일 필요가 없다는 겁니다. 작은 탄두를 여러 발 장착해서 공중에서 흩어지게 할 수 있습니다. 이 탄두간 거리가 15 마일이 넘습니다. 자, 넓게 퍼져서 공격해 오는 여러 개의 소형 탄두를 요격미사일로 다 잡아낼 수 있겠습니까? 상당히 어려울 거라는 관측이 많습니다.

진행자: 예.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제가 기술적으로 그 동안 많은 진전을 이뤄 왔지만 한계는 여전하군요. 지금까지 백성원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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