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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보고서, “북한, 파키스탄 기술로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개발”


북한 영변 핵 시설의 내부 모습
북한 영변 핵 시설의 내부 모습

북한은 파키스탄과의 협력을 통해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수 년, 또는 수 십 년 전부터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 드립니다.

유엔 안보리 1718위원회, 일명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란 보다는 파키스탄과의 협력을 통해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개발했다고 결론 내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영국의 `로이터 통신’이 입수해 보도한 유엔 전문가들의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1990년대에 파키스탄 핵 과학자 압둘 카디르 칸 박사로부터 1세대 원심분리기와 2세대 원심분리기 등 우라늄 농축에 필요한 장비를 입수했습니다.

칸 박사는 우라늄 농축 기술을 판매하는 암시장을 운영하면서 북한과 이란, 리비아 같은 나라들에 관련 기술을 넘긴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보고서는 북한이 칸 박사의 기술을 복제하거나 2세대 원심분리기를 바탕으로 새로운 설계도를 개발한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칸 박사로부터 원심분리기 조립과 가동, 보수 유지에 관한 훈련을 받았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 해 말 방북했던 미국의 핵 과학자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에게 우라늄 농축 시설을 공개하면서, 원심분리기를 자체적으로 제작했다고 주장했었습니다.

그러나, 보고서는 북한 측 주장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북한이 최근에도 해외에서 원심분리기 핵심 부품을 조달하려 시도했다고 밝혔습니다.

유엔 전문가들은 또 지난 2009년 4월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에 착수해 영변에 우라늄 농축 시설을 건설하기 시작했다는 북한 측 주장에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보고서는 유엔 전문가들과 핵 전문가들 사이에 북한 측의 주장이 비현실적이라는 폭넓은 공감대가 있다면서, 북한이 수 년 또는 수 십 년에 걸쳐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개발한 것이 틀림없다고 밝혔습니다.

유엔 전문가들은 이어 북한이 핵 물질이나 생산 수단을 다른 나라에 넘길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습니다. 특히 핵 분열성 물질을 비밀리에 다른 나라에 넘길 가능성을 우려하면서, 북한의 극심한 외화 부족을 여러 가지 동기 가운데 하나로 꼽았습니다.

보고서는 북한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과 경수로 사업은 유엔 대북 제재 1718호와 1874호에 대한 중대한 위반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계획에 관계된 북한 기업과 개인을 추가 제재 대상으로 지정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탄소강과 고강도 알루미늄 합금 등 원심분리기 핵심 품목의 북한 판매를 금지하고, 유엔 회원국들과 대북제재위원회가 북한에 관한 정보 공유를 확대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 1874호에 따라 구성된 전문가 패널은 지난 해 말 방북했던 헤커 박사의 증언과 한국, 일본 등 관련국 방문 결과를 바탕으로 보고서를 작성해 지난 1월 27일에 1718위원회에 제출했습니다.

1718위원회는 오는 23일 열리는 안보리 회의에 이 보고서를 제출해 공식 문서로 채택할 예정이지만, 중국이 이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유엔 전문가들은 지난 해 5월에도 북한이 다양한 수단을 동원해 대북 제재를 피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1718위원회에 제출했지만, 중국의 반대로 6개월이나 지난 뒤인 지난 해 11월에야 공식 문서로 채택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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