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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언론들, 북한 인권 문제 조명


유럽 최대 탈북자 단체 재유럽 조선인 총연합회 주도 하에 런던에서 열린 북한자유주간.
유럽 최대 탈북자 단체 재유럽 조선인 총연합회 주도 하에 런던에서 열린 북한자유주간.

영국의 주요 언론들이 런던에서 처음 열린 북한자유 주간을 계기로 북한의 열악한 인권 상황을 집중 조명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여러 국제 형사재판을 담당했던 영국인 법률가는 북한을 국제법정에 세울 것을 주장했습니다. 김영권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문) 현재 서울과 런던에서 동시에 북한자유주간이 열리고 있죠?

답) 네, 런던에서는 특히 앞서 말씀하신 대로 북한자유주간이 처음 열리고 있는데요. 유럽 최대 탈북자 단체인 재유럽조선인 총연합회가 주도하고 있고, 국제 인권단체인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와 세계기독교연대(CSW), 민간단체인 헨리 잭슨 소사이어티의 후원으로 다양한 행사들이 열리고 있습니다.

문) 그런데, 영국 언론들이 북한자유주간을 맞아서 북한의 인권 상황을 집중 보도하고 있다구요?

답) 네, 특히 어제(25일)는 영국 의회에서 ‘세계에서 가장 폐쇄된 국가: 북한 내 반인도 범죄 공개’ 란 주제로 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청문회 형태의 토론회가 열렸는데요. 특히 토론회에 출석한 3명의 탈북자 가운데 14호 개천관리소에서 태어나 자란 뒤 탈출한 신동혁 씨에게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문) 신동혁 씨는 최근 미국에서 베스트셀러에 오른 책 ‘14호 관리소에서의 탈출’ 의 주인공이지 않습니까?

답) 그렇습니다. 신동혁 씨와 이 책의 저자인 블레인 하든 전 ‘워싱턴포스트’ 신문 기자는 현재 영국을 방문하고 있는데요. 영국의 ‘CH 4’ 방송은 24일 신동혁 씨와 정치범 관리소를 집중 조명하는 특집 프로그램을 방영했습니다. 잠시 들어보시죠.

[녹취: CH 4] “North Korea is the least mapped country on earth…

북한은 세계에서 그 내부를 알 수 없는 최악의 국가인데, 이제는 인공위성 사진들과 탈북자들을 통해 모든 것을 감출 수 없는 상황이 됐고, 그 중심에 신동혁 씨가 있다는 겁니다.

[녹취: CH 4] “(열병식 환호소리) North Korean government loves to put on military parade..

이 방송은 특히 관리소의 참혹한 현실이 안보 문제에 가려 세상에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신 씨와 하든 기자의 말을 인용해 북한에 위기 상황이 발생하면 북한 정부가 증거 인멸을 위해 모든 관리소 내 정치범들을 학살할 수 있기 때문에 국제사회가 시급히 대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문) 일반 영국인들도 정치범 관리소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구요?

답) 네, 영국의 시사주간지 ‘The Economist’가 지난 21일 정치범 관리소에 관한 특집보도를 했는데요,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 사회연결망을 통해 보도 내용을 전파하고 있습니다. 이 잡지는 북한 정부가 반인도 범죄에 해당하는 끔찍한 인권 탄압을 가하고 있다며, 세계인권선언이 무시되는 현실을 국제사회가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잡지의 보도 내용은 현재 ‘페이스북’ 과 ‘트위터’ 등 인터넷 사회연결망 서비스를 통해 추천된 횟수가1천 6백 회에 달하며, 2백여 명이 관리소 상황에 분노와 해결을 촉구하는 댓글을 달았습니다.

문) 영국을 대표하는 방송이죠. ‘BBC 방송’도 북한인권 문제를 특집으로 보도했다구요?

답) 네, ‘BBC 방송’은 24일 북한에 아내 신숙자 씨와 두 딸이 억류돼 있는 한국인 오길남 씨 사연을 특집으로 보도했습니다.

[녹취: BBC 뉴스매거진] “The 70 year old Oh Kil-Nam the division..

오길남 씨의 사연은 군사독재국인 북한과 자본주의 민주국가인 한국의 대치 상황 속에서 산산조각 난 가족의 삶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는 겁니다. ‘BBC’ 방송은 오 씨 가족이 요덕관리소에 수감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이 곳은 옛 독일의 악명 높은 강제수용소나 스탈린 정권의 ‘굴라그’ 이상으로 수감자들이 노예처럼 강제노동에 시달리는 곳이라고 전했습니다.

문) 오길남 씨 가족의 아픈 사연을 통해 정치범 관리소 문제까지 제기한 것이군요.

답) 그렇습니다. 그런가 하면 영국의 ‘로이터 통신’은24일 북한의 화려한 열병식과 만성적인 식량난을 대비해 보여주는 기획물을 보도했습니다. 북한 정부가 열병식을 통해 강성대국을 선전하고 있지만 지난 해 10월 북한 정부가 이례적으로 공개한 황해도의 한 보육원 어린이들은 영양실조와 피부병 등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북한 정부는 당시 국제사회의 식량 원조를 받기 위해 이 같은 상황을 공개했는데 오히려 북한의 위선과 이중성을 스스로 인정한 꼴이 됐다는 겁니다.

문) 언론 뿐아니라 영국의 국제법 전문가들도 북한 정부에 대한 유엔의 반인도 범죄위원회 구성을 촉구했다고 하는데, 어떤 내용입니까?

답) 네, 옛 유고슬라비아의 독재자 슬로보단 밀로셰비치에 대한 국제전범재판에서 수석검사를 지낸 제프리 나이스 씨와 영국 미들섹스 대학의 국제법 전문가인 윌리엄 슈아바스 교수가 25일 ‘뉴욕타임스’ 신문에 기고를 했습니다. ‘북한을 국제법정에 세우라’ 는 제목인데요. 북한의 끔찍한 반인도적 상황은 유엔 안보리와 회원국들이 반인도 범죄위원회를 구성하는 용단을 내려야 할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는 겁니다. 인공위성 사진과 보고서 등 증거들이 있고, 전례도 충분하기 때문에 유엔이 복잡한 정치적 이해관계에 얽매이지 말고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문) 국제 인권단체들 뿐아니라 이제 국제법 전문가들까지 목소리를 높이는 형국이군요.

답) 그렇습니다. 런던에 본부를 둔 세계기독교연대(CSW)의 벤 로저스 동아시아담당 팀장은 25일 ‘미국의 소리’ 방송에 북한 정부가 관리소 해체 등 개선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한 국제사회의 압박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벤 로저스] “Many of the MPs are very supportive..
영국은 특히 많은 의원들이 북한에 대한 유엔 반인도 범죄조사위 구성을 적극 지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기류가 유럽 등 전 세계로 더욱 확산될 것이라고 로저스 팀장을 말했습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런던에서 처음 열린 북한자유주간을 맞아 영국 언론들이 북한의 인권 상황을 집중 조명하고 있다는 소식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김영권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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