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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북한 현장접근 여전히 어려워’


북한에서 활동하는 국제구호 단체 사마리탄퍼스 (자료사진)

북한에서 활동하는 국제구호 단체 사마리탄퍼스 (자료사진)

북한에는 현재 6개의 유엔 기구들과 적십자 그리고 7개의 국제 구호단체들이 상주하고 있습니다. 이들 단체는 지원물자의 투명한 분배를 위해 북한 당국과 보이지 않는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데요. 유엔이 공개한 ‘필요와 원조 개관: 북한편’ 보고서의 자세한 내용을 조은정 기자와 살펴보겠습니다.

문) 조 기자. 국제사회의 대북 지원은 1995년부터 시작됐는데요. 지난 15년 간 북한 내 활동 여건이 얼마나 개선됐습니까?

답) 유엔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북한에서 지원 물자의 분배와 감시 등 활동 여건을 협상하는 것은 길고도 힘든 과정이었다”며 여전히 애로사항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현장 접근, 자료 수집, 인력 운용 등의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문)우선 접근 문제를 살펴보죠. 국제사회에서는 대개 지원을 하면 해당 장소에 식량이 정확히 전달되는지, 수시로 또는 예고 없이 방문해 확인하는 것이 보장되는데, 폐쇄적인 북한 당국은 이를 허용하지 않고 있죠?

답) 예. 따라서 유엔은 “현장접근이 없이는 지원도 없다”(No Access- No Aid), 즉 지원물자가 북한 주민들에게 전달되는지를 직접 검증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는데요.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역으로 “지원이 없으면 현장접근도 없다”(No Aid- No Access)는 입장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보고서는 “이는 지원 자금이 부족한 단체는 주민들에 대한 접근이 상대적으로 줄어 든다는 것을 뜻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주민들에게 접근이 잘 안되면, 원조국들의 기부도 줄고 그 결과 접근이 또 줄어드는 악순환이 되풀이 된다고 유엔은 지적했습니다.

문) 그런데 유엔 등 국제단체들은 주민들에게 식량 등 지원 물자를 직접 분배하고 있나요?

답) 보고서에 따르면 지원 물자의 분배 작업은 일차적으로 북한 당국의 몫입니다. 유엔과 구호단체들은 이를 감시하게 되는데요. 지난 몇 년간 북한 당국은 구호단체들이 현장에 가고자 할 때 ‘일 주일 사전 통고’, 그러니까 일주일 전에 요청을 하라고 말해왔다고 합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북한 당국은 48시간, 그러니까 이틀 전 사전 통고까지도 받아들이는 유연성을 보이고 있다고 유엔이 전했습니다.

문) 최근 세계식량계획 WFP과는 24시간 사전 통고에 합의했죠?

답) 예. 하지만 북한 당국은 각 유엔 기구들과 국제 단체들에게 각각 다른 조건을 적용하기 때문에 모두가 현장 방문 전에 24시간 사전 통고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죠. 또 국제요원들이 주민들을 만날 때 북한 당국자가 배석하는 것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서는 밝혔습니다.

문) 얼마나 지원이 필요한 지, 또 얼마나 효과를 내고 있는지를 분석하려면 객관적이고 신뢰성 있는 자료 수집이 중요 할 텐데요.

답) 예. 유엔은 보고서에서 신뢰성 있는 자료 획득을 큰 과제로 꼽았습니다. 예를 들어, 유엔이나 국호단체들이 북한 당국에 수혜 기관이나 수혜자 명단을 요청하면, 북한 당국이 이를 뒤늦게 제공하거나 아예 제공하지 않는다고 보고서는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구호단체들은 북한 당국이 제공한 수혜자 정보를 직접 검증할 기회도 없다고 보고서는 덧붙였습니다.

문) 평양에 상주하는 유엔 기구들은 북한 주민들을 현지 채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현지 인력 운용과 관련해서는 어떤 애로사항이 있나요?

답) 유엔 기구들은 계속해서 북한에 상주하는 국제요원들의 수를 늘리기 위해 당국과 협상하고 있습니다. 북한인 현지 직원들의 경우 북한 당국이 배정하는데요. 이들은 어떠한 평가 절차도 거치지 않고 국제기구에 배정되기 때문에 종종 능력이 부족한 자격미달 인력이 오는 경우가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습니다. 또 북한 당국이 사전에 통고 없이 북한인 직원들을 갑자기 교체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예외적으로 유엔개발계획 UNDP만 북한인 직원을 직접 선발하고 3년간 근무토록 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다고 합니다.

문) 현재 북한 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유엔 기구들을 소개해 주시죠?

답) 예. 세계식량계획 WFP, 유엔아동기금 UNICEF, 세계보건기구 WHO, 식량농업기구 FAO, 유엔 인구기금 UNFPA, 유엔개발계획 UNDP가 상주하고 있습니다. UNDP 평양사무소장의 주재 하에 유엔 기구뿐 아니라 북한 내에서 활동하는 비정부기구 NGO들도 함께 주간 회의에 참여해 긴밀히 협의하고 있습니다. 또, 식량, 농업, 식수, 보건 등 주제별로도 해당 단체들이 모이고 있습니다.

문) 유엔 기구 외에 어떤 국제 구호단체들이 북한에 상주하고 있습니까?

답) 우선 국제적십자사가 보건과 식수, 재난 관리 분야에서 지원을 펼치고 있는데요. 북한의 조선적십자사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습니다. 2010년 예산만 해도 1천1백만 스위스 프랑, 미화 1천3백만 달러 이상으로 북한 전역에서 대규모 지원을 펼치고 있습니다. 전국적으로 2천30개의 리 단위 진료소에 필수 의약품을 제공하고 있고, 평안남북도, 함경남도, 황해남도에서 상하수도 시설을 보수하고 댐과 방조제 등을 짓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문) 스위스도 북한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활동을 펼치고 있죠?

답) 예. 스위스 외무부 산하 개발협력처 SDC는 황해북도에서 언덕이나 경사지를 환경친화적 방법으로 경작하는 산림농법을 전수하고 있습니다. 또 매해 북한 어린이들에게 분유를 제공하고 있는데요. 올해 대북 지원 예산은 530만 스위스 프랑, 미화 630만 달러입니다. 다만 올해 말까지 평양사무소를 폐쇄하고 앞으로는 분유 지원만 계속할 예정입니다.

문) 이 외에 유럽의 민간 구호단체들도 북한에서 상주하고 있죠?

답) 예.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6개 유럽 민간단체들만 북한에서 상주하면서 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는데요. 다만 자신들의 단체명 대신 유럽연합 지원계획(EU Programme Support)이라는 이름 아래 활동하고 있습니다. 온실과 양어장, 젖소 농장, 토끼 농장 등을 지어서 인근 지역 주민들에게 식량을 제공하고 농업기술을 전수하며 상하수도를 보수 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문) 이들 단체들은 유럽위원회의 자금 지원을 받고 있죠?

답) 예. 그 외에도 자국 정부로부터도 지원을 받고 있는데요. 유럽위원회는 2007년부터 4개년 계획으로 진행한 대북 식량안보 지원계획이 마무리 되자, 8백만 달러 상당의 새로운 식량 안보 사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농업 생산성을 늘려 취약계층의 식량 사정을 개선하는데 초점을 맞춘 이번 사업을 대행할 민간 구호단체들을 선정하는 작업이 현재 진행되고 있습니다. 기존에 북한에 상주하고 있는 단체들이 재선정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조은정 기자와 함께 유엔이 최근 공개한 보고서를 통해 식량난 등 북한 주민들의 어려움과 국제사회의 지원에 대해 자세히 살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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