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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베이비붐 세대, 힘겨운 노년기 맞아


산책을 하는 미국 은퇴 부부 (자료사진)

산책을 하는 미국 은퇴 부부 (자료사진)

미국에서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직후 태어난 이른바 베이비붐 세대가 힘든 노년기를 맞고 있습니다. 다른 어느 세대보다 풍요와 자유를 누리며 성장했지만 인생 후반기에 들어 수심이 가득해 보이는데요. 오늘은 미국의 베이비붐 세대가 처한 현실과 고민을 짚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문) 요즘 미국에서 베이비붐 세대가 새롭게 주목 받고 있는 것 같죠? 갑작스런 관심은 아닐테고 어떤 이유가 있나요?

답) 그 이유를 말씀드리기 전에 진행자께선 미국의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공통점이 뭔지 아십니까?

문) 두 사람 다 전 대통령이라는 점, 왠지 너무 당연해서 답이 아닐 것 같은데요.

답) 물론 둘 다 대통령을 지내긴 했지만요, 또 다른 공통점이 있습니다. (뭔가요?) 둘이 동갑입니다. (그런가요?) 예. 두 사람 모두 1946년생이거든요. 올해 64살 동갑내기죠.

문) 그게 베이비붐 세대와 어떤 관계가 있죠?

답) 바로 두 사람의 전직 대통령들처럼 미국에선 1946년 태어난 사람들부터 이 베이비붐 세대에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정확히 얘기하면 1946년 1월1일 태어난 사람들부터 베이비붐 세대로 간주합니다. 그 마지막 세대로는 1964년 출생자들까지 포함시키구요. 그러니까 그 기간에 태어난 7천7백만 명의 미국인들을 가리켜 베이비붐 세대라고 부르는 거죠.

문) 이들이 최근 새롭게 관심받고 있는 이유에 대해선 아직 답을 못 들은 것 같네요.

답) 정답은요, 이 베이비붐 1세대, 그러니까 1946년생들이 바로 내년이면 65살이 되기 때문입니다. 미국에서 65살이라고 하면 그 의미가 적지 않습니다. 노년층을 대상으로 연방정부에서 관리하는 건강보험 프로그램, 메디케어가 적용되기 시작하는 나이가 바로 65살이거든요. 결국 베이비붐 세대가 내년이면 공식적으로 노년기에 접어든다는 의미가 있는 겁니다. 최근 이 세대를 새삼 조명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구요.

문) 그렇군요. 그런데 사정을 들여다 보니까 그들이 처한 현실이 그리 밝아 보이진 않는다는 거죠?

답) 예. 쓸쓸한 노년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 원인은 베이비붐 세대가 갖고 있는 가장 큰 특징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바로 그 숫자가 많다는 겁니다. 베이비붐이라는 용어 자체가 전쟁이나 사회혼란 뒤에 찾아오는 출산율 증가를 말하거든요. 미국도 예외가 아닙니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20년 가까이 출생률이 크게 증가했으니까요. 그런데 그 최대 인구집단이 무더기로 은퇴할 때를 맞으면서 역풍을 맞고 있는 겁니다.

문) 어떤 어려움을 겪는 건가요?

답) 대표적인 게 사회보장제도가 베이비붐 세대의 규모와 요구를 충족시키기에 역부족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60살이 훌쩍 넘어서까지 어떻게든 돈을 벌어야 하는데 최근 상황이 어떻습니까? 그렇지 않아도 직장에서 퇴출되기 시작하는데 10% 가까이 되는 실업률에 막혀 재취업도 어려운 실정입니다. 게다가 어렵게 장만한 집과 저축해 둔 돈 가치는 이전만 못합니다. 보건 관련 비용과 에너지 비용도 대폭 올랐구요. 그러니 이래저래 힘겨운 65살 생일을 맞을 수밖에 없는 형편입니다.

문) 당장 은퇴하면 뭘 먹고 사나, 의료비는 어떻게 감당하나, 그런 고민을 짊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겠군요.

답) 바로 그렇습니다. 그건 1세대인 1946년생 뿐아니라 그 이후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가 공통으로 짊어진 짐이기도 합니다. 관련 통계가 자주 소개되는데요. 미국의 비영리기관인 근로자연금연구소가 올해 내놓은 보고서를 봐도 ‘전반기 베이비붐 세대’, 그러니까 56살에서 62살 인구의 47%가 노후자금이 없어서 은퇴가 무섭다고 털어놓고 있습니다. 은퇴 후에 기본적인 경비와 비보험 의료비를 감당할만한 돈이 부족할 것이라는 겁니다.

문) 상대적으로 젊은 베이비붐 세대, 그러니까 55살 이하 세대 상황은 어떤가요?

답)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46살에서 55살 사이 ‘후반기 베이비붐 세대’는 44%가 은퇴 후 자금이 모자랄 것으로 보고 있으니까요. 특히 최근 금융 위기를 겪으면서 이들의 자산가치가 당연히 크게 떨어졌겠죠? 자, 그 다음이 문제입니다. 7천7백만 명에 달하는 이 베이비붐 세대가 갑자기 지갑을 닫고 있으니까요.

문) 결국 베이비붐 세대의 어려운 현실이 미국 경제에까지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얘기로 들리네요.

답) 맞습니다. 이들 세대의 소비 지출 감소가 미국 경제 회복에도 타격을 준다는 분석으로 이어지니까요. 또 향후 미국 경제를 위협하는 중요한 요인으로도 지목되고 있습니다. 오죽하면 미국의 금융위기가 베이비붐 세대의 퇴장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까지 나오겠습니까? 잠재성장률과 부동산 가격하락, 주식시장 정체로 이어진다고 하니까 그 여파가 엄청나다는 얘깁니다.

문) 베이비붐 세대의 집단 퇴장은 결국 해당 개인, 가족 뿐아니라 경제, 사회의 위기를 의미한다는 얘기군요?

답) 그런 셈입니다. 하지만 다시 베이비붐 세대 자신을 돌아봐도 예전 모습을 찾기 힘들어졌습니다. 이들은 수적 우세로 취학연령이 됐을 때는 학교시설을, 취업연령이 됐을 때는 취업시장을, 그리고 장년이 돼선 주택시장을 장악했었습니다. 적극적 투표 행위로 정치적 영향력도 막강했구요. 그리고 무엇보다 한때는 나이를 먹어도 늙지 않는 영원한 젊음과 새로운 문화를 상징했던 세대 아닙니까? 그런데 서서히 퇴장하는 이들의 어깨가 지금 너무나 무거워 보입니다.

황혼기에 접어든 베이비붐 세대의 명암을 짚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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