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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24시] 미 예산안 협상 빨간 불, 정부 폐쇄 상황 시나리오 외


미국 사회의 이모저모를 살펴보는 ‘워싱턴 24시’입니다. 미국의 올해 예산안 통과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7일 밤 늦게까지 진행된 백악관 회동에서도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오지 못했습니다. 8일 마지막 협상이 성사되지 못할 경우 연방 정부의 폐쇄가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이밖에 미국의 유엔 활동과 관련한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 소식, 미국의 에콰도르 대사 추방 조치 등 오늘도 다양한 소식들을 천일교 기자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문) 백악관에서 7일 밤 늦게까지 진행된 대통령과 양당 대표간의 회담이 끝내 결렬됐군요?

답) 맞습니다. 임시 예산안 마지막 시한을 하루 앞둔 7일의 경우 하루 동안 두 차례의 백악관 회동이 있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 소속 헤리 리드 상원 원내 대표, 공화당 소속 존 뵈이너 하원 의장 등은 그러나 마지막 협상까지도 예산 삭감 규모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습니다. 대통령과 양당 대표들은 최근 24시간 내에 3차례, 48시간 내에 총 4차례 만남을 가졌지만 모두 성과 없이 끝났습니다.

문) 연방 정부의 임시 예산안 마감 시한이 8일 자정까지 몇 시간 남지 않았는데, 결국 미국이 연방 정부 폐쇄로 가는 것입니까?

답) 네.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물론 오바마 대통령과 양당 대표들은 8일 현재도 협상에 나서고 있지만 결과를 낙관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7일 밤 회동 직후, 8일 협상에 마지막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들어보시죠.

오바마 대통령은 “8일 오전에는 미국 국민들에게 좋은 소식을 전하고 싶을 뿐”이라며 “예산 삭감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교육과 혁신, 연구 분야 등의 예산은 미국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꼭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전날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확신한다’고 했던 입장에서 대통령도 자신감을 많이 잃은 듯한 모습입니다.

문) 현재도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하셨는데, 어느 정도까지 접근이 이뤄진 겁니까?

답) 사실 며칠 전에 비하면 양당은 많은 접근을 이룬 것이 사실입니다. 헤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8일, 9월까지 남은 예산에서 380억 달러를 삭감하는 데에는 합의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가족 계획이나 인공 유산 지원 등 의료 서비스 분야에서 공화당 측은 예산 지원을 중단하라는 입장인데 이 부분에서 여전히 의견 충돌이 해소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 같은 국가적 위기 상황속에서도 오바마 대통령이 평정을 잃지 않고 신중함과 침착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에 정치 평론가들이 주목하고 있는데요. 한 평론가는 ‘마치 서로 싸우는 아들들을 말리지 못해 난감해 하는 아버지 같은 표정” 이라고 했고, 또다른 평론가는 대통령학의 권위자인 리처드 뉴스타트의 ‘내일을 생각하라’는 조언을 대통령이 잘 수용하고 있는 것 같다고 평하기도 했습니다.

문) 공화당이 제안한 일주일 추가 임시 예산안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답) 네. 7일 오후 공화당이 제안했던 예산안 심의 일주일 추가 연장 임시 예산안은 연방 하원을 무사히 통과했습니다. 그런데 상원에서는 다수당인 민주당이 필요한 것은 일주일이 아니라 오는9월 30일 현 회계연도가 끝날 때까지의 예산이라는 입장을 굳히지 않고 있어 통과 가능성은 거의 희박합니다.

문) 미 연방 정부 폐쇄 상황이 이제 현실로 다가오는 것 같은데 과연 어떤 상황이 벌어지는 것인지 정확한 정보가 필요할 것 같은데요?

답) 우선 업무 중단으로 비상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필수 기관들을 제외하고 일상적인 업무를 담당하는 기관이나 해당 직책의 공무원들은 모두 강제 휴가에 들어간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는 미국내 공무원들뿐 아니라 세계 각지로 파견돼 있는 해외 공관이나 심지어 파병 미군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현재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이 이라크를 방문중인데요. 미군 부대를 방문한 자리에서도 이 문제가 언급됐습니다. 게이츠 장관의 말을 들어보시죠.

게이츠 장관은 장병들에게 “나도 여러분과 같은 젊은 시절에는 돈 들어갈 데가 많다는 것을 잘 안다”며 “봉급 지급이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게이츠 장관은 또 비록 정부 폐쇄 기간 동안 봉급을 받지 못한다 해도 나중에 모두 소급해서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안심시켰습니다.

문) 군인들의 경우 정부가 폐쇄되더라도 당연히 근무를 해야 할 테고요, 다른 기관들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답) 네. 우선 마침 이 시기에 미국에서는 연간 개인 소득세 신고 기간이 마감됩니다. 올해의 경우 오는 18일인데요. 연방정부가 휴무에 들어간다 해도, 납세자들은 시한 내에 반드시 세금보고를 마쳐야 한다고 국세청은 경고하고 있습니다. 또 대부분 해외 국가에서 미국을 방문하는데 필요한 비자 발급 업무도 중단됩니다. 이로 인한 적잖은 혼란이 예상되는데요.

문) 미국도 이제 본격적인 봄철을 맞아 행락객들이 많을 텐데 박물관이나 미술관 등도 문을 닫게 되죠?

답) 그렇습니다. 전국의 연방정부 예산으로 운영되는 박물관과 동물원, 공원 등은 모두 문을 닫습니다. 하지만 긴급 시설 관리 요원들은 계속 근무를 하게 되는 데요. 동물원의 경우 수의사와 먹이 조달 등 필수 공무원들은 정상 출근합니다. 특히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에는 박물관 등 시설이 많지 않습니까? 이중 스미소니언 박물관들의 경우 요즘 같은 봄철, 주말에만 50만명의 방문객들이 찾는다고 합니다. 스미소니언 박물관 린다 토마스 대변인의 말을 들어보시죠.

“박물관과 동물원 등 스미소니언 계열 박물관 직원 대다수가 연방 공무원들이기 때문에 정부가 폐쇄되면 문을 닫을 수 밖에 없다”는 설명입니다. 물론 일을 하게 되는 공무원들도 일단 폐쇄 기간 동안 급여를 포함한 모든 예산 지급은 중단됩니다. 이 기간 근무 분은 나중에 돌려받게 되는 것입니다.

문) 아직 섣부른 전망이 될 수도 있는데 만일 정부 기관이 폐쇄된다면 그 기간이 얼마나 갈까요?

답) 물론 정해진 기간은 없습니다. 정부 폐쇄로까지 가는 건 민주 공화 양당 모두에게 결코 적지 않은 부담인데요. 국민들의 불편과 피해를 의식해 서둘러 합의안이 마련된다면 며칠 만에도 타결될 수 있습니다. 또 합의가 쉽지 않더라도 협상 기간 동안 또 다시 임시 예산안이 나올 가능성도 있습니다. 따라서 비평가들은 정부 폐쇄 조치가 결코 길게 가지는 않을 것이며 폐쇄 기간이 발생하더라도 그 여파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거스 파우처 경제학자의 말을 들어보시죠.

파우처 박사는 “현재 의회에서 해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한 정부가 폐쇄되더라도 미국 사회에 큰 충격이나 혼란은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사회의 특이한 현상으로만 볼 수 있다는 겁니다.

문) 다음 소식 알아보죠. 유엔에서의 미국의 역할, 상당히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을 텐데요. 미 연방하원에서 관련 청문회가 열렸는데 어떤 내용입니까?

답) 네. 7일 미 하원 외교위원회의 청문회에서는 미국의 유엔 활동에 대한 점검이 이뤄졌습니다. 우선 공화당 측은 유엔에 납부하고 있는 미국의 출연금 규모를 삭감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요. 공화당 소속 로스 레티넨 외교위원장의 말을 들어보시죠.

로스 레티넨 위원장은 “미국이 그간 유엔에 많은 출연금을 납부한 이유는 미국의 국익을 위한 것이었다”며 “다른 나라들도 유엔의 활동이 그렇게 필요하다면 그들 역시 비용을 부담하면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니까 미국이 출연금을 줄이더라도 다른 나라들이 문제 삼을 이유는 안 된다는 설명입니다. 현재 미국은 유엔 예산의 22%의 비용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문) 유엔 출연금 삭감 문제가 거론된 것 역시 미국 예산 절감을 위한 방편으로 보여지는데요. 이번 청문회에서 유엔주재 대사의 증언도 있었죠?

답) 네. 수전 라이스 유엔 미국 대사는 이날 청문회에서 공화당과는 상반된 견해를 밝혔는데요. 라이스 유엔 대사의 말을 직접 들어보시죠.

라이스 대사는 “미국이 유엔에 신세를 지게 되면 그리고 “만일 출연금을 줄인다면 유엔에서의 미국의 영향력은 그 만큼 줄어들 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미국은 과거1990년대에도 유엔과의 불편한 관계로 출연금 납부를 거부한 사례가 있습니다. 당시 그로 인해 국제 활동 분야에서 미국의 입지가 좁아졌었다는 지적도 있는데요. 하지만 최근 유엔도 각종 예산 낭비와 부패 의혹에서 자유롭지는 못한 형편입니다.

문) 그렇군요.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에콰도르 정부가 미국 대사를 추방했었는데 미국도 결국 에콰도르 대사 추방으로 맞대응 했군요?

답) 그렇습니다. 위키리크스 라는 폭로 매체의 파문으로 에콰도르 경찰청장과 대통령의 비리 의혹을 제기한 미국 대사가 추방당했었는데요. 미국 정부도 결국 주미 에콰도르 대사를 똑같이 추방했습니다. 미 국무부는 7일 성명을 통해 에콰도르 주재 미국 대사 추방은 변덕스럽고 감정적으로 이뤄진 조치라며 양국 관계 발전에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미국은 그간 에콰도르 외교에도 적잖은 공을 들여 왔지만 불편한 내용의 외교 문건이 폭로되는 바람에 결국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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