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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추가 대북 제재 의미와 파장


로버트 아인혼 미 국무부 대 이란. 북한 제재 조정관이 오늘(2일) 밝힌 추가 대북 제재 조치의 밑그림에 대해 ‘대화국면을 염두에 둔 대북 압박’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기보다는 북한에 태도 변화를 압박해 대화의 장에 나오도록 하려는 의도가 짙다는 분석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로버트 아인혼 미 국무부 대 이란.북한 제재 조정관은 2일 대북 추가 제재 조치의 밑그림을 발표했습니다.

밑그림의 요체는 이미 제재가 이뤄지고 있는 대량살상무기 이외 다른 분야에서의 북한 기업 또는 지도층 개인의 각종 불법행위를 차단하겠다는 것입니다.

불법 행위에는 구체적으로 재래식 무기와 사치품 거래, 마약 밀수, 위조지폐, 그리고 국제금융과 은행 시스템상의 기만 행위 등이 포함됐습니다.

이와 함께 불법 행위 주체들의 명단도 곧 공개하고 미국인이나 미국 은행이 관리하는 이들의 재산은 모두 봉쇄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 내 북한 전문가들은 이 같은 추가 제재 방침이 일단 북한에 대해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아인혼 조정관이 북한이 불법 행위로 그동안 수 억 달러를 벌어들여 핵 프로그램 지원 등에 사용했다고 언급한 대목은 북한의 불법 행위에 대해 미국이 구체적 정보를 갖고 있음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한국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장인 백승주 박사입니다.

“미국은 한국의 보수파가 기대하는 수준의 대북 압박은 아니지만 BDA 사건을 통해 얻은 북한의 계좌 등 금융정보를 활용해서 그것을 적절히 공개하면서 북한을 제3국과 함께 또 우방국과 함께 압박하고, 이 압박은 북한에 대해서 상당한 고통으로 작용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번 추가 제재의 성격이 압박 일변도는 아닌 것으로대부분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아인혼 조정관은 2일 오전 한국 외교 당국자들과 만난 직후 가진 약식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도발을 자제하고 비핵화 의지를 보인다면 이에 따른 보상 (인센티브)을 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고려대학교 북한학과 유호열 교수는 이번 추가 제재는 압박보다는 북한의 태도 변화를 강력하게 유도하겠다는 데 우선순위가 있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더 심하고 더 적극적으로 할 수 없는 건 아니지만 이 정도 수준에서 북한이 지금보다는 조금 더 제한을 받는 그런 상황이 오는데 그런 상황을 북한이 6자회담에 진정성을 갖고 나오고 도발을 하지 않는 등의 태도 변화를 보이면 제재보다는 오히려 나중에 보상을 고려할 수 있다는 일종의 메시지죠.”

일부에선 추가 제재의 강도를 정하는 데 있어서 중국과의 현실적 타협이 있었으리라는 관측도 제기됩니다.

북한이 불법 행위를 제3국에서 저질렀을 경우 해당 국가에 외교적 협조 수준에서 대북 제재를 촉구하겠다고 밝힌 대목은 중국을 염두에 둔 일종의 양보가 아니냐는 것입니다. 고려대 유호열 교수입니다.

“대부분 지금 북한이 기존의 BDA 방식을 경험했기 때문에 중국 쪽으로 대부분 창구가 돼 있는 부분이고, 그런 부분에 있어서 만약에 강제적 규정을 하게 되면 중국과 마찰을 빚을 수 밖에 없을 거에요. 그런 부분에 있어서 미국도 그런 상황을 원하지 않고 중국도 그런 상황이 왔을 때 자기네들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지금으로선 한정돼 있기 때문에 미국도 그런 의사를 주고 받지 않았을까.”

일부에서는 이번 추가 제재의 목표가 북한 비핵화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에서 6자회담 재개를 염두에 뒀다는 관측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인혼 조정관이 “회담을 위한 회담에는 관심이 없다”는 미 행정부의 입장을 거듭 강조한 점으로 미뤄 제재 국면이 단시일 안에 풀리기는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많습니다.

서울에서 미국의 소리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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