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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 뚫린 유엔의 대북 제재


대북제재를 논의 중인 유엔 안보리 (자료사진)

대북제재를 논의 중인 유엔 안보리 (자료사진)

북한과 이란이 탄도미사일 기술을 정기적으로 교환해 왔다는 유엔 보고서 내용이 알려지면서 대북 제재의 실효성에 또다시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유엔의 대북 제재에 어떤 허점이 있는 건지, 백성원 기자가 전문가들의 견해를 취재했습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2차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에 1874호라는 강력한 제재 결의를 부과한 건 2009년 6월 12일이었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은 모든 핵 개발과 대량살상무기, 탄도미사일 관련 물질을 수출입할 수 없으며 유엔 회원국과의 기술 이전과 협력도 금지됐습니다

그리고 2년 가까이 지난 지금, 북한이 이란과 버젓이 미사일 협력을 계속해 온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대북 제재에 도대체 어떤 구멍이 뚫렸길래 이런 무기 거래 채널이 가동돼 왔는지 의심 가는 대목입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우선 유엔 안보리 제재안 자체에서 이유를 찾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전략국제 문제연구소의 래리 닉시 선임연구원입니다.

유엔 결의 1874호가 북한의 선박을 수색하는 데 대해선 상세히 명시한 반면 항공화물 검색에 관해서는 모호하게 남겨 놨다는 겁니다.

미국평화연구소의 존 박 연구원도 안보리 결의가 갖고 있는 근본적 한계를 지적합니다.

북한에 대한 경제원조와 금융 지원을 제한하면서도 인도주의적, 개발 목적의 지원은 허용한다는 문안이 포함돼 있는 것은 제 3국과의 상업적 거래에 악용될 소지가 충분하다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대북 제재의 허점을 안보리 결의안 문구에서 찾는 건 잘못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데이비드 스트로브 스탠포드대학 아시아태평양연구소 부소장은 결의안 자체에는 제재 범위가 명확히 담겨있다고 말합니다.

결의안 문구의 결함이라기 보다는 회원국들의 실행 의지가 부족해 대북 제재에 구멍이 뚫렸다는 겁니다.

뉴욕에 있는 컬럼비아대학교 법과대학원의 노정호 교수도 대북 제재의 허점을 유엔 결의안 내용에서가 아니라 외부에서 찾습니다.

“제재 상대국이 예컨대 시리아, 수단, 북한과 같은 나라들이 제재를 무시했기 때문입니다. (결의안의) 법률적인 이유보다는 그 나라의 행태에서 나타나는 결과라고 볼 수 있어요.”

국제사회의 협조가 이뤄지지 않으면 그다지 효과가 없다는 얘깁니다. 그러나 무기수출의 검색.압수.처분 과정에 잘 협조하지 않는 유엔 회원국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압수품의 보관과 처분을 재정적으로 부담스러워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미국의 민간기구인 정책연구소의 존 페퍼 소장입니다.

유엔 회원국들간의 견해차가 대북 제재의 구속력을 더욱 떨어뜨렸다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북한의 탄도미사일 부품들이 불법으로 이란으로 수송되고 있는 것은 이를 알면서도 눈감아 주고 있는 중국 당국 덕분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한반도 전문가인 브루스 벡톨 미국 앤젤로주립대 교수는 지난 2009년 북한 무기를 실은 수송기가 태국에 억류됐던 상황이 중국에서 재현되긴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북한과 이란 간 불법 무기거래를 중국이 비호하고 있다는 겁니다.

실제로 유엔 안보리는 지난 17일 지난 해에 이어 또다시 중국의 반대로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의 연례보고서를 채택하지 못했습니다. 거부권을 가진 안보리 상임이사국 중국은 채택 반대 뿐아니라 보고서 공개도 거부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중국의 태도가 바뀌지 않는 한 촘촘한 대북 제재 한 가운데 뚫려 있는 구멍을 메우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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