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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선거전에 외국계 기부 몰려


지원유세를 벌이는 오바마 대통령과 미쉘 오바마

지원유세를 벌이는 오바마 대통령과 미쉘 오바마

미국 정치권에서 외국 기업들의 정치자금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습니다. 외국계 기업이 미국 선거전에 뿌린 돈이 지난 10년간 6천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자회사를 통해 정당 외곽단체를 지원하는 간접적인 방식을 취하고 있지만 논란이 적지 않습니다. 자세히 알아 보겠습니다.

문) 중간선거가 다가오면서 이런 의문도 커지고 있는 것 같네요. 그래도 이게 갑자기 나온 얘긴 또 아니에요. 그렇죠?

답) 예. 선거 쟁점으로 부각되긴 했습니다만, 진작에 백악관과 민주당 측이 공화당을 겨냥해서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물론 혐의는 있습니다. PAC이라고 불리는 정치행동위원회가 모은 자금이 공화당 쪽에 몰린 점을 눈 여겨 본 겁니다.

문) PAC 말씀을 하셨는데 이번 논란의 핵심에 해당되기 때문에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네요. 선거와 정치자금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존재 아닙니까?

답) 특히 미국 선거전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PAC은 ‘정치행동위원회’라고 풀어 쓸 수 있는데요. 쉽게 얘기해 자신들에게 유리한 후보와 정책을 지지하기 위해 정치자금을 모금하는 단체를 말합니다. 기업이나 노조가 후보자 정당에 직접 기부하는 건 금지돼 있거든요. 따라서 PAC을 설립해서 이를 통해 후보자와 정당에 정치자금을 기부하는 겁니다.

문) 각 이익단체들이 의정 활동에 참여하는 방안의 하나로 이해하면 되겠군요.

답) 그런 셈입니다. 그런데 지금 민주당은 외국 기업과 연계된 PAC이 공화당에 선거자금을 무차별적으로 대고 있다, 그런 주장을 한 겁니다. 지난 17일 바락 오바마 대통령과 측근 인사들이 지원 유세를 하면서도 이 문제를 꺼냈는데요. 공화당이 비밀스런 이익단체들로부터 수 백만 달러를 받아 광고 등에 투입하고 있다, 또 기부자도 공개하지 않는다, 이렇게 몰아붙였습니다.

문) 미 의원들이 외국 기업의 돈을 받는 건 불법 아닌가요?

답) 미국에서 선거자금은 시민권자와 영주권자만 제공할 수 있는 게 맞습니다. 그런 원칙 때문에 외국계 기업들은 미국에 있는 자회사를 통해 앞서 말씀 드린 PAC, 그러니까 정치행동위원회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선거자금을 정치권에 대주고 있습니다. 좀 건너건너 돈을 대주지만 이렇게 해야 합법이니까요.

문) 좀 복잡하네요. 공화당도 물론 공격만 당하고 있진 않았겠죠?

답) 물론입니다. 자금 지원 받았다는 걸 부인한 건 아니구요. 민주당도 외국 기업들과 연계된 정치행동위원회로부터 돈을 받았다, 이 점을 부각시켰습니다. 돈 받은 걸 뻔히 아는데 너무 위선 떠는 게 아니냐, 이러면서 백악관과 민주당을 맹공격했습니다.

문) 민주당도 진짜 받았나요?

답) 그게 사실 오늘 이 문제의 핵심입니다. 그러니까 공화당이나 민주당이나 외국계 기업의 정치자금을 받은 건 마찬가지라는 겁니다. 미국의 워싱턴포스트 신문은 최근 그 구체적인 내역까지 보도한 바 있는데요. 외국에 본사를 둔 기업들과 연계된 정치행동위원회들이 지난 10년간 민주, 공화 양당 후보들에게 거의 6천만 달러를 기부해왔다고 하네요.

문) 연방 기부금 집계 자료를 보면 출처를 다 알 수 있으니까요.

답) 맞습니다. 그걸 보면 지난 해 이후 외국계 자금 유입 액수도 1천2백만 달러에 이르는 걸로 나와 있습니다. 미국 선거전에 자금을 투입하고 있는 대표적인 외국 기업들도 명시돼 있는데요. 영국의 제약회사인 그락소 스미스 클라인과 아스트라 제네카가 단연 두드러집니다. 합쳐서 1백10만 달러 정도를 냈습니다.

문) 공화, 민주 양당 모두 돈을 받았다고 했는데 그래도 외국계 기업들이 공화당을 주로 선호하나 보죠? 민주당이 선제공격을 하는 걸 보면 말이죠.

답) 뭐 꼭 그렇지도 않습니다. 워싱턴포스트 신문의 분석을 보면요, 외국 기업들이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정부 당시에는 공화당을 선호했다가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에는 민주당 쪽으로 기우는 성향을 보였다고 하니까요. 차라리 외국계 기업은 대체로 집권당을 지원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게 맞는 지적일 겁니다.

문) 그래도 이게 합법이다, 그런 얘기잖아요. 그리고 그 액수도 뭐 천문학적인 수준은 아니고 말이죠. 그런데 왜 외국계 기업의 선거 자금 제공 문제가 이렇게 민감한 사안이 돼 버렸을까요?

답) 정치권이 어떤 기업으로부터 돈을 받는지 모른다는 데 그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미국의 일자리를 위탁 받기 바라는 외국 기업과 대형 석유회사가 아니겠느냐, 그런 의혹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이번 중간선거의 쟁점이 경제와 일자리 문제 아닙니까? 후보들은 앞다퉈서 다른 나라를 경제난의 원인 중 하나로 비난하고 있는 상황이구요. 따라서 외국계 선거자금 제공 문제가 유독 민감한 쟁점으로 등장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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