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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부 보고서 '북한 성분 차별 심각'


북한에 대한 올해 국무부 보고서의 자세한 내용을 김영권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문) 우선 올해 보고서 특징. 어떻게 볼 수 있을까요?

답) 북한의 3대 세습과 주민의 권리를 연계해 지적한 것이 두드러진 특징입니다. 또 북한의 헌법 조항과는 첨예하게 다른 인권 유린 상황을 분야별로 비교한 것, 그리고 성분 차별에 기초해 모든 개개인이 누려야 할 기본적인 권리를 일부 엘리트 계층만 누리고 있는 현실을 역시 분야별로 자세히 지적했습니다.

문) 3대 세습에 관해서는 어떻게 진단한 겁니까?

답) 북한은 김 씨 일가가 60년 이상 통치하는 권위주의 국가라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김정은의 권력 승계를 언급하면서 북한 주민들은 정부를 교체할 권리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북한이 비준한 시민적,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협약(ICCPR)에 위배된다는 것이죠. 게다가 선거는 자유롭지도 공정하지도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문) 정부를 교체할 권리가 주민에게 없다는 내용은 지난 해 보고서 내용과 비슷한 것 같군요.

답) 그렇습니다. 지난 보고서와 비교하면 북한의 인권 상황에 개선이 거의 없었다는 말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내용이 일부 추가 사례들만 제외하고 거의 지난 해 보고서와 일치하기 때문입니다. “북한 등 일부 나라들은 아랍과 버마와 같은 변화가 없었다”고 지적한 마이클 포즈너 국무부 차관보의 지적은 이런 배경을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문) 성분 차별을 분야별로 요약한 것도 눈에 띄는군요?

답) 네, 보고서는 여러 차례 성분에 따른 차별 사례들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정권에 대한 충성도에 따라 고용과 고등교육, 거주지, 의료시설, 특정 상점에 대한 접근권, 심지어 결혼 조건까지 성분에 따라 결정된다는 겁니다. 특히 한 사람이 피의자로 지목되면 어린이 등 온 가족이 수감되는 연좌제 문제를 지적하면서 길게는 3대에 걸쳐 연좌제 처벌이 진행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문) 성분 차별에 대해 어떤 사례들을 지적한 겁니까?

답) 사회 전반에 차별이 존재한다는 겁니다. 가령 외부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자유의 경우 일부 엘리트 특권층만이 위성 텔레비전을 수신하고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특권이 있다는 거죠. 이동의 자유 역시 극소수 엘리트 계층만 나라 안팎의 여행이 자유롭고 자가용 보유도 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게다가 평양은 식량 배급과 주택, 보건, 주거 환경이 다른 지역보다 월등하며, 일반 주민이 평양에 들어갈 때는 엄격한 통제를 받는다고 지적했습니다.

문) 고위 엘리트 계층과 일반 주민들이 누리는 인권의 정도가 다르다는 지적이군요.

답) 그렇습니다. 보고서는 북한 정권이 다방면에서 주민의 생활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주민들은 표현, 언론, 집회, 결사, 종교의 자유가 없고, 사법외적인 처형과 실종, 임의적 구금, 정치범 체포와 관리소 문제, 생명을 위협하는 가혹한 수용소 상황, 노동권 유린 등 북한 당국의 인권 유린이 광범위하고 심각하게 자행되고 있다는 겁니다.

문) 앞서 보고서가 북한의 헌법 조항들을 강조했다고 했는데, 어떻게 언급한 겁니까?

답) 헌법에는 주민의 인권을 보장하는 다양한 조항들이 있는데,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북한 헌법은 고문이나 비인간적 대우를 금지하고 있지만 실상은 거의 무시되고 있다는 겁니다. 이 밖에 임의적 체포와 구금, 재판소의 독립성, 사법절차, 여성과 어린이들에 대한 보호, 하루 8시간의 노동보장 등도 헌법으로 보호하고 있지만 역시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법치주의가 실현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죠.

문) 그럼 지난 해 보고서와 다른 사례들, 추가된 내용들은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답) 화폐개혁 실패에 대한 책임으로 2010년 처형된 것으로 알려진 박남기 전 노동당 계획재정부장과 ‘통영의 딸’ 운동으로 국제사회에 널리 알려진 신숙자 씨에 관한 언급이 있습니다. 박남기의 경우 한국 민간단체의 보고를 인용했는데요. 38명에 달하는 박남기의 가족과 친척들이 강제 수용소로 보내져 질병과 영양실조, 자살로 숨졌다고 전했습니다. 신숙자 씨 역시 민간단체의 보고를 인용해 정치범 관리소의 문제들을 지적하며 언급했습니다. 남편인 오길남 박사의 탈출 때문에 요덕관리소에 수감됐다는 겁니다. 박남기와 신숙자 씨의 사례가 모두 연좌제의 대표적인 예라는 겁니다.

문) 올 초부터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고 있는 탈북자 문제는 어떻게 언급했는지 궁금하군요. 끝으로 간단히 정리해 주시죠.

답) 여전히 중국에서 강제북송된 탈북자들이 적접한 사법절차 없이 체포돼 가혹한 처벌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국경지역의 보안강화 등으로 도강자와 중국 내 탈북자 규모가 감소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민간단체를 인용해 김정은이 도강자들에 대해 더 강력한 처벌을 명령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들의 가족 300 가정이 지난해 4월 회령에서 함경남도로 강제 이주됐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미 국무부가 어제(24일) 발표한 연례 인권보고서의 북한 부문을 살펴봤습니다. 김영권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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