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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합동조사단 26일~28일 신의주 급파


북한 정부가 유엔에 공식 서한을 보내 홍수 피해를 입은 신의주시 인근에서 구호활동을 지원해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이에 따라 유엔은 긴급 합동조사단을 이 지역에 보내 피해 상황을 파악할 예정입니다. 조은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북한에 주재해 있는 유엔 기구들이 대규모 홍수 피해를 입은 평안북도 신의주 지역에 26일부터 사흘간 긴급 합동조사단을 파견할 계획입니다.

세계식량계획 WFP의 나나 스카우 북한 담당 대변인은 25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세계식량계획 WFP, 유엔아동기금 UNICEF, 식량농업기구 FAO, 세계보건기구 WHO 소속 국제요원들과 북한 현지 직원 등 9명으로 조사단이 구성됐다”고 말했습니다.

조사단은 보건, 영양, 식수와 위생, 교육, 식량안보 등 인도주의적 지원이 필요한 분야 전반에 대해 현지 주민들과 당국자들의 의견을 물을 예정입니다.

스카우 대변인은 합동조사 결과에 따라 유엔이 미리 비축해 둔 구호물품을 수재민들에게 얼마나 방출할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세계식량계획은 홍수에 대비해 신의주 과자공장에 1백50t의 영양강화과자를 미리 준비해 놨으며, 전국적으로는 총 1천3백64t에 달하는 긴급식량을 비치해 놨습니다.

WFP외에 세계보건기구 WHO와 유엔아동기금 UNICEF도 북한 내 미리 비치해둔 응급 구호물품을 신의주 수재민들에게 나눠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유엔아동기금 UNICEF 아시아 사무소의 제프리 킬리 대변인은 UNICEF 소속 요원들이 긴급 합동조사를 떠날 때 “식수정화제 4천정(tablets)과 구강수분 보충염(Oral Rehydration Salts) 2천 봉지를 갖고 가 수재민들에게 신속히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킬리 대변인은 “긴급조사가 끝나면 유엔 기구들은 약 1만5천 가구의 수재민들에게 본격적으로 구호물품을 나눠줄 것”이라며 “UNICEF가 나눠줄 구호물품은 비누, 양동이, 식수정화제, 비타민 A와 복합 미량영양소(micronutrient), 구강수분 보충염, 텐트, 방수막 등으로 구성돼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WFP와 UNICEF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24일 오후 평양주재 유엔 기구들에 공식 서한을 보냈습니다. 북한은 이 서한에서 유엔이 미리 비치해 둔 응급 구호물품들을 방출해 홍수 피해를 입은 신의주 인근지역의 수재민들에게 나눠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북한의 내각기관인 국가조정위원회와 유엔 관계자들은 24일부터 매일 회의를 열고 있습니다.

WFP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유엔 뿐아니라 북한에서 활동하는 국제 비정부기구들과 국제적십자적신월연맹 IFRC에도 미리 비치해 둔 응급 구호물품을 방출해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북한 측의 긴급 요청에도 불구하고 유엔 기구들의 지원은 자금난으로 인해 제한될 것으로 보입니다.

세계식량계획 WFP의 나나 스카우 북한 담당 대변인은 “현재 WFP의 대북 식량 지원 사업은 자금난으로 7월 중순부터 북한 내 보유 식품이 바닥나기 시작했다”며 “수재민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긴급 지원이 필요할 경우 별도로 특별 자금모금을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스카우 대변인은 북한 정부의 요청이 있고, 특별 지원의 필요성이 높다고 유엔 기관들이 모두 동의할 경우 국제사회에 긴급구호를 요청할 것이라며, 일단은 합동조사단의 활동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 내 유엔 기구들을 관장하는 제롬 소바쥬 유엔개발계획 UNDP 평양사무소장도 25일 ‘미국의 소리’ 방송에 보낸 전자우편에서 “아직은 유엔 긴급구호 요청을 발동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긴급구호 요청’은 대규모 자연재난이 발생한 직후 3개월에서 6개월 간 집중적으로 구호활동을 벌이기 위해 유엔이 국제사회에 지원을 호소하는 제도입니다. 지난 2007년 북한 수해 당시에는 1천4백만 달러가 요청돼 90%가 모금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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