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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의 이란 제재결의 위반하는 중국 기업 많아"


이란의 부쉐르 핵 발전소
이란의 부쉐르 핵 발전소

오바마 미국 행정부는 중국 기업들이 이란의 미사일 기술과 핵무기 개발을 돕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중국 당국에 협조를 요청했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 신문이 보도했습니다.

이 신문의 익명의 고위 미국 관리를 인용해 국무부의 로버트 아인혼 이란.북한 제재 담당 조정관이 지난 달 베이징을 방문했을 때 유엔 안보리의 이란 제재 결의를 위반하고 있는 상당수 중국 기업과 은행들의 명단을 중국 측에 제시했다고 전했습니다.

문제의 중국 기업과 은행들은 금지된 군사 기술과 물질을 이란에 넘기는 데 관여했는데, 대부분 미사일 개발과 관련돼 있다고 이 관리는 밝혔습니다.

그러나 또 다른 서방 정보당국 관리는 중국 기업들이 원심분리기의 성능을 높이는 데 쓰이는 고품질의 탄소 섬유를 이란에 넘긴 사실이 드러났다고 ‘워싱턴포스트’에 밝혔습니다. 원심분리기는 우라늄 농축의 핵심 시설입니다.

미국의 고위 관리는 아인혼 조정관이 중국 측에 제시한 중국 기업의 수와 이름은 밝힐 수 없지만 일부 기업에 대해서는 제재 위반의 구체적인 사례들이 열거됐고 지속적인 우려 대상으로 분류한 기업들도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 중국 기업이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를 무시하고 북한에도 군사기술을 넘겼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미국 의회조사국의 딕 낸토 박사입니다.

“The companies that do...”

이란과 불법 거래를 하고 있는 중국 기업들 중 상당수가 북한과도 거래를 하고 있을 것으로 의심된다는 겁니다.

낸토 박사는 중국의 대기업과 대형 은행들의 경우 국제적인 신뢰를 의식해 제재 대상 국가들과의 불법거래를 기피하지만 중소기업들은 큰 수익을 노리고 불법 거래에 뛰어든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민간 연구기관인 과학국제안보연구소의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소장은 북한이 중국을 통해 핵 기술을 몰래 들여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North Korea works within China...”

북한이 원심분리기에 필요한 첨단기술 제품들을 중국을 통해 들여오고 있다는 겁니다.

북한은 위장 기업과 중국 기업들을 통해 몇 단계를 거치면서 유럽이나 미국 기업들로부터 핵 개발에 필요한 물자를 사들이고 있다고 올브라이트 소장은 말했습니다. 이 경우 최종 구매자가 북한이라는 사실이 잘 드러나지 않고, 겉으로 보기에는 서방 기업의 중국 지사와 중국 기업 간의 거래가 된다는 겁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서방 기업들이 이런 밀거래에 이용되지 않기 위해 자체적으로 상당한 주의를 기울이기는 하지만 완벽하게 막기는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중국 당국의 단속 의지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의회조사국의 낸토 박사입니다.

“It’s a matter of resource...”

중국이 이른바 체제전복 세력의 활동을 철저히 감시할 능력이 있는 만큼 유엔 결의를 위반하는 국내 기업들 역시 마음만 먹으면 적발할 수 있다는 겁니다.

따라서 낸토 박사는 중국이 핵 기술과 관련한 불법 거래를 적발하는데 얼마나 많은 자원을 할당하느냐가 중요하며, 이는 정치적 결단의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과학국제안보연구소의 올브라이트 소장은 중국 당국이 핵 기술 불법 거래를 범죄 행위로 간주하지 않고 있고 정보기관들도 불법 거래를 적발하는 데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의 소리 김연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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