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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북 회담, 상호 입장 파악에 주력한 듯


회담이 끝난 뒤 기자회견을 하는 북한의 김계관 부상

회담이 끝난 뒤 기자회견을 하는 북한의 김계관 부상

미국과 북한이 지난 주말 1년 7개월 만에 뉴욕에서 고위급 회담을 가졌습니다. 양측은 미-북 관계 개선과 6자회담 재개에 관한 상대방의 입장을 정확히 파악하는데 주력한 것으로 보입니다. 뉴욕 현지에서 회담을 취재하고 돌아온 김연호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문) 미국과 북한이 오랜만에 고위급 회담을 열었죠?

답) 그렇습니다. 지난 2009년 말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 특사가 평양을 방문한 지 1년 7개월 만에 미국과 북한이 마주 앉았습니다.

문) 양측이 오랜만에 만나는 만큼 할말이 많았을 텐데, 북한이 이번 회담에 상당히 의욕을 보였다고요?

답) 네. 북한 대표단을 이끌었던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이 회담 이틀 전에 뉴욕에 도착했는데요, 미-북 관계와 6자회담의 전망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낙관한다”, “지금은 모든 나라가 화해해야 하는 때가 아니냐”이렇게 말했습니다. 첫날 회담이 끝난 뒤에도 김 부상은 기자들에게 이번 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분위기 좋았고 건설적이고 흥미진진했습니다. 일반적인 의견 교환했는데, 앞으로 계속 좀 해야겠습니다.”

문) 반면에 미국은 처음부터 신중한 태도를 보이지 않았습니까?

답) 그렇습니다. 미국은 지난 달 22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남북한이 비핵화 회담을 갖자마자 클린턴 국무장관이 기다렸다는 듯이 미-북 회담 계획을 발표했지만, 상당히 신중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클린턴 장관은 북한이 비핵화를 향한 구체적이고도 돌이킬 수 없는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는지 탐색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못박았는데요, 미국 정부는 회담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이런 입장에는 변함이 없음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문) 이번 회담에 대한 양측의 평가는 어떻게 나왔습니까?

답) 양측 모두 건설적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틀간의 회담이 끝난 뒤 김계관 부상은 미국 측과 상호 관심사에 대해 포괄적인 논의를 했다고 밝혔는데요, 들어보시죠.

“담화는 매우 건설적이고 실무적이었습니다. 앞으로 계속 연계 가지기로 했습니다.”

문) 미국은 구체적으로 어떤 평가를 내놓았죠?

답) 보즈워스 특사가 회담 직후 간단한 보도자료를 발표했는데요, 이번 회담은 북한이 비핵화를 향한 구체적이고 되돌릴 수 없는 조치를 취할 의지가 있는지를 탐색하기 위한 회담이었고, 그런 면에서 건설적이고 실무적인 회담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The path is...”

보즈워스 특사는 북한이 약속을 지키는 건설적인 동반자로서 6자회담 재개를 지지한다는 점을 행동으로 보여준다면, 회담 재개와 미국과의 관계 개선, 그리고 지역 안정의 확대를 위한 길이 열려 있다는 점을 북측에 거듭 강조했다고 말했습니다.

문) 양측이 건설적인 회담이었다고는 하면서도 공동성명 발표는 없었는데, 어떻습니까?

답) 김계관 부상은 6자회담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회담이 다 끝났고 공동성명 발표는 없다는 말로 대답을 대신했습니다. 회담장 주변에서는 북한이 공동성명 발표를 강력히 희망했지만 미국은 이번 회담이 탐색적인 성격이 강한 만큼 성명 발표는 곤란하다는 입장을 보였다는 얘기가 흘러나왔습니다.

문) 첫 회담이었던 만큼 많은 걸 기대하기는 어려웠을 수 있겠네요.

답) 미국과 북한이 오랜만에 만났다는 데 일단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겁니다. 이번 회담에서는 상대방의 입장을 정확히 파악하는데 주력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회담이 ‘건설적이었다’는 건 이걸 두고 한 말로 풀이됩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1일 “전제조건 없이 6자회담을 속히 재개하고 동시행동의 원칙에서 9•19공동성명을 전면적으로 이행해 나가려는 북한의 입장은 일관하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미국은 북한이 비핵화의 진정성이 있다는 걸 구체적인 행동으로 증명해야 6자회담이 재개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김 부상은 우라늄 농축 계획을 중단하라는 미국측 요구를 거절했다고 기자들에게 말했습니다. 이번 회담이 ‘실무적이었다’는 건 이런 양측의 입장을 한데 물려서 진전을 이루기 위해 다음 단계에서 어떤 내용이 논의돼야 할 지를 놓고 의견 교환이 있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문) 지금까지 알려진 내용을 보면 6자회담이 재개되기까지는 아직도 갈 길이 멀어 보이는군요.

답) 네. 그런 분위기는 회담 첫 날 양측이 실무만찬을 끝낸 뒤 김 부상이 기자들에게 한 말에서도 엿볼 수 있었는데요, 김 부상은 미-북 회담의 진전과 6자회담 재개에 대해 “‘현실적인 기대’를 하고 있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앞으로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걸 내비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전문가들도 현재로서는 미국과 북한의 입장 차이가 워낙 커서 6자회담 재개 과정이 가까운 시일 안에 시작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다만 양측이 대화를 계속해 나가기로 한 만큼 남북 비핵화 회담을 시작으로 미-북 회담으로 이어지는 3단계 6자회담 재개 방안의 동력은 유지될 전망입니다. 북한 외무성도 “양측이 미-북 관계를 개선하고 협상을 통해 평화적 방법으로 한반도 비핵화를 추진해 나가는 것이 서로 이익에 부합됨을 인정했다”고 밝혔습니다.

문) 이번 회담에 이어서 다음 단계로 어떤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까?

답) 일단 회담 결과를 놓고 6자회담 참가국들 사이의 조율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은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다음 조치를 결정하기에 앞서, 한국을 비롯한 6자회담 참가국들과 긴밀히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의 천영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 다음주 워싱턴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북한과 중국도 다음 단계에 관한 협의를 해 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지난 주말 뉴욕에서 열린 미-북 회담을 취재한 김연호 기자와 함께 회담 내용과 앞으로의 전망을 살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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