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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문가들, ‘미-북 관계 관망세’전망

  • 최원기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김정은에게로 이동 중인 북한 내 권력 세습의 앞날에 대해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권력 세습의 성공 여부가 경제에 달려 있다는 데 대해서는 의견이 일치하고 있습니다. 최원기 기자가 전문가들의 시각을 전해드립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이 김정은에게 군부 핵심 요직을 부여한 데 대해, 평양의 권력 승계가 본격화 됐다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국대사의 말입니다.

“그레그 전 대사는 이번 조치는 북한이 권력 승계 작업에 착수했다는 뜻이라며, 김정일 위원장은 앞으로 김정은에게 하나씩 권력을 물려주며 후계자로 옹립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27살에 불과한 김정은에게 ‘인민군 대장’ 칭호와 함께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2인자 지위를 부여한 것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이 그만큼 나쁘다는 뜻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국무부 정책실장을 지낸 미첼 리스 워싱턴대학 학장의 말입니다.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이 생각보다 나쁘기 때문에 권력 세습을 서두르는 것 같다는 설명입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권력 승계가 순조롭게 진행될 것인지에 대해 다소 엇갈린 관측을 하고 있습니다.

그레그 전 주한 대사는 큰 어려움 없이 권력 승계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치밀한 권력 승계 시나리오를 세워놓은데다 장성택을 비롯한 후견인 세력이 버티고 있기 때문에 승계가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란 얘기입니다.

반면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맨스필드재단의 고든 플레이크 소장은 ‘시간’을 가장 큰 변수로 꼽았습니다.

“한반도 전문가인 고든 플레이크 소장은 과거 김일성은 시간적 여유를 갖고 권력을 아들 김정일에게 물려줬는데, 김정일은 지금 시간에 쫓기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김 위원장이 앞으로 얼마나 더 생존해 있느냐에 권력 이양의 성공 여부가 달려 있다는 겁니다.

워싱턴의 또 다른 민간단체인 미국평화연구소의 존 박 연구원은 북한의 권력 승계는 ‘중국’과 ‘강성대국’에 달려있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은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북한의 가장 큰 후원자입니다. 따라서 권력 승계에 대한 중국의 입장이 중요하다는 겁니다.

또 하나의 요인은 강성대국입니다. 북한은 그 동안 2012년을 ‘강성대국의 문을 여는 해’로 만들겠다고 선전해 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그 때까지 식량 문제 등 경제를 어느 정도 살리면 괜찮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권력 승계도 어려워질 수 있다고 존 박 연구원은 말했습니다.

북한은 이미 경제가 크게 악화된 가운데 지난 연말 화폐개혁의 실패와 홍수 피해 등으로 현재 심각한 물가난과 외화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편 미국 내 일각에서는 오바마 행정부가 김정은을 둘러싼 북한의 실세그룹과 정치적 흥정을 시도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브루킹스연구소의 리처드 부시 동북아정책 연구실장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미국과 한국은 북한의 김정은 후견인 세력과 핵 문제 등을 놓고 일괄타결을 시도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국무부 정책실장을 지낸 미첼 리스 워싱턴대학 학장은 그 같은 주장이 현실성이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은 현재 모든 관심이 권력 승계에 쏠려 경황이 없는 상황이며, 이런 때 김정은의 후견 세력과 일괄타결을 시도하는 것은 학술적으로는 가능할지 몰라도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다는 겁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미-북 관계가 당분간 ‘관망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오바마 행정부가 평양에서 진행 중인 권력 승계 상황을 지켜보며 사태의 추이를 파악하는데 주력할 것이란 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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