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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 한-미 신뢰구축 하려면 상호 이익 관점에서 봐야’


미국과 한국의 관계 발전과 신뢰 구축 방안을 논의하는 국제 학술회의가 워싱턴에서 열렸습니다. 이 자리에서는 미-한 두 나라가 대북정책의 목표와 우선순위를 조화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최원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미국과 한국 관계 발전과 신뢰 구축 방안을 주제로 한 국제 학술회의가 1일 워싱턴에서 열렸습니다.

미국의 존스홉킨스대학 미-한 연구소와 아시아 연구소, 그리고 한국의 미래재단이 공동 주최한 이 학술회의에서는 미-한 두 나라 간 신뢰 구축 방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됐습니다.

발제자로 나선 아메리칸대학의 봉영식 교수는 미-한 두 나라가 대북정책 등을 둘러싼 갈등을 줄이기 위해서는 상호 관계를 신뢰의 관점이 아닌 ‘국익의 조화’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은 북한 문제를 전세계적인 핵 확산 차단과 동북아시아 군사 전략, 그리고 인권 문제라는 틀에서 접근하고 있습니다. 반면 한국은 남북 화해와 통일, 그리고 안보의 관점에서 북한 문제를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두 나라가 각자 자국의 목표만 주장하기 보다는 서로 다른 전략적 목표를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지 모색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메리칸대학 봉영식 교수의 말입니다.

“ 북한의 문제에 대해 어떤 공동 보조를 취하느냐 하는 것은 신뢰의 문제라기 보다는 각자의 이익과, 이익을 어떤 방식으로 효과적으로 조화할 수 있는가 하는 우선 순위의 문제입니다.”

이와 관련해 봉영식 교수는 지난 60-70년대 미-한 관계를 예로 들었습니다. 당시 한-미 관계가 좋았는데 이는 처음부터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 아니라, 두 나라가 상대방을 통해 자국의 전략적 목표를 달성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입니다.

“한국의 입장에서는 북한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미국의 도움이 필요했던 것이고, 미국은 미국 나름대로 동북아에서 공산세력을 방지하기 위해 한국의 협조가 절실했던 것이기 때문에…”

또 다른 발제자로 나선 미국 웨슬리대학의 캐서린 문 교수는 미국과 한국 간 신뢰 구축을 위해서는 정부 간 관계 못지 않게 시민단체와 일반인 간의 관계도 밀접해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1990년대와 2000년 초에 한국에서는 반미 감정이 있었는데 이는 상당 부분 두 나라 시민단체와 일반인 간의 교류와 협력이 부족한 탓이라는 얘기입니다.”

캐서린 문 교수는 또 과거에는 미국인 선교사와 한국전쟁 참전 용사들이 미-한 관계에서 ‘접착제’역할을 해왔는데, 이제는 선교사들도 없고, 참전용사들도 나이가 들어, 하나 둘씩 사라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국민대학교의 강윤희 교수도 미-한 신뢰관계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두 나라 시민단체들 간 소통과 협력을 한층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소리 최원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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