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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한 원자력 협정, 핵연료 재처리 신기술 논의


오는 2014년 만료되는 미국과 한국의 원자력협정 개정을 위한 협상이 오는 25일 워싱턴에서 열립니다. 두 나라는 타당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한국의 핵 연료 재처리 신기술인 파이로 프로세싱 도입 문제를 별도로 논의한다는 방침입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과 한국이 원자력협정 개정을 위한 첫 번째 공식 협의를 오는 25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기로 합의했다고 한국 외교통상부가 18일 밝혔습니다.

외교통상부 김영선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이 같이 밝히고 핵 연료 재처리 신기술인 파이로 프로세싱 기술의 타당성 논의는 협정 협상과 별도로 진행하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두 문제의 분리 방침은 핵 연료 재처리의 타당성을 둘러싼 논쟁이 원자력협정 개정 협상의 핵심 쟁점으로 부상해 협상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김영선 대변인입니다.

“25일 협상에서는 양측의 기본입장을 중심으로 의견 교환을 하고,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활성화 하는 방안에 초점을 맞춰 협의를 진행됩니다. 1차 협상이기 때문에 기본입장에 대한 의견 교환이 중심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파이로 프로세싱은 한국이 주도적으로 개발 중인 새로운 기술로, 핵 확산 위험물질인 플루토늄을 따로 추출하지 않은 채 발전 뒤 쓰고 남은 핵 연료를 재활용하는 건식 처리 방식을 뜻합니다.

협상 수석대표로는 미국 측에서 로버트 아인혼 대 북한.이란 제재 조정관이, 한국 측에선 조현 외교부 다자외교조정관이 나설 예정입니다.

한국은 20기의 원자력발전소를 가동하고 있는 원자력 강국이지만 1974년 미국과 체결한 원자력협정에 따라 핵무기 제조로 전용될 수 있는 농축이나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는 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은 원자력발전용 핵 연료인 농축 우라늄을 미국 등에서 수입하고 있으며, 사용후 연료도 활용하지 못하고 수십 년 간 창고에 쌓아두는 등 사용후 핵 연료의 재처리 문제가 시급한 국가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상업적인 원자력 이용을 최대화하는 내용을 협정에 반영하겠다는 입장으로 오는 2012년까지 협상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입니다.

"남은 원료의 처리 문제에 있어서 그것을 상업적인 이익을 최대로 할 수 있는 방향으로 구체적인 협의를 해 나가야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은 파이로 프로세싱 기술 역시 넓은 범주에서 재처리로 규정하고 있어 협상이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또 한국에 핵 연료 재처리가 허용된다면 1992년 한반도 비핵화 선언의 ‘남북한 모두 핵 재처리와 우라늄 농축시설을 포기한다’는 조항에 위배된다는 입장입니다.

앞서 앨러 타우셔 국무부 비확산 군축담당 차관은 지난 해 7월 상원 인준청문회에서 한국에 사용후 핵 연료 재처리를 허용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한국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사용후 핵 연료를 재활용하겠다는 한국과 핵 확산 위험을 우려하는 미국의 입장을 조율하는 것이 최대 관건으로 협상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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