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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 제네바 군축회의서도 연설 격돌


제69차 유엔총회에서 회원국 대표연설을 하고 있는 리수용 북한 외무상. (자료사진)
제69차 유엔총회에서 회원국 대표연설을 하고 있는 리수용 북한 외무상. (자료사진)

다음달 초 스위스 제네바를 방문하는 리수용 북한 외무상이 유엔 군축회의에도 참석해 연설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정부 대표도 연설할 예정이어서 첨예한 쟁점인 북 핵 문제를 놓고 남북한 사이의 격돌이 예상됩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26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리수용 북한 외무상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고 있는 군축회의 (Conference on Disarmament)에 다음주 참석한다고 밝혔습니다.

군축회의는 지난달 19일부터 다음달 27일까지가 회기로, 리 외무상은 현지 시간으로 다음달 3일 북한 대표로 연설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리 외무상은 군축회의 연설을 마치고 같은 날 오후 역시 제네바에서 열리는 유엔 인권이사회에도 참석할 예정입니다.

두 회의에 참석해 연설하는 것은 리 외무상이 북한 외무상으론 처음입니다.

군축회의는 무기용 핵분열 물질의 생산 금지와 외기권에서의 군비경쟁 방지 등과 같은 새 다자 군축조약을 체결하기 위해 회원국들이 논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리 외무상은 군축회의 연설에서 핵과 군축 문제에 대한 북한의 기존 입장을 되풀이해 주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장용석 박사입니다.

[녹취: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박사] “병진노선의 정당성을 강변하면서 핵 보유국 입장에서 전세계 비핵화가 자신들의 비핵화의 전제조건임을 얘기하고 그런 의미에서 전세계 핵 군축의 문제들을 공세적으로 제기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한국의 조태열 외교부 제2차관도 군축회의에 참석해 리 외무상이 연설한 이튿날인 다음 달 4일 연설자로 나서 북한 비핵화와 이를 위한 국제사회의 공동 대응을 촉구할 예정입니다.

노광일 외교부 대변인입니다.

[녹취: 노광일 외교부 대변인] “3월4일엔 제네바 군축회의 기조연설을 통해 북한 핵 문제 해결을 포함한 국제 비확산체제 강화 필요성을 강조할 예정입니다.”

조 차관은 또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리 외무상과 같은 날인 3일 오후 고위급 회기 기조연설에 나섭니다.

의전 순서에 따른 유엔 인권이사회의 발언 관행에 따라 조 차관의 연설은 장관급인 리 외무상 직후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조 차관은 인권이사회 연설에서 북한인권 문제와 일본 군 위안부 문제 등을 거론할 방침입니다.

반면 리 외무상은 탈북자 신동혁 씨의 증언 번복을 빌미로 유엔의 대북 인권결의의 무효를 거듭 주장하며 거꾸로 미국이나 한국의 인권 상황에 대해 역공을 펼 것으로 관측됩니다.

특히 기조연설들이 끝난 뒤 회의 말미에 이뤄지는 반박 발언 기회를 통해 남북한이 설전을 벌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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