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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박사학위 취득, 여성이 남성 앞서


미국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여성의 비율이 처음으로 남성을 넘어섰습니다. 남성들의 고유 영역으로 여겨지던 일부 전공 분야에서도 여성들의 약진이 돋보이는데요. 하지만 교수 임용 기회와 수입 면에선 여전히 남성보다 불리한 처지에 놓여 있다고 합니다.

문) 이제 그야말로 박사님 소리 듣는 여성이 남성 보다 많아졌다는 거 아닙니까?

답) 예. 미국 교육계의 의미 있는 변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08년에서 2009년 학기 중 박사학위 취득자 현황을 보니까요, 남성이 2만8천4백69명인데 비해서 여성은 2만8천9백62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얼추 5백 명쯤 차이가 나네요) 여성이 정확히 4백93명 더 많습니다. 미국 대학원 협의회가 매년 발표하는 통계를 소개해 드린 거구요.

문) 박사 학위 뿐만 아니라 학사나 석사 학위 취득자도 여성의 비율이 더 높다고 하잖아요.

답) 그런 추세는 이미 오래됐습니다. 대학을 졸업하는 여성의 비율, 그러니까 학사 학위 취득자는 이미 1980년대 초반에 남성을 능가하기 시작했으니까요.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부쩍 높아진 시기와도 때를 같이한다고 볼 수 있는데요. 대학원 졸업 여성, 즉 석사 학위 취득자 역시 진작 남성을 뛰어 넘었습니다. 특히 교육 관련 전공 분야에선 더욱 두드러지구요.

문) 그래도 박사 학위만큼은 남자들이 더 많이 받아 왔는데 이제 그마저도 여성이 우위에 놓이게 된 거네요.

답) 예. 학사, 석사는 3대2 비율 정도로 이미 여성이 앞서 왔는데요. 마지막 남은 박사 학위에서까지 여성의 몫이 더 커진 겁니다. 각 분야에서 여성들이 보여준 끈기와 노력이 이제 수치로 나타났다는 평가가 많은데요. 보건 분야의 경우에는 지난 10년 간 여성의 박사 학위 취득 비율이 매년 14%씩 증가했거든요. 지금은 박사 학위 취득자 중 70%가 여성이라고 하구요.

문) 압도적이네요. 보건 쪽 전공 말고도 여성의 활약이 두드러진 분야가 또 있겠죠?

답) 그렇습니다. 교육 분야가 제일 먼저 떠오르는데요. 전통적으로 여성이 강세를 보여온 전공 아닙니까? 67%의 학위 취득자가 여성입니다. 그리고 사회과학이나 행동과학 분야 역시 여성이 60%에 달하구요. 한때는 남성의 아성이었던 분야에서도 여성이 두각을 보이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법학과 의학인데요. 박사 취득자 중 남성과 여성의 비율이 얼추 비슷해져 가고 있습니다.

문) 그런가요? 그래도 아직은 이 전공만큼은 남성의 고유 영역이다, 그런 분야가 좀 남아 있지 않겠습니까?

답) 안심하십시오. 아직 좀 남았습니다. (다행이네요) 그렇지만 그런 분야가 많지는 않습니다. 역시 일부 과학, 공학 분야는 아직도 남성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일반 공학박사 학위 취득자 중 78%가 남성이구요, 컴퓨터 공학과 수학 분야는 남성이 각각 73%로 집계됐습니다.

문) 남성이 기를 좀 펼 수 있는 분야가 얼마 안 남았네요.

답) 우스갯소리로 그렇게 표현할 수도 있겠지만요, 지금 소개해 드린 남녀 박사학위 취득 통계를 죽 따라가보면 교육의 기회에 있어서 완전한 남녀 평등이 실현되고 있다, 이렇게 얘기하는 것이 맞는 해석일 겁니다. 왜냐하면 남성이 일방적으로 여성에 밀리는 추세라고 보긴 어렵거든요. 최근 대학원에 입학하는 남성의 비율이 여성 비율보다 다소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만 봐도요.

문) 예. 남녀 차가 점차 줄고 있다, 그런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는 거군요. (그렇습니다. 경쟁이라기 보다는요) 자, 여성의 박사 학위 취득 비율은 드디어 남성을 넘어섰는데, 대우 측면에선 여전히 여성이 불리하다고 하네요. 정말 그렇습니까?

답) 사실입니다. 박사 학위를 취득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직업이 대학교수 아닙니까? 그런데도 교수 자리나 대학 행정직은 여전히 남성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겁니다. 대학 전임 교수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41%에 머물구요, 선임 혹은 수석 교수 비율은 27%에 불과합니다.

문) 임용에 불이익을 받는 건가요? 이유가 뭘까요?

답) 그건 또 다른 차원의 얘기구요. 일단 여성이라는 사회적, 생물학적 특징이 어느 정도 반영된 결과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무슨 얘긴가요?) 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대학에서 강사 자리를 얻더라도 종신 지위를 확보하기 위해선 연구 성과를 보여줘야 하지 않습니까? 그 과정 역시 만만치 않은데요. 여성의 경우에는 이 기간이 정확히 임신, 출산 기간과 일치한다는 겁니다.

문) 그러니까 가정과 학문 연구,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는 얘긴가요?

답) 모든 여성이 일률적으로 그런 처지에 놓이는 건 아니지만 많은 고학력 여성들이 한번쯤은 갈등하게 되는 요인이라는 겁니다. 활발한 연구성과를 보여서 대학에서 인정 받는 데서 남성에 비해 불리할 수밖에 없는 측면이 있다는 겁니다.

문) 일단 그런 어려움을 극복하고 대학에 자리를 잡더라도, 여성 교수들의 임금 수준이 남성 교수 임금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점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부분이죠?

답) 그렇습니다. 미국 대학교수연합의 자료를 보면요, 남성 교수의 평균연봉이 8만7천2백6 달러로 잡혀 있습니다. 여성 교수는 7만6백 달러 수준이구요. 남성이 1만6천 달러 이상 더 벌지 않습니까? 교수 임용 직후의 임금은 같은 수준인데도 시간이 갈수록 차이가 벌어진다는 겁니다.

진행자: 예. 교육 기회 측면에서 남녀의 차이가 완전히 사라졌다는 의미 있는 변화를 소개해 드렸습니다만, 이런 격차가 아직 남아 있군요. 남녀에 대한 공정한 대우가 다음 과제로 남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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