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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들, “대북 식량 지원 분배 투명성 확보해야”


미국평화연구소(USIP)에서 5일 열린 토론회

미국평화연구소(USIP)에서 5일 열린 토론회

미국에서는 북한에 대한 식량 지원과 관련해 언론과 전문가들 사이에서 찬반 논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어제 열린 전문가 토론회를 취재했습니다.

미국 정부의 대북 식량 지원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 전문가들이 지원을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미국평화연구소USIP에서 5일 열린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북한에서 식량 위기 상황이 발생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습니다. 국제 식량가격이 상승하고, 화폐개혁의 실패로 주민들이 자구책을 잃어버렸으며, 외부 지원이 크게 줄었다는 것입니다.

90년대 후반 이른바 `고난의 행군’ 시절 미 국제개발처 USAID 처장으로 미국 정부의 대북 지원을 총괄했던 앤드루 나치오스 조지타운 대학 교수는 인도주의적 지원은 정치적 고려와 엄격히 분리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대북 식량 지원은 북한 정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억압적이고 무자비한 정권의 희생자들인 주민들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의 북한 전문가인 마커스 놀랜드 박사도 식량난을 겪고 있는 북한 주민들은 정권에 인질로 잡혀있는 것과 같다며 지원을 주장했습니다.

놀랜드 박사는 그러나 분배 투명성을 확보하지 않으면 식량 지원은 북한 정권이 통제를 강화하고 식량수입 예산을 절감하는 데 도움을 줄 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미국의 보수 성향 정치인들과 언론, 전문가들은 바로 이런 이유로 북한에 대한 식량 지원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 하원 외교위원회의 일리아나 로스-레티넨 위원장을 비롯한 일부 인사들은 지원된 식량이 내년에 있을 김일성 탄생 100주년 축하행사 용으로 비축될 가능성에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놀랜드 박사는 식량 지원을 실시하되 엄격한 조건을 요구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세계식량계획 WFP가 2005년에 북한 당국과 합의만 하고 실시하지 못한 전자추적 장치를 도입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놀랜드 박사는 이 경우 개별 식량 포대에 부착된 전자장치로 항구에서 수혜자에게 전달될 때까지 이동을 감시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나치오스 교수는 지원 식량의 상당량을 학교에서 직접 요리해 감시요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어린이들이 먹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조리된 음식은 쉽게 상하기 때문에 전용되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또 특권층의 소비를 막기 위해 쌀이 아닌 옥수수나 콩을 지원하고, 사전예고 없이 제약 없는 무작위 방문감시를 실시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한국의 인권단체 좋은벗들의 법륜 이사장은 올해 초 도시의 가난한 사람을 중심으로 시작된 북한 내 식량 위기가 4월에는 함흥과 청진 등 동북부 지역으로 번졌고, 5월과 6월에는 농촌으로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법륜 이사장은 미국이 북한에 식량 지원을 한다면 일부가 유용되더라도 전반적인 가격하락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지원을 촉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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