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미국, “대화 재개 위해 남북 화해 조치 선행돼야”


북한의 당 대표자회가 마무리되면서, 앞으로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 움직임에도 관심이 모아집니다. 미국 정부의 대북 지원에 이어 미국의 민간 전문가들이 북한을 방문하고, 남북한이 이산가족 상봉에 합의하는 등 분위기 개선에 도움이 될 조치들이 있었지만, 아직 미-북간 대화나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조짐은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김근삼 기자와 함께 대화 재개 전망에 관해 알아보겠습니다.

문) 김 기자. 앞서 북한의 당 대표자회를 앞두고 6자회담 당사국들 사이에 활발한 논의가 있지 않았습니까? 당시 회담 재개가 임박했다는 관측도 있었고요?

답) 그렇습니다. 지난 달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을 시작으로 미국과 한국, 일본의 6자회담 수석대표들이 당사국들을 교차방문 하면서 여러 차례 만남이 있었고요. 북 핵 대화 재개에 긍정적인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방안을 협의했습니다. 이렇게 당사국들의 행보가 빨라지면서 미-북간 대화에 이어 6자회담이 재개될 수 있지 않겠냐는 전망도 있었는데요. 하지만 아직 실제 대화가 재개될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고요. 대화 재개를 위해 당사국들이 강조하는 부분에도 차이가 있습니다.

문) 어떤 차이입니까?

답) 우선 미국과 한국, 일본은 6자회담이 재개된다면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실질적인 진전이 있어야 하고, 또 대화 재개에 앞서 남북한 간 화해 조치가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대화 재개에 앞서 북한이 해야 할 조치들이 남아있다는 것인데요. 북한은 천안함 공격으로 훼손된 남북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비핵화와 관련해서는 완전한 핵 포기를 약속한 2005년 9.19 공동성명의 합의 사항을 이행하기 위한 의지를 행동으로 보이라는 것입니다.

문) 나머지 나라들은 어떤 입장이죠?

답)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의 선행 조치 보다는 대화 재개에 강조점을 두고 있는데요. 추가적인 긴장 고조를 막고 역내 안정을 위해서는 우선 대화를 재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입니다.

북한도 6자회담에 임할 용의가 있다고 이미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자신들이 핵 보유국이며, 나머지 핵 보유국들과 동등한 입장에서 대화에 임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나머지 당사국들은 북한의 이런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따라서 미국과 한국, 일본 등은 북한이 2005년 9.19 공동성명에서 합의한 완전하고 검증가능한 비핵화 의무를 먼저 인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문) 그런 차이들을 놓고 봤을 때는, 대화 재개를 위한 접점을 찾기가 어려워 보이는데요?

답) 네. 하지만 한반도의 비핵화라는 목표를 위해 6자회담이 중요하다는 데는 당사국들이 의견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대화 재개에 긍정적인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협의가 계속되는 것이고요. 현재로서는 미국과 한국, 일본이 요구하는 남북한 간 화해 조치, 북한의 비핵화 조치, 또 북한이 요구하는 제재 해제와 평화협정 논의를 어떤 방법으로 나열하고, 어느 정도에서 접점을 찾느냐가 대화 재개를 위한 관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단 미국은 북한이 요구하는 사항들은 모두 6자회담에서 논의할 수 있는 것이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북한의 비핵화 조치가 우선돼야 한다는 단호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문) 그런데 정부간 협의와는 별개로, 민간 분야나 인도적인 차원의 교류도 대화 재개를 위한 분위기 조성에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습니까?

답) 그런 차원에서 주목되는 것이, 최근 미국 민간 전문가들의 방북이 다시 활발해지고 있는 점인데요. 과거에도 민간 전문가들의 교류에 이어 북한 당국자들의 미국 방문이 이뤄지고, 또 당국간 대화로 이어졌던 선례가 여러 차례 있었기 때문입니다. 또 남북한간 이산가족 상봉은 남북간 분위기 개선에 기여할 수 있는 조치인데요. 앞으로 대화 재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문) 끝으로, 대화 재개에 관한 전망은 어떻습니까?

답)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우선 당사국들이 한반도의 긴장 고조를 원치 않고, 또 흐름이 대화로 향하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6자회담 재개는 아니더라도 미-북간 대화가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습니다. 미국은 지난 해 말에도 북한의 입장을 확인하기 위해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 특사를 평양에 파견했던 선례가 있습니다. 반면에 미국이 남북한간 화해를 대화의 선행조건으로 삼고 있고, 또 한국 정부가 여전히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 북한에 단호한 입장이기 때문에 대화 재개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