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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UFG 중단' 미-한에 이례적 공개서한


2010년 을지연습에 참가중인 한국군
2010년 을지연습에 참가중인 한국군

북한은 미국과 한국 두 나라 군이 오는 16일부터 합동 실시하는 을지 프리덤 가디언 UFG 연습을 중지할 것을 촉구하는 공개서한을 보냈습니다. 서한은 ‘무자비한 보복’을 공언하던 과거 반응보다 한층 유연한 내용이어서 최근의 대화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조선인민군 판문점 대표부는 ‘미국과 남조선 당국에 보내는 공개서한’을 통해 오는 16일부터 25일까지 미-한 두 나라 군이 합동 실시하는 을지 프리덤 가디언, UFG 연습의 중지를 촉구했습니다.

8일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대표부는 7일자로 작성된 서한에서 “UFG 연습 중지로 조미관계와 북-남 관계를 정상화하려는 의지를 공식 표명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서한은 또 “8.15를 계기로 북-남 관계에 새로운 분기점이 마련될 것이라는 민심의 기대에 비춰볼 때 그 다음 날부터 상대방을 반대하는 합동군사연습을 강행한다면 그 자체가 관계 개선을 전면 부정하는 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한은 이와 함께 “미국이 진정으로 조선반도의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할 용의가 있다면 최소한 올해 연습을 중지하는 것으로 대국으로서의 실천적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판문점 대표부의 이 같은 서한 내용은 미-한 합동군사훈련을 앞두고 북한 최고권력기관으로 알려진 국방위원회까지 나서 무자비한 보복을 언급하는 등 과거 북한이 보인 반응에 비하면 한결 부드러워진 것입니다.

북한 전문가들은 최근 남북 비핵화 회담과 미-북 회담이 연이어 열리면서 조성된 대화국면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무진 교수는 이번 서한은 북한이 군사적 대응을 예고하는 메시지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결국은 현재 남북관계 북-미 관계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대화 분위기 조성 이런 환경적 여건에 의해 영향을 받고 있는 게 아닌가, 더 나아가서 북한도 이런 영향 속에서 앞으로 대화국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겠다는 조심스런 반응의 하나가 아니겠느냐 그렇게 분석해 볼 수 있습니다.”

미국과의 평화협정 협상에 대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국방연구원 차두현 박삽니다.

“미-북 접촉이 있었고 앞으로도 실무접촉이 있을 것이라고 분명히 얘기했죠, 그 모멘텀 자체에서 결과적으로 UFG를 공격하는 것은 한국을 공격하는 것도 되지만 미국에 대한 공격도 되거든요, 미국을 겨냥한 것이라면 평화협정 등을 겨냥한 포석이라고 볼 수 있구요.”

북한의 이 같은 유화 제스처는 최근 북한 매체들이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실명 비난을 크게 줄인 데서도 볼 수 있습니다.

한국의 `연합뉴스’에 따르면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TV 등 북한 5대 매체의 5월 이후 기사를 분석한 결과 이들 매체는 5월11일부터 이달 5일까지 모두 1천70건에 달하는 이 대통령 비난기사를 내보냈습니다.

6월 한달 동안 일일 평균 대통령 비난기사의 수가 16.8 건, 그리고 7월엔 일일 평균 15.3 건을 기록했습니다.

그러다가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남북 비핵화 회담이 이뤄진 직후인 지난 달 24일부터 이달 6일까지는 하루 평균 4.2 건으로 크게 줄었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비난기사가 줄긴 했지만 어떤 기사에서는 여전히 실명 비난 횟수가 많아 북한의 속내가 무엇인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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