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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반공무원 노조법 도입 논란


미국 위스콘신 주가 공무원들의 단체교섭권을 박탈하고 각종 사회보장 혜택을 축소하는 내용의 입법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또 이 같은 강경 입법 추진은 전국 다른 지역으로 점차 확산되고 있는데요. 천일교 기자와 함께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문) 위스콘신 지역 공립 교사와 공무원들이 꽤 장기간 시위를 벌이고 있죠?

답) 네. 위스콘신주 공립학교 교사들이 시위를 벌이기 시작한 것은 지난달 15일부터입니다. 그러니까 벌써 20일을 넘기고 있는데요. 이들 교사들은 공화당이 다수당인 위스콘신 주 의회 청사 앞에 모여 이른바 반 공무원 노조법의 입법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교사뿐 아니라 다른 주 공무원들도 동참하고 있습니다.

문) 그간 공무원인 교사들도 일반 노조와 같은 단체교섭권을 가지고 있지 않았습니까?

답) 그렇습니다. 위스콘신 주는 지난 1959년 주 공무원의 단체교섭권을 인정하는 법률을 제정해 전국 단위의 비연방 공무원 노조를 출범시켰습니다. 단체교섭권이라는 것은 쉽게 말해 근로조건의 개선 등 근로에 필요한 근로자들의 요구사항을 수렴해 사용자 측과 협상에 나설 수 있는 권리를 말하는데요. 근로조건에는 역시 임금이 큰 부분을 차지하고 기타 후생복지 문제와 각종 근로 여건 등을 포함하게 됩니다. 그런데 최근 위스콘신 주 의회가 공화당을 중심으로 이 같은 단체교섭권을 없애는 내용의 입법을 추진하고 있는 것입니다.

문) 기존의 단체교섭권이 교사들에게는 노동권 확보에 중요한 수단이 됐던 것 같은데, 정치권에서 왜 이런 권리를 없애려 하는 겁니까?

답) 문제는 돈입니다. 최근 연방 정부에서도 올해 회계연도 예산을 통과하지 못해 정부 폐쇄 논란이 있지 않습니까? 이는 다수당인 보수성향의 공화당이 주도하는 것인데요. 위스콘신 주지사와 의회 역시 공화당이 장악하면서 주 재정 적자를 이유로 이번 입법을 추진하게 된 것입니다. 그러니까 교사 등 공무원들이 처우 개선 등을 이유로 임금 인상을 계속 요구하기 때문에 아예 이를 차단하겠다는 겁니다.

문) 사실 재정적자를 겪고 있는 지방정부들이 하나 둘이 아닌데, 위스콘신주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답) 네. 위스콘신주는 현재 약 36억 달러의 재정적자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공화당 소속의 스콧 워커 주지사는 이런 상황으로는 대규모 감원이 불가피하다며 이를 막기 위해서라도 이번 입법조치는 꼭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이 같은 새 법률안에는 단체교섭권뿐 아니라 주 공무원들의 연금과 건강보험에서 직원 부담비율을 높이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문) 공무원들의 가장 큰 혜택이라면 각종 후생복지를 보장받는 일인데, 반발이 많겠군요.

답) 물론입니다. 실제로 30년 근속 교사의 경우 이번 입법으로 연금과 건강보험 혜택이 연간 5천 달러가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주 정부는 그러나 이번 입법을 하는 대신 공무원들을 상대로 강제 무급휴가나 감원조치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워커 주지사는 그러나 민주당 의원들의 방해로 끝내 입법이 무산될 경우 1천5백명에 달하는 공무원을 해고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습니다. 주 정부 측은 이 법이 시행되면 올해 6월말까지 3천만달러, 향후 2년간 3억달러의 예산이 절감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문) 그런데 교원노조 활동이 교육의 질 향상과는 무관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죠?

답) 그렇습니다. 재정 적자 문제 이외에 공화당 측이 주장하는 또 하나의 이유인데요. 교사들의 단체교섭권한이 그 동안 학생들을 얼마나 더 잘 가르쳐야 할지 등 교육의 질적 향상과는 동떨어져 자신들의 처우 개선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지적을 펴고 있습니다. 공립학교 교사들을 상대로 심층 여론조사를 실시한 2009년 메트라이프 재단의 자료를 보면요. 교원 노조 에서 정작 교육 현안은 거의 거론되지 않고 있다는 응답이 70%를 차지했습니다. 여기에 공화당 소속 의원들은 교사들의 권익 신장과 학생들의 실력 향상은 비례하지 않는다며 공세를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물론 이 같은 주장에 교사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문) 그런데 이 같은 강경 입법 채택이 미국 내 다른 지역으로도 점차 확산되고 있는 분위기죠?

답) 그렇습니다. 오하이오주 역시 비슷한 법안이 상정돼 큰 충돌없이 주 상원을 통과했습니다. 이 법안은 교사, 소방관, 경찰 등 35만여명의 주 공무원들이 파업에 가담하는 것을 금지하고, 파업 참가시 벌금을 부과하거나 구속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밖에 애리조나와 플로리다, 인디애나, 아이오와, 뉴햄프셔, 뉴저지, 뉴멕시코, 메인 주 등 많은 다른 주 정부들도 공무원 노조의 영향력을 약화시키는 입법 조치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문) 이 같은 노동 운동이 심지어 미국내 노동계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고 하죠?

답) 네. 이번 반공무원 노조법에 대한 찬반시위는 일반 노동조합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요. 실제로 위스콘신 주 청사 인근에는 택시 노조 회원들이 모여들어 구호에 맞춰 경적을 울리는 등 지지를 보내고 있는데요. 또 전국적으로도 미네소타주 세인트폴 시를 비롯해서, 미시간주 랜싱, 콜로라도주 덴버, 테네시주 내슈빌,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캘리포니아주 LA 카운티 등 전국 각지에서 노조들의 지지 집회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문) 이에 대한 미국 시민들의 견해는 어떤지 궁금하군요. 각종 여론조사 결과는 어떻게 나왔습니까?

답) 네. 이 문제는 역시 논란이 되는 만큼 각종 여론조사가 쏟아지고 있는데요. 대체로 미국인들의 의견도 찬반 양론으로 나뉘는 분위기입니다. 우선 커네티컷주의 퀴니피악 대학교가 최근 미국내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공무원들의 단체교섭권에 관한 긴급 여론조사를 실시했는데요. 주 정부 예산을 절감하기 위해서는 공무원들의 단체교섭권 제한이 필요하다는 응답자가 45%, 단체교섭권을 없애면 안된다는 응답자도 42%로 팽팽히 맞섰습니다. 또 공화당 지지자라고 하더라도 이에 찬성하는 응답자는 59%에 불과해 정치 성향과는 다소 무관한 결과로 나타났습니다. 이와 함께 미국 유력 언론 매체인 뉴욕 타임스와 CBS 뉴스는 미국인들에 대한 노조 호감도를 조사했는데요. 노조에 호감을 갖고 있냐는 물음에 33%가 ‘그렇다’고 답했고 25%는 ‘좋아하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이밖에 여론조사 전문기관 갤럽도 "미국인의 61%가 공무원의 단체교섭권 박탈에 반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지금까지 미국 내에서 일고 있는 반 공무원 노조 입법 움직임과 이에 반발하는 노동계 소식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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