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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석유산업 담당 기관 이원화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멕시코만 석유 시추시설 폭발 사고를 계기로 정부 조직을 개편하기로 했습니다. 내무부 광물관리청의 업무 가운데 석유회사들을 관리감독하고 안전 조치를 강화하는 임무를 따로 떼내서 별도의 전담기관을 둘 계획입니다. 김연호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 멕시코만 석유 유출 사고의 여파가 연방 정부 조직에까지 미치고 있군요.

답) 그렇습니다. 사고의 원인과 책임을 밝혀내기 위한 의회 청문회가 열렸고 연방 정부도 자체 조사를 진행 중입니다. 정확한 원인과 책임소재를 가리는 데는 앞으로 시간이 더 필요하겠지만, 그동안 계속 지적돼온 문제부터 우선 풀어나가겠다는 게 오바마 행정부의 입장입니다.

) 그동안 어떤 문제가 지적돼왔습니까?

답) 연방 내무부 안에 석유와 천연가스 시추 업무를 총괄하는 광물관리청이라는 기관이 있는데요, 이 기관이 서로 상충되는 두 가지 역할을 동시에 맡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 어떤 역할들이 서로 상충된다는 겁니까?

답) 일종의 세금 징수와 관리감독 역할이 상충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석유회사들이 연방정부 소유의 연안지역에서 시추 사업을 할 경우 광물관리청에 임대료를 내야 합니다. 1년에 1백 40억 달러 가까운 임대료 수입이 걷히고 있는데 광물관리청 안에 이 업무만 따로 맡고 있는 조직이 있습니다.

) 임대료 수입 규모가 엄청나군요.

답) 네, 세금 징수기관인 국세청 다음으로 많은 연방 수입을 거두고 있습니다. 광물관리청이 맡고 있는 또 다른 중요한 업무가 바로 석유 시추 관리 감독입니다. 연방정부 소유의 연안지역에서 진행되는 석유 시추와 생산이 환경과 안전 기준에 맞도록 관리감독하는 역할입니다.

) 그러니까 석유회사들로부터 임대료를 받으면서 동시에 관리감독까지 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거군요.

답) 그렇습니다. 환경과 안전 기준에 맞지 않으면 사업 승인을 내주지 않거나 중간에 승인을 취소해야 하는데, 그러면 임대료 수입에 막대한 타격이 생기겠죠. 그래서 석유회사들의 사업승인 신청이 들어오면 광물관리청이 서둘러 허가를 내주고, 규제사항들도 석유회사들의 편의에 맞게 바꿔주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 실제로 그런 일들이 있었습니까?

답) 지난 몇 년 사이 물의를 일으킨 사건들이 있었습니다. 2008년에는 광물관리청이 석유회사들에 부적절하게 편의를 봐주는 형태로 광구 임대계약을 맺은 사실이 내무부 자체 감사에서 드러났습니다. 또 콜로라도 주 덴버의 광물관리청 직원들이 석유회사들로부터 접대와 선물을 받은 사실도 지적됐습니다.

) 석유 시추 사업의 관리감독도 중요한데, 여기에는 문제가 없었습니까?

답) 이 문제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습니다. 이번 석유 유출 사고가 발생한 지역 인근에 있는 루이지애나 주 남부에서 지난 11일 광물관리청과 해안경비대가 공동으로 청문회를 주최했습니다. 사고 원인을 밝히기 위한 청문회였는데요, 광물관리청 소속의 기술담당관의 증언에서 관리감독의 허점이 드러났습니다.

) 어떤 허점이었습니까?

답) 석유 시추시설이 폭파하기 직전까지 광물관리청이 이 시설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파악하지 못한 겁니다. 석유회사들은 이런 사고에 대비해서 시추관을 차단, 봉인하는 장치를 설치한 뒤 광물관리청의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정작 이 업무를 맡은 광물관리청의 기술담당관은 이런 규제사항이 있는지 전혀 몰랐다고 증언했습니다. 석유회사에 사업 승인을 내줄 때 유출사고 대비장치를 요구하지 않은 건 당연하겠죠.

) 광물관리청의 조직과 운영에 문제가 있는 것을 부인할 수 없겠군요. 미국 정부는 어떤 대책을 내놓고 있습니까?

답) 석유회사들을 관리감독하고 안전 조치를 강화하는 임무를 따로 떼내서 별도의 전담기관을 둘 계획입니다. 켄 살라자르 내무장관이 직접 이 같은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임대료 수입 징수와 관리감독, 상충되는 이 두 역할을 한 기관에 모두 맡기지 않겠다는 겁니다. 내무부는 사업심사 기간도 현행 30일에서 90일로 대폭 늘리겠다고 밝혔습니다.

) 조직 개편으로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까요?

답) 구체적인 조직 개편 일정이 아직 안 나왔기 때문에 조직 개편의 효과를 논하기는 아직 이른 감이 있습니다. 새로 생기는 감독기관이 어떤 권한을 행사할 것인지도 관건인데요, 환경과 안전 기준에 미달하는 석유 시추사업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승인을 거부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일부 비판론자들은 새 감독기관을 내무부 산하에 두지 말고 독립기관으로 만들어야 석유회사들과의 유착관계를 확실히 끊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멕시코만 석유 시추 시설 폭발 사고를 계기로 정부 조직을 개편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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