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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내 탈북자들, 최태복 북한 최고인민회의 의장 방문에 항의 시위


‘재유럽 조선인 총연합회’ 소속 탈북자들 시위 현장

‘재유럽 조선인 총연합회’ 소속 탈북자들 시위 현장

최태복 북한 최고인민회의 의장이 영국을 방문 중인 가운데 유럽에 살고 있는 탈북자들이 런던에서 항의 시위를 벌였습니다. 이들은 최 의장이 북한으로 돌아가기 전에 북한의 인도적 상황과 인권 개선을 촉구하는 서한을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김영권 기자와 함께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문) 영국에서 탈북자들의 시위가 있었군요.

답) 네, 이 곳 미국에서는 중국의 탈북자 강제북송 반대 시위 등 북한 관련 시위가 종종 열리지만 영국에서 시위가 벌어지는 것은 흔한 일은 아닌데요. 지난 28일 최태복 북한 최고인민회의 의장의 런던 방문을 맞아 탈북자 10여 명이 영국 의회 의사당 앞에서 시위를 벌였습니다. 이들은 `핵 도발 북한동포 탄압 폭군 김정일 제거’, ‘전세계를 상대로 한 김정일의 거지 행각’, ‘김정은은 꺼져라’ 등의 구호와 그림이 그려진 피켓과 포스터를 흔들며 시위를 벌였습니다.

문) 시위를 벌인 탈북자들은 어떤 사람들입니까?

답) 지난 해 결성된 ‘재유럽 조선인 총연합회’ 소속 탈북자들입니다. 이 단체는 ‘재영국조선인협회’와 ‘조선을 위한 기도모임’, ‘조선민주화방송국’, ‘재노르웨이 조선인협회’ 등이 연합한 단체입니다.

문) 어떤 목적으로 시위를 벌인 겁니까?

답) 시위 참가자들은 북한 정부가 국제사회에 식량 지원을 요청하는 실질적인 의도를 알리고 정치범 관리소 해체 등 인권 개선을 촉구하기 위해 나섰다고 밝혔습니다. 시위에 참석했던 김주일 재영조선인협회 사무국장의 말을 들어보시죠

“내년에 김일성 생일 100주년, 김정일 생일 70주년, 그리고 김정은 생일 30주년이 원래 아닌데 30주년으로 짜맞추기 해서 생일잔치 놀음을 벌이려고 하니까 상당히 많은 식량이 필요해서 해외 식량구걸의 원정에 나서고 있거든요. 최태복 의장이 영국과의 회담에서 식량 문제가 꼭 거론이 될 것 같아서 북한에 대한 식량 지원의 투명성과 문제점, 즉 국제사회의 지원이라도 결국 북한 사람들은 김 부자의 은혜로 생각하기 때문에 정권의 수명을 오히려 연장한다는 내용을 알리려 했습니다.”

문) 최태복 의장이 이날 영국 의회 의사당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탈북자 시위자들과 마주쳤습니까?

답) 영국 경찰의 차단과 의사당에 대한 시위대의 접근제한 규정 때문에 서로 마주치지는 못했습니다. 탈북자들은 이날 식량 배급과 인권 개선 등을 촉구하는 서한을 최 의장 측에 전달할 예정이었습니다. 시위자들은 서한 전달이 무산되자 의사당 앞에서 영국 시민들에게 북한 내 인권탄압과 인도적 지원의 문제점을 알리는 전단을 나눠주며 시위를 벌였습니다.

문) 탈북자들이 재유럽 조선인총연합회 회원들이라고 했는데, 영국 내 탈북자 규모가 어느 정도나 됩니까?

답) 재영조선인협회의 김주일 국장은 350명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저희 ‘미국의 소리’ 방송이 영국 내무부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4년부터 2010년 말까지 북한인이라고 주장한 탈북자 770명이 망명 신청을 했고, 이 중 335명이 망명 지위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문) 망명 승인을 받은 영국 내 탈북자들은 어떻게 살고 있습니까?

답) 대부분 언어 소통이 되지 않아 일용직에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주일 국장은 이런 배경 때문에 영국 당국의 규정에 따라 다양한 지역에 정착했던 탈북자 가운데 90 퍼센트 이상이 런던으로 다시 이동해 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 언어장벽 때문에 일당직이나 근로직, 요식업 쪽에 취업을 하고 싶어도 안되고 있어서 그런 쪽의 일자리를 찾기 위해서 런던에 오구요. 코리언 음식을 구입하거나 사기 위해서는 관련 마트가 있어야 하는데 기타 지역엔 그런 것을 파는 인프라가 구축이 안 돼 있습니다. 문화적 차이 때문에 런던에 모여드는 거죠.”

김 국장은 이 밖에 탈북자들이 자녀 교육 방법을 배우기 위해서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런던으로 이주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문) 일용직이라면 수입이 어느 정도나 되는 겁니까?

답) 하루에 보통 50 파운드, 미화로 80달러 정도 된다고 김 국장은 말했습니다. 주 6일 정도 일하면 한 달에 적어도 1천 300 파운드, 미화로 2천 달러 이상은 벌 수 있다는 거죠.

문) 그럼 생계에는 지장이 없는 겁니까?

답) 런던 근교의 저소득층이 거주하는 아파트 월세가 방 2-3개 기준으로 1천 2백 파운드 정도 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수입을 모두 월세로 내야 하는 상황인데요. 김 국장은 다행히 영국 정부가 저소득층 난민들에게 지급하는 주거 보조비와 생활비가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안정적인 생활이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주거보조비는 아파트 월세의 85-90 퍼센트 이상, 생활비는 일주일에 개인 기준으로 65 파운드, 미화로 104 달러 정도가 나온다는 겁니다. 김 국장은 임시 일용직의 경우 고정 수입으로 당국에 세금 신고를 하지 않아 이런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문) 어려운 점도 적지 않을 것 같은데요.

답) 네, 탈북자 중 적지 않은 분들이 한국에 정착한 뒤 영국으로 건너 간 이른바 위장탈북자 출신이기 때문에 서로를 피하려는 경향이 많다고 현지 관계자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문화적 차이 때문에 적응이 힘든데다가 이렇게 속내도 제대로 드러내지 못하는 탈북자들이 많아 그렇게 여유 있는 형편은 아니라고 관계자들은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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