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미국 예비선거, 떨고 있는 현역 의원들


미국에서는 오는11월 실시되는 중간선거에 앞서 각당 예비후보를 뽑는 경선에서 현역 중진의원들이 탈락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언론들은 워싱턴의 기성 정치인에 대한 반감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전하고 있는데요. 김영권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 예비선거, 프라이머리(Primary) 라고 하죠. 현역 의원이라도 중간선거의 후보로 무임승차를 할 수 없고 반드시 당내 경선인 예비선거의 관문을 통과해야 하는데요. 먼저 최근 실시된 예비선거 결과부터 살펴볼까요?

답) 지난 18일 미 동부 펜실베이니아 주 등4개 주에서 예비선거가 실시됐습니다. 펜실베니아 주에서는 30년 간 상원의원을 지낸 알렌 스펙터 의원이 민주당 경선에서 해군 장성 출신인 조 세스텍 하원의원에게 졌습니다. 아칸소 주에서는 현역인 민주당의 블랜치 링컨 상원의원이 50%의 지지를 받지 못해 빌 할터 부지사 대행과 결선투표를 치르게 됐습니다.

) 공화당 쪽은 어떻습니까?

답) 켄터키 주에서 공화당 경선이 치러졌는데요. 워싱턴의 주류 정치인들이 지원하던 트레이 그레이슨 주 국무장관이 의사 출신인 랜드 폴 후보에게 무릎을 꿇었습니다. 앞서 지난 8일 실시된 유타 주 경선에서는 3선 의원인 밥 베텟 상원의원이 패했습니다. 그 밖에 여러 주에서 현역 하원의원들 역시 고배를 마셨습니다.

)알렌 스펙터 의원은 워싱턴 정치권에서 영향력이 꽤 높은 정치인으로 알려져 있는데, 떨어지고 말았군요.

답) 네,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강력한 지지를 보냈지만 민주당 유권자들의 마음을 돌리지는 못했습니다. 스펙터 의원은 공화당 소속의 온건파 의원으로 지내다가 당적을 옮겼는데, 많은 민주당 지지자들은 중도 성향의 그를 달갑게 보지 않았다는 겁니다. 이렇게 현역 의원들이 줄줄이 추풍낙엽처럼 본 선거에 명함도 내밀지 못하고 떨어지자, 워싱턴을 지키고 있는 다른 의원들은 노심초사하는 분위깁니다.

) 현역 의원들이 이렇게 당내 예비선거에서 떨어지는 게 일반적인 현상인가요?

답) 그렇지 않습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현역 의원들이 선거에서 유리하기 때문에 떨어지는 확률도 상당히 낮습니다. 하원 통계에 따르면, 현역의원이 재선에 성공하는 경우가 90%가 넘습니다. 웨스트버지니아 주의 로버트 버드 상원의원은 1958년부터 현재까지 반 세기 넘게 한번도 선거에 패배하지 않은 채 의원직을 유지하고 있죠.

) 그럼 올해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얘기인데요. 이유가 뭡니까?

답) 미 언론들과 정치 분석가들은 그 이유를 양극화 현상에서 찾고 있습니다. 의원들은 당 노선이나 강령을 충실히 따라야 한다는 목소리가 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죠. 이 노선을 따르지 않는 의원은 아무리 명성이 높더라도 유권자들의 외면을 받는 현상이 자주 나타나고 있습니다. 초당적인 행보를 보여온 온건파 의원들의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는 겁니다.

) 오바마 행정부 들어 여러 개혁안들에 대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공화당과 민주당의 분위기가 당원들의 표심에도 뚜렷이 반영되고 있다는 얘기로 들리는군요.

답) 그렇습니다. 의료보험 개혁과 이민법 개정 등에서 볼 수 있듯이 유권자들 사이에서도 보수, 진보의 색깔이 더 뚜렷해지는 분위기입니다. 의료보험을 공공보험으로 확대하는 데 반대했던 민주당 의원들, 또 오바마 대통령의 개혁안을 부분적으로 지지했던 공화당 의원들은 재선을 향한 길에 빨간 불이 들어온 것이죠. 특히 공화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요즘 보수 성향의 ‘티 파티’ 운동이 11월 중간선거의 태풍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 티 파티(Tea Party)가 뭔가요?

답) 말 그대로 마시는 Tea, 즉 차를 마시며 모임을 갖는 겁니다. 미국 독립전쟁의 발단이 됐던 보스턴 차 사건에서 유래가 됐는데요. 홍차 등에 세금을 부과한 영국 정부의 조세정책에 항의해 미국인들이 벌인 저항운동이었죠. 이를 보스턴 티 파티라고 하는데, 여기서 명칭을 얻어, 시민들의 자발적인 풀뿌리 운동으로 현재까지 내려오고 있습니다. 보수 성향의 백인 고학력 남성들이 티 파티 운동을 강력히 지지하고 있는데요, 민주당 측에서는 공화당의 티 파티 운동은 과격주의자들이 주도하고 있다며 평가절하 하고 있습니다.

) 어쨌든 민주당과 공화당 지지자 모두 기성 정치인에 대해 반감이 높아지고 있다는 얘기인데,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게 있습니까?

답) 여론조사 역시 유권자들 사이에 현역 정치인들에 대한 불신이 높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USA TODAY’ 신문과 여론조사 기관인 갤럽이 지난 달 공동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응답자의 49 %만이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구 의원을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ABC’ 방송과 ‘워싱턴포스트’ 신문이 실시한 조사에서는 32 %만이 지역구 의원을 지지했고, 57%는 다른 대안을 고려 중이라고 답했습니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최근 실시된 예비선거에서 기성 정치권에 대한 반감으로 인해 현역 의원들이 잇따라 탈락하고 있다는 소식 알아봤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