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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내년 아시아 경제성장 둔화”


내년에 아시아의 경제성장이 둔화될 것이라는 유엔의 전망이 나왔습니다. 미국과 유럽이 경기부양을 위한 재정지출을 줄임에 따라 그 여파가 아시아 경제에도 미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내년에 아시아의 경제성장이 둔화될 것이라는 유엔의 전망이 나왔습니다. 미국과 유럽이 경기부양을 위한 재정지출을 줄임에 따라 그 여파가 아시아 경제에도 미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문) 그 동안 아시아 경제가 세계금융위기 속에서도 상당히 선전하지 않았습니까?

답) 그렇습니다. 세계경제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지난 2008년과 2009년 성장의 동력을 잃고 뒷걸음질했는데요, 이 와중에도 아시아 경제는 상대적으로 빠른 회복세를 보였습니다. 미국과 유럽 정부들이 경기부양을 위해 막대한 예산을 투입했는데요, 아시아 국가들이 그 덕을 본 것이라고 말할 수 있겠죠. 아시아 국가들이 미국과 유럽 시장에 대한 수출을 늘릴 수 있었던 겁니다. 그리고 중국과 인도 같은 아시아의 신흥 경제대국들이 세계 금융위기 속에서도 빠른 경제성장을 이어가면서,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수출시장 역할을 톡톡히 해냈습니다. 마지막으로 주목할만한 점은 아시아 국가들끼리 교역을 늘렸다는 점입니다. 미국과 유럽에서 촉발된 세계금융위기의 바람막이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문) 그런데 내년에는 아시아 경제도 사정이 좀 안 좋아질 것으로 보이는 군요. 유엔이 경제전망 보고서를 발표했죠?

답) 네. 유엔 아시아태평양 경제사회위원회(ESCAP)가 지난 15일 ‘아시아 태평양 경제사회 조사보고서’를 발표했 습니다. 보고서는 아시아 지역의 내년도 경제전망을 내놓았는데요, 올해만큼 사정이 좋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번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나게시 쿠마르 조사관의 말입니다.

내년에는 과거와 다른 새로운 걸림돌들이 나타나서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경제성장률이 약간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겁니다.

문) 성장률이 얼마나 떨어질 거라는 거죠?

답) 아직 올해가 다 가지 않았기 때문에 최종 수치는 더 기다려야 나오겠지만, 아시아 경제는 올해 8.3%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보입니다. 내년도 아시아 지역의 경제성장률은 이보다 1.3% 포인트 떨어진 7%에 머물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습니다.

문) 선진국들에 비하면 여전히 높은 성장률이지만 하락 폭이 꽤 크네요. 아시아 경제의 내년도 성장률 둔화, 어떤 요인들이 있을까요?

답) 미국과 유럽이 그 동안 경기부양을 위해 막대한 규모의 재정지출을 했는데, 내년부터는 재정정책에서 통화정책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갈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정부가 직접 나서서 막대한 자금을 풀고 국책 사업을 일으키기 보다는 중앙은행과 통화당국이 돈줄을 풀어서 민간이 주도하게 하겠다는 겁니다.

문) 그렇게 되면 아시아 경제에 어떤 영향이 있는 겁니까?

답)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선진국들의 경기부양 효과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그만큼 미국과 유럽의 수출시장도 위축되겠죠. 수출에 의존하던 아시아 국가들에는 분명 안 좋은 소식입니다. 여기에 더해서 환율도 아시아 국가들의 수출에 부정적으로 움직일 것으로 보입니다.

문) 아시아 국가들의 환율이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는 건가요?

답) 그렇습니다. 선진국들이 금융시장에 자금을 풀면, 넘쳐나는 돈을 어디에 투자해야 할지 투자자들이 고민할 수 밖에 없습니다. 미국과 유럽은 이미 이자율이 너무 낮기 때문에 아무래도 수익률이 좋은 아시아로 돈이 몰리게 되는 거죠. 이런 현상은 이미 몇 달 전부터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아시아에 미국 달러화가 대량 유입되면 그만큼 달러 값이 싸집니다. 다른 말로 하면 환율이 내려가는 거죠. 수출기업으로서는 환율이 내려가면 똑같은 물건을 팔고도 들어오는 돈이 줄기 때문에 손해입니다.

문) 투자자금이 한꺼번에 몰리면 다른 부작용도 있지 않을까요?

답) 네, 주식시장이 과열되고 부동산 가격도 덩달아 크게 뛸 수 있습니다. 심하면 경제전체가 물가인상 압력을 받을 수 있습니다. 돈 없는 서민들에게는 큰 부담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리고 투자자금이 해일처럼 몰려왔다 한꺼번에 빠지면 경제가 주저 앉을 수도 있습니다. 아시아 국가들이 외국인 투자자금의 유입에 대해 규제에 나서고 있는 건 바로 이 때문입니다.

문) 아시아 경제가 내년에 이런 위험요소들을 극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답) 보고서는 아시아 국가들이 힘을 합칠 것을 권고했습니다. 경제강국들은 국내수요를 더 진작해서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수출시장을 넓혀주고, 아시아권의 자유무역을 확대해서 역내 교역도 더 활성화하라는 겁니다. 그리고 지나치게 보유하고 있는 외화를 덜어내서 못 사는 아시아 국가들에 개발 자금을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하라고 보고서는 제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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