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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외교부, “천안함 유엔 논의 신중하고 적절해야”


중국 정부는 오늘 천안함 사태를 유엔 안보리에서 논의하는 문제에 대해, 신중하고 적절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한국이 천안함 사태를 유엔 안보리에 회부한 이후 중국 정부가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요, 베이징 현지를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문) 먼저, 중국 정부가 천안함 사태의 유엔 안보리 논의와 관련해 밝힌 입장부터 전해주시죠.

답) 중국 외교부의 친강 대변인은 오늘 (10일)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은 최근 베이징을 방문한 천영우 한국 외교통상부 제2차관에게 천안함 사태를 유엔 안보리에서 논의하는 문제에 대해 신중하고 적절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말했습니다.

친강 대변인은 천영우 차관에게 천안함 사태에 대한 중국의 원칙과 입장을 전달했다면서, 중국은 유관 당사국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수호라는 대국적인 견지에서 출발해 냉정과 절제를 유지하면서 유엔 안보리의 개입 문제를 신중하고 적절하게 처리하길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중국 정부가 한국이 천안함 사태를 유엔 안보리에 정식 회부한 이후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입니다.

친강 대변인은 천영우 차관이 이번 중국 방문 기간에 외교부의 양제츠 부장과 추이톈카이부부장, 장즈쥔 부부장, 류전민 유엔담당 부장조리를 만났다고 소개하고 한국 쪽은 천안함 사태를 유엔 안보리에 회부한 이유와 향후 계획 등에 대해 설명했다고 말했습니다.

문) 중국 외교부의 발표 내용을 보면, 천영우 차관의 방문 이후에도 기존의 입장과 달라진 게 없는 것 같은데요.

답) 그렇습니다. 친강 외교부 대변인의 발언은 천영우 차관의 중국 방문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베이징의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중국은 천안함 침몰을 북한의 소행으로 결정짓는 것에 동의하지 않고 있으며, 이런 입장을 바탕으로 천안함 사태를 유엔 안보리로 가져가서 처리하는 것에 반대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은 또 최근 거론되고 있는 법적 구속력이 없는 유엔 의장성명의 경우에도 성명 안에 북한을 명시하거나 북한을 규탄하는 내용이 들어가는 데는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중국 내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천안함 사태와 관련해 유엔에서 결정될 대북 대응 조치를 예단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문) 미국에서는 천안함 사건에 대한 중국의 태도에 대한 부정적인 목소리가 높은데요, 중국은 이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나요?

답) 중국 정부는 이 같은 비판에 별로 개의치 않는 모습입니다. 친강 대변인은 오늘 중국은 천안함 사태에 대해 공정하고 책임 있는 태도로 사건의 시시비비에 따라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판단할 것이라면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출발점과 지향점으로 삼아 이를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원론적인 입장을 되풀이 했습니다.

친강 대변인은 이어 유관 당사국이 이를 이해해 주길 희망한다면서 각국은 중국과 함께 이 사건을 적절하게 처리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친강 대변인은 또 현 상황에서 각국은 냉정과 절제를 통해 한반도 정세의 긴장을 막아야 한다면서 유관 당사국은 어렵게 이뤄낸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함께 수호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문) 그런데 중국 관영 언론이 이달 말 서해에서 열릴 예정인 미-한 연합훈련에 미국이 항공모함을 참여시켜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면서요?

답) 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국제분야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어제자 사설에서 미국 군사력의 상징인 항공모함이 서해에서 군사훈련에 참여하는 것은 중국을 위협하는 행위로 수많은 중국인을 분노케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서해는 중국의 정치심장부인 베이징과 톈진을 끼고 있고 미국 항공모함의 작전 반경은 중국 본토에까지 이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중국 외교부 산하 중국국제문제연구소 진린보 연구원은 환구시보와의 인터뷰에서 천안함 침몰 사건을 계기로 미국은 서해에 군사력을 투입할 구실을 만들었다고 분석했습니다. 환구시보는 하루 전에도 머릿기사와 사설을 통해 한반도의 긴장을 누그러뜨려야 할 한국이 도리어 미국을 끌어들여 지역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면서, 한국은 한반도 문제에서 중국의 이해와 협력이 없다면 어떤 조치와 행동도 한걸음도 나아가지 못할 것이라며 한국은 안목을 넓혀 먼 앞날을 내다보라고 주문했습니다.

환구시보 영문판인 글로벌 타임스도 사설에서 한국은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 과도한 반응을 보여 한반도에 새로운 긴장을 조성해서는 안 된다며, 한국이 사태를 악화시켜 중국이 폭넓은 정책적 선택을 할 여지를 줄이지 말라고 촉구했습니다.

앞서 중국 외교부 친강 대변인은 지난 8일 정례브리핑에서 한-미 서해 군사훈련이 이달 말로 연기된 데 대해 논평을 요구 받고, 한반도에서 긴장이 고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냉정과 자제를 보여줄 것을 관련국들에 촉구한다고 말했습니다.

문) 화제를 바꿔 보죠. 북한이 자국 국경경비대의 총격으로 중국인이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중국에 관련자 엄벌을 약속했다면서요?

답) 네. 북한은 지난 4일 압록강 유역에서 자국 경비대의 총격으로 중국인 3명이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중국 쪽에 책임자들에 대한 엄벌과 함께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고 중국 관영매체들이 오늘(10일) 일제히 보도했습니다.

북한은 해당 신의주 지역 국경경비대를 1차 조사한 결과 우발적인 총격이었다고 설명하면서, 사망자들과 유가족에 슬픔과 애도를 중국 랴오닝성 정부에 전했다고 중국 신화통신 등이 보도했습니다. 북한은 또 추가 조사를 거쳐 앞으로 유사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랴오닝성 정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한 현재 북-중 간에 이번 총격사건 해결을 위한 국가 간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중국 신화통신은 전했습니다.

문) 북한이 이번 사건 발생 이후 비교적 신속하게 책임을 인정하면서 유감을 표시한 것으로 보여지는데, 그 배경이 궁금한데요.

답) 북한은 이번 사태가 더 이상 확대되지 않게 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중국과의 관계가 지난 달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을 전후해 원만한 상태이고, 또 천안함 사태가 유엔 안보리에 회부된 것과 관련해 중국의 지지가 필요한 상황에서 이번 사건이 북-중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소지를 미리 차단하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으로 관측됩니다.

또한 중국 외교부가 이례적으로 이번 사건을 공식 확인하고, 랴오닝성 정부와 함께 강력한 항의를 전달하면서 철저한 조사와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를 요구한 것도 북한 쪽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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