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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24시] 미국인들 국가의 경제에 어두운 전망


미국의 주요 소식을 알아보는 ‘워싱턴 24시’입니다. 미국에 오늘 어떤 일이 일어 났는지 백성원 기자와 함께 알아 보겠습니다.

문) 안녕하십니까? 우선 미국인들이 미국의 현주소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에 대한 보도가 눈에 띄는데요. 썩 긍정적이지는 않아 보이네요.

답) 예. 뭔가 잘못되고 있는 게 아니냐, 좀 불안하다, 그런 인식들이 참 많아 보입니다. 미국의 뉴욕타임스와 CBS 뉴스가 어제 (21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인데요. 응답자의 70%가 미국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문) 10명 중 7명이 미국의 앞날을 어둡게 전망한 건데요. 아무래도 경제에 대한 불만이 가장 크지 않을까 싶은데, 어떻습니까?

답) 역시 그렇습니다. 국민들에겐 가장 피부에 와 닿는 게 경제 문제 아니겠습니까? 바로 이 경제상황이 오바마 대통령 취임 당시보다 악화되고 있다, 미국인들의 민심은 이렇다는 사실이 이번 여론조사를 통해 다시 한번 확인된 겁니다. 응답자의 39%가 국내 경제를 상당히 어둡게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문) 이런 통계는 추세가 중요하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경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계속 증가하고 있는 건가요?

답) 바로 그렇습니다. 바로 직전 여론 조사 때만 해도 경제에 대해 어두운 전망을 하는 응답자가 26% 수준이었거든요. 한 달 만에 13%나 훌쩍 뛴 겁니다. 반면에 경제가 좋아지고 있다는 의견은 3%가 줄어서 23%까지 떨어졌습니다.

문) 경제에 대한 국민들의 이런 인식은 또 바로 대통령에 대한 지지 여부로 이어지는데 말이죠.

답) 예. 그래서 그런지 대통령에 대한 시선도 곱지 않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경제 정책들에 대해 응답자의 57%가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으니까요. 대통령의 업무수행 지지율만 놓고 보면 지지가 46%, 지지하지 않는다가 45%로 팽팽합니다. 물론 의회도 예외가 아닙니다. 75% 응답자가 의회 행태도 마음에 안 든다, 그런 반응을 보였습니다.

문) 경제가 지금 화두입니다만, 좀 더 들여다보면 엄청나게 불어난 재정적자, 이걸 어떻게 할 것인가를 놓고 참 말들이 많은 것 같아요.

답) 예. 관련 정책들이 세금, 일자리 문제로 직결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이번 여론 조사에서도 이에 대한 관심, 우려가 반영이 됐는데요. 당장 적자를 줄이는 쪽으로 몰아붙이면 어떻게 되겠는가를 놓고 한 쪽에서는 새 일자리가 생길 것이다, 다른 한 쪽에서는 아니다, 오히려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다, 팽팽히 맞섰습니다. 양쪽 의견이 똑같이 29%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예. 이번 여론 조사, 미국 정치인들이나 국민들의 여러 가지 고민, 특히 경제 문제에 대한 부담을 여기 저기서 엿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문) 경제 문제에 대한 미국인들의 불만이 대통령에게로 향하고 있다는 소식, 앞서 전해드렸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에 대한 직접적인 시위도 벌어졌었네요.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건가요?

답) 관점이 조금 다릅니다. 시위는 미 서부 캘리포니아주의 로스엔젤레스 시에서 벌어졌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자신의 연방예산 적자 감축안을 홍보하고 재선자금 마련을 위해 바로 어제 (21일) 다녀갔던 곳입니다. 시위에 나선 사람들은 대부분 중남미계 이민자들이었는데요. 한 2백 명 정도가 거리로 나섰습니다. 대통령 선거 때 내세웠던 약속들을 지켜라, 여기 저기서 이런 구호가 터져 나왔습니다.

문) 공약을 이행하라는 약속인데 좀 더 구체적으로 어떤 요구를 하고 있는 건가요?

답) 시위대의 목소리를 잘 들어보면 그 안에 해답이 있습니다. 변화의 약속은 어디 갔는가, 전쟁이 아니라 주택과 보건을 위한 돈이 필요하다, 이런 불만의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중남미계 주민들이 시위에 나선 만큼 이민법 개정에 대한 촉구도 빠지지 않았는데요. ‘드림 액트’라고 불리는 이민법을 빨리 통과시키라는 내용입니다.

문) ‘드림 액트’, 조금 설명이 필요하죠?

답) 예. 15살 이전에 미국에 와 5년 이상 거주하면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2년 이상 대학을 다니거나 군 복무를 한 이민자들에게 합법적 체류 신분을 부여하는 내용이 골자입니다. 시위대는 오바마가 대선 당시 이 부분을 상당히 장미 빛으로 제시했다는 겁니다. 그런데 적어도 지금까지는 그 결과가 상당히 실망스럽다고 보고 있는 겁니다.

문) 예. 오바마 대통령, 한쪽에서는 박수를 받으면서, 또 다른 쪽에서는 이렇게 시위대의 야유를 받으면서 캘리포니아 방문을 마쳤는데 곧바로 네바다 주로 이동했더군요.

답) 예. 이 곳에서는 대통령이 휘발유 가격을 내리겠다고 팔을 걷어붙였습니다. 휘발유 값을 높이는 석유시장에서의 사기와 시세 조작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서 법무장관이 지금 팀을 구성하고 있다, 이게 구체적인 해법으로 소개됐습니다.

문) 그 내용은 에릭 홀더 법무장관도 좀 내비쳤던 걸로 기억되는 데요.

답) 예. 따라서 처음 나온 내용은 아닙니다. 홀더 장관이 시장의 가격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는 말을 이미 했으니까요. 소비자들이 불법 행위로 인해 더 비싼 가격을 지불하지 않도록 하겠다, 이런 얘길 하면서 어떤 범죄 행위도 철저히 감시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습니다.

문) 그래요. 요즘 차에 기름을 넣기 위해 주유소 들를 때 마다 깜짝 깜짝 놀라게 되는데요. 휘발유 값이 하루가 다르게 오르고 있어요?

답) 예. 2008년 7월 갤런 당 4달러 5센트까지 치솟았다가 지난 해 12월 2달러 아래로 떨어졌었거든요. 그런데 지난 20일에는 비교적 싼 주요소의 가격이 갤런당 3달러 84센트까지 다시 급등한 겁니다. 유가 상승이야 말로 유권자들에겐 체감지수가 높은 분야여서요. 이걸 방치한다는 인상을 주는 건 정치인들에게 위험스런 일입니다. 미국의 단위인 갤런 은 한국식으로 치면 3.785 리터에 해당됩니다.

진행자) 내년 재선을 노리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큰 부담이 될 수 있겠죠? 오바마 대통령의 미 서부 순방 소식까지 알아 봤습니다.

문) 북한에서 요즘 손전화 사용하는 분들이 아주 많이 늘었다고 하는데, 여기에 인터넷 기능까지 강화한 스마트폰이 요즘 전 세계적으로 대세 아닙니까? (그렇죠) 그런데 이게 편리하기만 한 기기가 아닌가 보네요. 이용자들의 위치 추적까지 된다면서요?

답) 예. 미국 애플이 내놓은 아이폰, 아이패드 등이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데요. 이걸 쓰는 사람들은 자신이 어디 어디를 왔다 갔다 했는지 위치정보가 고스란히 저장된다는 주장입니다. 물론 사용자가 전혀 모르게 말입니다.

문) 아이폰과 아이패드 사용자들의 이동궤적을 손금 보듯이 내려다 볼 수 있다는 건데, 자칫 악용될 소지도 있어 보이는 군요.

답) 그래서 지금 이 문제가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아이폰 사용자가 지금까지 이동한 기록들이 고스란히 지도에 나타날 수 있으니까요. 말씀하신 대로 자칫 상업적, 혹은 정치적으로 악용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더 놀라운 건 애플이 사용자 몰래 민감한 개인정보 수집 기능을 넣어뒀다는 겁니다. 개인정보 보호를 무엇보다 우선시해야 하는 기업이 말이죠.

문) 몰래 그런 기능을 포함시켰다, 그런데 어떻게 알려졌습니까?

답) 미국의 컴퓨터 기술자 2명이 끈질기게 연구해서 아이폰과 아이패드에서 숨겨진 비밀 파일을 발견했습니다. 지난해 6월 애플이 새 운영체제를 발표하면서 이런 위치 추적 기능을 추가한 것으로 이들은 보고 있습니다. 지금 각국은 이런 의혹에 대해 애플에 해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자신도 모르게 손전화에 그간의 위치정보가 남는다, 많은 아이폰 사용자들이 불쾌해 할 만한 소식이었던 것 같네요.

문) 자, 다시 미국 정치계 소식을 좀 들여다 보죠. 한 연방 상원의원의 사임 소식이 들어와 있네요.

답) 예. 미 상원 네바다주 출신의 공화당 소속인 존 엔사인 의원이 어제 (21일) 사임을 발표했는데요. 5월 3일부로 의원직에서 물러나겠다, 이런 뜻을 자신의 인터넷 웹사이트에 밝혔습니다.

문) 의원직 사임 소식이야 심심치 않게 나오는데, 엔사인 의원의 경우는 더 관심을 끌만한 이유가 있죠?

답) 예. 사임으로 이어진 배경에 좀 떳떳하지 못한 사정이 있기 때문인데요. 엔사인 의원, 지난 해 혼외정사 사실이 알려지면서 큰 파장을 일으켰던 정치인입니다. 상대는 자신의 선거 운동 본부에서 일했던 신시아 햄턴이라는 여성인데요. 유부녀입니다. 더 문제가 된 건 이 여성의 남편이 바로 엔사인 의원 사무실에 근무하던 직원이라는 사실 때문입니다.

문) 그러니까 자신 밑에서 일하던 직원의 부인과 바람을 폈다, 그런 얘기네요

답) 그렇습니다. 엔사인 의원은 혼외정사 사실이 알려진 직후 자신의 인생에서 최악의 일이라고 밝히긴 했습니다만, 당시만 해도 공직을 지킬 것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주변 동료들마저도 등을 돌렸구요. 또 상원 윤리위원회의 조사가 시작되면 자신의 가족과 지역구까지 피해를 입게 되지 않을까 우려해 결국 사임 의사를 밝혔습니다.

문) 다른 일도 아니고 혼외정사 때문에 의원직을 내놓게 됐으니 모양새가 참 안 좋게 됐군요.

답) 그렇죠? 그런데 사건이 여기서 끝난 게 아니구요. 엔사인 의원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여성의 남편이 엔사인 의원 사무실을 떠나 로비스트 직업을 얻은 게 문제가 됐습니다. 이것도 엔사인 의원이 힘을 써서 성사된 거라고 하는데요. 연방법을 보면 의원 보좌관직을 떠난 뒤 1년 이내에는 로비활동을 못하게끔 막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부분에 대한 조사도 현재 진행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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