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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흑인 농민-인디언 배상법 발효

  • 김연호

흑인 농민과 인디언들이 미국 연방정부를 상대로 10년 넘게 벌여온 집단소송이 새 배상법이 발효됨으로써 일단락됐습니다. 연방정부의 흑인 농민 차별과 인디언 기금의 부실 운영을 배상하기 위해 총 45억 달러가 넘는 재원이 책정됐습니다.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문) 미국 연방정부가 엄청난 액수의 배상금을 지급하게 됐군요.

답) 그렇습니다. 전체 액수는 45억 5천만 달러에 이르는데요, 흑인 농민들에게 11억 5천만 달러, 인디언들에게는 34억 달러의 배상금이 지급될 예정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8일 서명한 ‘2010소송해결법’에 따라서 결정된 겁니다.

문) 어떤 이유로 연방정부가 배상을 하게 됐는지 궁금한데, 먼저 인디언들의 사연부터 알아볼까요?

답) 인디언 관련 배상금은 1996년 몬태나 주 원주민인 블랙풋 부족 출신의 인디언들이 연방 내무부를 상대로 제기한 집단소송에 따른 것입니다. 인디언들이 소송을 없던 일로 하기로 하고 연방정부로부터 배상금을 받기로 한 거죠.

문) 인디언들이 집단소송을 제기했던 이유는 뭡니까?

답) 인디언 소유의 땅과 이 땅에서 나는 석유와 천연가스, 목재 등에 대한 사용료로 신탁기금을 만들었는데, 내무부가 이 기금을 부실하게 운영했다는 게 인디언들의 주장입니다. 원래 인디언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만든 기금인데 엉뚱한 데로 기금이 쓰여졌다는 거죠.

문) 집단소송이 제기된 지 15년이나 됐는데, 그 동안 진전이 없었던 겁니까?

답) 전혀 없었던 건 아닙니다. 미국 의회는 지난 2005년 당시 상원 인디언위원회의 위원장이었던 공화당의 존 맥케인 의원과 바이런 도건 민주당 의원을 주축으로 문제 해결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배상금 액수에 대한 양측의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는 실패했습니다. 그 뒤 지루한 법정공방이 이어지다가 지난해 말에 배상금 액수에 대해 합의점을 찾았습니다.

문) 배상금이 연방정부 호주머니에서 나가는 만큼 의회의 승인이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답) 네. 마지막으로 남은 문제가 의회에서 배상금 지급을 위한 법안 통과였는데요, 지난달 말에 상원과 하원에서 차례로 통과됐고 오바마 대통령이 법안에 서명해서 정식 발효됐습니다.

문) 흑인 농민들에 대한 배상금 문제는 어떻게 시작된 겁니까?

답)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흑인 농민운동가 티머시 피그포드가 1997년 흑인 농민들이 농무부로부터 인종차별을 받았다며 집단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농무부가 농민들에게 대출금과 지원금을 줄 때 흑인들을 부당하게 차별대우했다는 겁니다. 그리고 흑인들의 항의에 대해서도 농무부가 전혀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심한 경우에는 대출금 담당자들이 신청서 처리를 제 때 해주지 않아서 결국 작물을 심지 못하고 농토마저 빼앗긴 사람들도 있었다고 합니다.

문) 이 문제도 10년이 넘은 사안인데, 그 동안 어떻게 처리돼 왔던 겁니까?

답) 처음에는 배상금 수령자들의 자격을 어떻게 정할지를 놓고 지루한 법정다툼이 있었습니다. 합의가 이뤄진 다음에도 의회에서 예산 책정을 둘러싸고 알력이 있었는데요, 그러다 결국 지난 1999년에 배상금이 지급됐습니다. 1만 6천 명의 흑인 농민들에게 모두 10억 달러의 배상금이 돌아갔습니다. 하지만 제대로 통지가 안돼서 배상금 혜택을 못 받은 사람들이 당시에 꽤 있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1999년에 농무부를 상대로 집단소송이 제기됐는데요, 지난 2월 배상금 합의가 이뤄졌고 이번에 관련 법안 통과로 의회의 승인을 얻은 겁니다.

문) 이번에는 1999년 때 보다 배상금 혜택을 받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 같던데요.

답) 네. 모두 8만 명 정도가 배상금 신청 자격을 갖게 됩니다. 신청이 받아질 경우 농민 한 명 당 최소한 5만 달러 정도의 배상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문) 흑인과 인디언의 집단소송, 엄청난 액수의 배상금으로도 큰 관심을 모았는데, 이젠 이 문제가 일단락 된 셈이군요.

답) 그렇습니다. 오바마 대통령도 법안 서명식에서 이 점에 큰 의미를 뒀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소수집단들의 권익을 보호하는데 큰 관심을 갖고 취임 초부터 이 문제를 해결하도록 관계 부처에 지시했었습니다. 흑인과 인디언 말고도 중남미계와 여성 농민들이 과거 차별대우로 입은 불이익에 대해서도 계속 해결해 나가겠다고 오바마 대통령이 약속했습니다.

지금까지 미국 흑인 농민들과 인디언들이 연방정부의 배상금을 받게 됐다는 소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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