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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국방예산 증액, 국무부·EPA 등 예산 삭감...‘문라이트’ 아카데미 작품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 백악관에서 주관한 전미주지사협회 회의 중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 초상화 앞에서 연설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 백악관에서 주관한 전미주지사협회 회의 중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 초상화 앞에서 연설하고 있다.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부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월요일(27일) 국방 예산은 늘리는 한편, 국무부와 환경보호청 등 다른 정부 기관의 예산은 줄인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 주지사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예산안을 언급했는데요.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지난 주말 선출된 민주당전국위원회(DNC) 톰 페레스 신임 의장이 분열된 민주당의 통합이라는 최대 과제에 직면해 있다는 분석이고요. 영화계 최대의 축제인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수상작이 잘못 호명되는 혼선 끝에 영화 ‘문라이트(Moonlight)’가 올해 작품상을 거머쥐었는데요. 관련소식 차례로 알아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예산 정책 방향이 드러나고 있네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이 월요일(27일) 다음 회계연도 국방예산을 540억 달러 증액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전 회계연도와 비교해 10% 늘어난 액수인데요. 국방 예산은 늘리는 반면, 국무부와 환경보호청(EPA) 등 다른 연방 정부 기관 예산은 줄인다는 계획입니다. 백악관은 이런 내용을 담은 지침을 월요일(27일) 각 기관에 보내 다음 회계연도 예산을 짜라고 지시할 예정인데요. 예산관리국(OMB)은 3월 중순 경에 좀 더 자세한 예산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방위비는 늘리고, 다른 정부 예산을 줄인다는 계획이 새삼스러운 얘기는 아니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미 선거운동 기간에 나온 얘기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국방 예산을 늘리겠다는 얘기를 거듭해왔습니다. 지난 금요일(24일) 미국 보수계 최대 행사인 보수정치행동회의(CPAC) 연설에서도 대대적인 군사력 증강을 약속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월요일(27일) 미국 여러 주의 주지사들과도 만났죠?

기자) 네, 워싱턴 DC에서 전미주지사협회 회의가 열리고 있는데요. 미국의 50개 주 가운데 46개 주 주지사가 참가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월요일(27일) 주시사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예산안을 가장 먼저 언급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트럼프 대통령] “This budget will be a public safety…”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새로운 예산안이 공공의 안전과 국가 안보, 이 두 가지를 특히 강화하는 예산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낙후된 미 군사력을 재건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때에 역사적인 국방예산 증액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자세한 예산 내용은 화요일(28일) 밤 의회 연설에서 밝히겠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예산안도 역시나 미국 우선주의를 지향하고 있다고 봐야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금을 퇴역군인과 법집행요원들을 돕는데 사용할 것이라며 새 예산안이 미국인을 안전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중동지역에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것을 지적하면서 미국은 결코 전쟁에서 이기지 못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싸워서 이기는 전쟁만 하고 그렇지 않으면 아예 싸우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습니다.

진행자) 국방 예산 관련 외에 주지사들과 또 어떤 대화를 나눴습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경제정책이 사회기반시설을 개선할 것이며 주지사 업무를 수행하는 것을 방해하는 규제들을 없애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또한, 오바마 전 대통령이 도입한 건강보험제도 일명 오바마케어가 실패한 재앙이라고 비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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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지난주 미국 보수계 최대 행사인 보수정치행동회의(CPAC)의 연례 회의가 열렸는데요. 민주당전국위원회(DNC) 역시 모임을 갖고 지도부를 새로 선출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민주당 전국위원회(DNC)가 지난 토요일(25일)미 남부 조지아 주 애틀랜타에서 진행한 의장 선거에서 톰 페레스 전 노동부장관을 새 의장으로 선출했습니다. 페레스 전 장관은 결선투표에서 경쟁자였던 키스 엘리슨 하원의원을 35표 차로 누르고 의장 자리에 올랐는데요. 페레스 전 장관은 수락연설에서 경쟁자였던 엘리슨 하원의원을 부의장으로 깜짝 지명했습니다.

진행자) 페레스 의장은 DNC 역사상 첫 중남미계 의장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페레스 의장은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났습니다. 인권 변호사 출신으로 콜로라도주 연방 지법 법원 서기로 출발해 법무부 연방검사와 법무부 민권담당 차관보 등을 지냈고요. 전임 바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노동장관을 지냈습니다. 지난해 대선에서는 민주당의 대선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의 러닝메이트, 즉 부통령 후보감으로 거론됐습니다.

진행자) 엘리슨 신임 부의장 역시 소수계 아닙니까?

기자) 네, 엘리슨 부의장은 흑인이자 이슬람 신도입니다. 미네소타주 첫 흑인 하원의원인 엘리슨 부의장은 19살 때 이슬람으로 개종했는데요. 미 연방의회의 첫 번째 무슬림 의원이기도 합니다.

진행자) 이처럼 소수계가 DNC 지도부를 대표하게 되면서 화제를 모았는데요. 페레스 신임 의장 앞에는 분열된 민주당을 통합해야 하는 시급한 과제가 놓여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대선에서 공화당 소속의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고, 연방 상, 하원 역시 공화당이 다 장악한 상황에서 민주당은 공화당의 독주를 막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도가 취임 후 계속 떨어지면서 내년에 있을 중간선거에서는 승리할 수 있다는 기대의 목소리도 나오는데요. 하지만 이런 동력을 얻기 위해선 우선 분열된 민주당 내부를 봉합하는 일이 시급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어떤 분열을 말하는 걸까요?

기자) 일부 민주당 정치인들은 이번 DNC 의장 선거가 민주당 주류파와 신생 진보주의자들간의 경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지난 대선에서 독보적인 우세가 점쳐졌던 클린턴 전 후보의 경우 민주당의 대표적인 주류파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페레스 의장 역시 클린턴 후보를 지지했었습니다. 하지만 또 다른 대선 후보였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예상을 깨고 돌풍을 일으키면서 클린턴 후보가 고전을 면치 못했죠. 샌더스 의원은 민주적 사회주의자를 자처할 정도로 진보적인 성향인데요. 엘리슨 부의장은 지난 대선에서 샌더스 후보를 지지했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번 투표에서는 민주당의 주류파가 또다시 세력을 잡은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투표 결과가 발표되자 엘리슨 부의장 지지자들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큰 돈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당을 원한다”고 소리치기도 했는데요. 엘리슨 부의장 지지자들은 이번 투표 결과가 민주당의 실패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진보주의자들의 분노를 결집하고, 노동계층과 진보운동가들이 힘을 합쳐 의회를 장악하고 있는 공화당을 대적할 기회를 놓쳐버렸다며 한탄하는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페레스 새 의장 역시 진보적인 인물로 알려지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페레스 의장은 전임 오바마 행정부에서 가장 진보적인 각료로 꼽혔는데요. 따라서 앞으로 민주당이 좀 더 진보적인 방향으로 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성명에서 페레스 새 의장이 기회라는 깃발 아래 민주당을 통합시킬 것이라고 밝혔고요. 샌더스 의원은 페레스 새 의장을 축하하면서도 노동자와 젊은 층에 당을 더 개방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사실 민주당 지도부에 변화를 요구하는, 새로운 진보 세력의 요구는 이전부터 있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지난해 말 낸시 펠로시 민주당 원내대표가 재선에 성공하면서 일부 젊은 의원들은 공화당보다 하원 민주당 지도부가 지나치게 나이가 많다고 지적하면서 지도부 물갈이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폈는데요. 이번 DNC 의장 선거과정에서도 이런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특히 70대인 펠로시 대표와 스테니 호이어 하원 원내총무, 짐 클라이번 의원 등 고령의 지도부가 내년 중간선거 전에 지도부에서 물러나 민주당의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는 것을 유권자들에게 보여줘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민주당에 좀 더 젊고 진보적인 색채를 덧입히자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이번 투표에서 엘리슨 부의장이 매우 적은 표 차로 패배한 것 자체가 주류 세력에 대한 진보세력의 위협이라는 평가도 있는데요. 일부 젊은 정치인들은 민주당의 새로운 에너지는 비단 소셜미디어뿐 아니라 거리에서도 느낄 수 있다며, 기후문제나 이민 문제 등을 다루는 데 있어 젊은 지도부가 이끄는 새로운 시대가 요구된다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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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 보겠습니다. 영화계 최대의 축제라고 할 수 있는 행사죠? 아카데미상 시상식이 일요일(26일)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렸는데요. 뒷얘기가 무성하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영화에서나 나올 듯한 반전이 있었는데요. 아카데미상 가운데서도 가장 중요한 상이라고 할 수 있는 작품상 발표 과정에서 혼선이 있었습니다. 어떤 일이 있었는지 직접 들어보실까요?

[녹취: 아카데미 작품상 발표] “There’s a mistake…”

기자) 실수가 있었다, 작품상 수상작은 ‘문라이트(Moonlight)’라고 발표하는 순간을 잠시 들으셨는데요. 사람들이 믿기 어려워하자, 정말이다, 농담이 아니라고 거듭 확인하는 등 혼란이 있었습니다. 이미 무대에는 앞서 수상작으로 호명된 ‘라라랜드(La La Land)’ 제작자와 감독, 출연진이 나와서 수상 소감을 말하는 중이었는데요. 갑자기 수상작이 바뀐 겁니다.

진행자) 어떻게 해서 이런 일이 일어난 겁니까?

기자) 네, 수상작을 적은 봉투가 잘못 전해졌다고 합니다. 앞서 여우주연상을 ‘라라랜드’의 엠마 스톤 씨가 받았는데, 여우주연상을 적은 봉투가 전해졌다는 거죠. 사실 수상작 발표를 맡은 배우 워런 비티 씨가 봉투를 열고,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기도 했는데요. 함께 나온 여배우 페이 더너웨이 씨가 종이에 적혀있는 대로 ‘라라랜드’를 수상작으로 발표한 겁니다.

진행자) 우여곡절 끝에 작품상을 받은 ‘문라이트’, 어떤 영화입니까?

기자) 네, ‘문라이트’는 ‘달빛’이란 뜻인데요. 흑인 동성애자의 자아 발견 과정을 그린 영화입니다. 이 영화에 출연한 마허셜라 알리 씨가 남우조연상을 받기도 했죠. ‘라라랜드’는 작품상은 놓쳤지만, 감독상과 촬영상, 미술상, 주제가상 등 6개 부문에서 상을 받았는데요. 주연 여배우 엠마 스톤 씨는 여우주연상을 받았습니다. 미국 영화의 본고장 할리우드를 배경으로 여배우와 재즈 연주자의 꿈과 사랑을 그린 ‘라라랜드’는 무려 14개 부문에 후보로 올랐었습니다. 올해 남우 주연상은 ‘맨체스터 바이 더 시(Manchester by the Sea)’의 케이시 애플렉 씨가 받았습니다.

진행자) 지난해 아카데미상은 백인들만의 잔치라는 비판을 받았는데요. 올해는 어땠습니까?

기자) 네, 지난해 주요 부문 후보가 백인 일색이어서 거센 비판에 시달렸죠. 일부 흑인 배우가 불참을 선언하기도 했는데요. 그러자 아카데미 측이 투표 자격을 가진 회원들 가운데 여성과 유색 인종 비율을 높이는 등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죠. 그 덕분인지, 올해는 주요 부문 후보에 흑인이 많이 포함됐고요. 남녀 조연상을 모두 흑인 배우들이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또 작품상을 받은 ‘문라이트’는 흑인들에 대한 얘기고, 출연진 전부가 흑인인 작품이죠. 하지만 중남미계나 아시아계는 없어서, 아직 멀었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죠.

진행자)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은 매우 정치성이 강한 시상식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었는데요. 어떻습니까?

기자) 네, 수상자들이 수상 소감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등 정치적인 발언을 많이 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는데요. 이날(26일) 사회를 맡은 지미 키멀 씨가 시작부터 트럼프 대통령을 풍자했습니다. 지난해에는 아카데미가 인종차별을 한다는 비판을 받았는데, 올해는 그렇지 않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감사해야 한다고 말하는 등 뼈있는 농담을 이어갔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항의해서 시상식 불참을 선언한 사람도 있었죠?

기자) 네, ‘세일즈맨’으로 외국어영화상을 받은 이란의 아쉬가르 파르하디 감독인데요. 파르하디 감독은 대리 수상자를 통해 보낸 수상 소감에서 비인간적인 법으로 존중 받지 못하는 이민자들과 결속을 보여주기 위해 시상식에 불참하기로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어제(6일) 참석자들 가운데 파란 리본을 단 사람이 많았는데요. 미국 시민단체 시민자유연맹(ACLU)에 대한 지지를 나타내기 위해서 파란 리본을 달았다고 합니다. ACLU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 정책과 성 소수자 정책 등에 맞서고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항의해서 시상식 불참을 선언한 사람도 있었죠?

기자) 네, ‘세일즈맨’으로 외국어영화상을 받은 이란의 아쉬가르 파르하디 감독인데요. 파르하디 감독은 대리 수상자를 통해 보낸 수상 소감에서 비인간적인 법으로 존중 받지 못하는 이민자들과 결속을 보여주기 위해 시상식에 불참하기로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어제(6일) 참석자들 가운데 파란 리본을 단 사람이 많았는데요. 미국 시민단체 시민자유연맹(ACLU)에 대한 지지를 나타내기 위해서 파란 리본을 달았다고 합니다. ACLU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 정책과 성 소수자 정책 등에 맞서고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항의해서 시상식 불참을 선언한 사람도 있었죠?

기자) 네, ‘세일즈맨’, ‘판매원’이란 제목의 영화로 외국어영화상을 받은 이란의 아쉬가르 파르하디 감독인데요. 파르하디 감독은 대리 수상자를 통한 수상 소감에서 비인간적인 법으로 존중 받지 못하는 이민자들과 결속을 보여주기 위해 시상식에 불참하기로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이날 참석자들 가운데 파란 리본을 단 사람이 많았는데요. 시민단체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에 대한 지지를 나타내기 위해서 파란 리본을 달았다고 합니다. ACLU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 정책과 성 소수자 정책 등에 맞서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부지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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