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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동성애자 군 복무에 이견 분분


미국 연방의회 상원과 미군 내에서 동성애자 복무 규정 폐지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미군은 현재 동성애자 문제에 대해 ‘묻지도 말고, 말하지도 말라’는 복무규정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국방부 장관과 합참의장은 이 규정을 폐지하기 원하지만 의회 상원에서는 민주당 의원들은 대체로 이를 지지하는 반면 공화당 의원들은 반대하고 있습니다. 동성애자들의 미군 복부 문제에 관한 상원 청문회 소식을 자세히 알아봅니다.

미군은 동성애자 문제에서 묻지도 말고, 말하지도 말라는 정책에 따라 동성애자가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밝히거나 지휘관, 동료가 성적 취향을 묻지 못하도록 금지하는 복무규정을 시행해왔고, 위반할 경우, 전역조치하고 있습니다.

바락 오바마 대통령은 2년 전에 취임하면서 미군의 동성애자 복무규정을 고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에 따라 미 국방부는 1년 뒤 동성애자 복무 문제에 관한 검토작업을 거쳐 현행 규정을 폐지한다는 방침을 세웠고 상원은 동성애자 복무규정 폐지 여부를 논의하고 있습니다.

미군 동성애자 복무에 관한 법규는 미 의회가 17년 전에 동성애자의 복무 금지를 완화하는 법을 제정한 데 따른 것입니다. 당시 빌 클린턴 대통령은 군의 동성애자 복무 금지를 폐지하려 했지만 군 수뇌부가 반대하자 의회에서 묻지도 말하지도 않는 절충안이 채택돼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져 동성애자가 공개적으로 군복무를 하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국방부 장관과 합참의장 등이 현행 동성애자 복무규정의 폐지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군 내부 고위층은 아직도 동성애자 복무규정 폐지를 우려하는 측과 찬성하는 측으로 갈려 있습니다. 국방부는 미군 현역 장병들과 그 가족들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해 그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결과는 미군 내에서 특히 전투부대에서 일부 반대가 있지만 대체로 현 복무규정을 폐지하는데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방부 고위 관리들은 적절한 준비와 훈련을 거치면 전시중에도 미군사 활동의 효율성을 손상시키지 않고 동성애자의 공개적 군복무 규정을 시행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상원 군사위원회의 민주당 소속 위원장인 칼 레빈 의원은 오래 전부터 동성애자의 공개적 군복무를 지지해 왔습니다. 레빈 의원은 국방부의 조사결과 공개적 복무 시행이 올바른 방향이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묻지도 말고 말하지도 말라는 방침을 폐지하더라도 군의 전력을 유지하고 미군 장병들과 그 가족들에 대한 존중이 지켜지며 성적 취향에 상관 없이 애국적인 미국인들이 군에 복무할 수 있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군사위원회의 공화당 간사인 존 맥케인 의원은 강력히 반대하고 있습니다. 맥케인 의원은 국방부의 조사결과가 명백한 결론을 이끌어내지 못했다고 지적하면서 특히 전투부대 장병들의 반대가 우려된다고 말했습니다.

맥케인 의원은 적절한 준비로 동성애자 복무에 관한 일부 장병들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다는 국방장관의 견해에 의문을 표명했습니다.

이날 청문회 벽두에 미군 최고 사령관인 마이크 멀린 합참 의장이 묻지도 말고 말하지도 말라는 현 규정의 폐지를 지지한다고 말했습니다. 멀린 의장은 국방부 조사결과는 자신의 42년 해군 경력과 특히 일선 지휘관 경험에 비추어 군의 사기 등 관점에서 동성애자의 공개적인 군복무가 허용돼야 한다는 믿음을 뒷받침한다고 말했습니다.

멀린 의장은 동성애자들과 함께 복무하게 되는 장병들에게 미칠 영향을 한 순간도 소홀히 여기지 않았다고 강조했습니다. 현 복무규정 폐지가 군과 국가를 위해 올바른 일이라는 확고한 신념이 없었다면 현 규정의 폐지를 건의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겁니다.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은 이날 청문회에서 의회가 현행 동성애자 복무규정 폐지안을 승인하지 않으면 법원이 차별을 이유로 현행 법규의 위헌 판결을 내릴 것이라는 점을 되풀이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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