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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 대북 식량 지원 찬반 논쟁


대북 식량 지원 (자료사진)

대북 식량 지원 (자료사진)

미국 정부가 북한에 대한 식량 지원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찬반 논쟁이 뜨겁습니다. 김연호 기자가 양쪽의 주장을 정리했습니다.

최근 미국의 보수성향 국제 문제 전문잡지 ‘내셔널 인트레스트’에서는 대북 식량 지원에 관한 전문가들의 논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발단은 지난달 말 식량 지원의 시급성을 주장한 셀리그 해리슨 미국 국제정책센터 아시아 담당 국장의 기고문이었습니다. 해리슨 국장은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 양보에 상응해 장기적인 식량 지원에 나서야 한다면서 북한의 한성렬 유엔주재 대사가 지난 몇 년 동안 자신에게 이 같은 구상을 거듭 제의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지원 식량이 북한 군에 전용되지 못하도록 감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미국의 입장은 군이 식량배급의 혜택을 가장 먼저 받고 있는 북한의 현실을 무시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신미국안보센터의 패트릭 크로닌 박사와 아브라함 덴마크 연구원은 해리슨 국장의 주장을 반박하는 글을 공동 기고했습니다.

이들은 북한이 지난 1990년대 미-북 기본합의에 따라 식량과 에너지 지원을 받는 동안에도 약속을 어기고 비밀리에 핵개발 계획을 진행했다며, 비핵화 양보에 상응해 장기적인 식량 지원을 하자는 해리슨 국장의 주장은 이런 사실을 간과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지원된 식량이 북한 주민들에게 제대로 분배되는지도 문제로 지적됐습니다. 크로닌 박사의 말입니다.

크로닌 박사는 ‘미국의 소리’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현재 인도적 지원을 받아들이는 방법대로라면 굶주린 북한 주민들에게 식량이 전달된다고 보장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과거 미국의 민간단체들이 분배감시를 철저히 했다고는 하지만 이는 지원 규모가 작은 경우에만 가능하며, 규모가 클 경우에는 감시의 눈이 사라지면 북한 당국이 주민들로부터 식량을 빼앗아 간다는 겁니다.

크로닌 박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유엔 차원에서 대대적인 분배감시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렇지 않을 경우 대북 인도적 지원은 김정일 정권이 계속해서 북한을 통치하도록 돕는 수단 밖에 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특히 지난 해의 경우 북한의 수확량이 예년에 비해 많았다는 보도가 있었고, 북한의 식량부족 현상은 자연재해나 외부 지원의 부족 보다는 정부의 책임이 크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고 크로닌 박사는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모튼 아브라모위츠 전 국무부 차관보와 로버타 코헨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원은 대북 식량 지원의 당위성을 강조하는 글을 공동 기고했습니다.

이들은 북한에 기근과 기아가 곧 닥칠 수 있다며 최근 북한의 식량 사정을 조사한 미국의 5개 비정부기구들이 늦어도 오는 6월까지 긴급 식량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힌 사실을 지적했습니다.

코헨 연구원은 ‘미국의 소리’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협조한다면 분배 투명성 문제도 해결할 방법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민간 구호단체들이 북한에서의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식량 배분을 추적할 수 있는 정교한 방법을 이미 개발해 놓았다는 겁니다.

코헨 연구원은 지난 2008년과 2009년에도 이들 구호단체가 5만5천t의 식량을 미국이 요구한 분배감시 기준에 따라 90만 명의 북한 주민들에게 전달했다면서, 만약 북한이 식량을 다른 곳으로 빼돌린다면 미국은 언제든 식량분배를 중단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코헨 연구원은 또 식량 지원이 결과적으로 북한 정권을 이롭게 하고 그만큼 정권 붕괴의 시기만 늦추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지원이 늦어질수록 고통 받는 건 북한 주민이고 중국이 있는 한 북한 정권은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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